KIA 타이거즈 김호령(34)이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전에서 홈런 포함 3안타 5타점을 쓸어담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5타점은 김호령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과 동률이다. 지난해 8월 29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3안타 5타점을 올린 이후 303일 만에 나온 장면으로, 타점 하나만 더 추가했다면 단독 신기록을 새로 썼을 상황이었다.

김호령은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평가 속에 팬들 사이에서는 '지금이 가장 싼 시점'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흐름은 매끄럽지 않았다. 23일부터 28일까지 이어진 고척·잠실 6연전 동안 김호령은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본인 표현대로 "이번 서울 원정이 뭔가 좀 안 좋은 것 같다. 감이 좀 안 좋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고, 이날 경기 전까지 멀티히트 경기가 한 번도 없었다.
KIA 팀 전체로도 잠실 원정에 대한 부담이 누적돼 있었다. 김호령은 경기 후 "유난히 잠실에서 혈이 막힌 느낌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토로했는데, 이는 단순히 개인 슬럼프가 아니라 팀 전체가 공유하던 답답함이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체력 관리 측면에서도 신호가 있었다. 사실상 풀타임 출전 첫 해를 보내고 있는 김호령은 "요즘 조금씩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 밥맛이 많이 없다"고 밝히며, 여름철 체력이 시즌 후반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스스로 짚었다.

김호령은 이날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1회초 유격수 뜬공으로 첫 타석을 마쳤다. 3회초에는 좌전 안타로 감을 끌어올렸다.
승부의 분수령은 5회초였다.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김호령이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선제 균형을 깼다. 본인 표현으로는 "홈런을 노린 것은 아니다. 상대 실책으로 주자가 2루에 간 상황이었다. 안타만 만들자는 생각이었다"고 돌아봤을 만큼 예상치 못한 한 방이었다.
이 홈런은 김호령의 시즌 11호이자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 돌입 이후 추가된 기록이다. 흐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6회초 만루 상황에서 김호령은 싹쓸이 2루타를 터뜨려 3타점을 추가했다. 8회초와 9회초에는 각각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났는데, 9회초 타석에서는 사이클링 히트(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한 경기에 모두 기록) 가능성을 의식한 탓에 힘이 들어가며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더 눈여겨볼 부분은 타점 수치 자체보다 그 타점이 만들어진 방식이다. 홈런 하나와 만루 2루타라는 조합은 단순한 핫스트릭이 아니라, 풀리지 않던 잠실 원정 흐름이 한 타석의 변수로 단번에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에 가깝다.
또 하나 짚을 지점은 FA를 앞둔 시점에서 나온 활약이라는 맥락이다. 김호령 본인은 "몸값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듭 선을 그었지만, 풀타임 첫 해에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과 개인 최다타점 타이 기록이 동시에 쌓이고 있다는 사실은 시장의 평가와 무관하게 작용하기 어려운 변수다. 시즌 막판까지 이런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협상 테이블에서의 기준점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체력 이슈를 본인이 먼저 언급했다는 점도 가볍게 넘길 부분은 아니다. 여름철 체력 저하는 매 시즌 반복되는 변수지만, 풀타임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가 시즌 중반에 스스로 식욕 저하를 언급했다는 것은 이후 페이스 관리가 성적 곡선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암시한다. 20홈런 이상을 목표로 제시한 만큼, 남은 시즌 체력 배분이 실제 숫자로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로 남는다.

김호령은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에 이어 개인 최다타점 타이 기록까지 같은 시즌에 갈아치웠다.
FA를 앞둔 베테랑 외야수가 풀타임 첫 해에 만들어가는 이 페이스가 시즌 끝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그리고 여름 체력 관리가 그 변수를 어떻게 좌우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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