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분석]이커머스 생존 위한 다나와·코리아센터 '역합병'

알아두면 도움이 될 의미있는 공시를 소개·분석합니다.

(사진=커넥트웨이브 합병 IR 자료 갈무리)

공시요약

기자는 지난 1일 저녁 인터넷 포털 창에 인덕션의 특정 모델명을 검색했습니다. 가스레인지를 인덕션을 교체하기 위해서였죠. 찾던 모델은 100만원 가까이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먼저 '가격 비교'를 찾았습니다. 처음에는 검색화면 가장 상단에 있는 '네이버쇼핑' 페이지를 열어봤고요. 이후 조금 더 스크롤을 내려 '이 곳'을 찾았습니다. 바로 가격비교 플랫폼 '다나와'입니다.

다나와 페이지에 들어가 가격을 비교한 후 마음에 드는 가격대 제품을 클릭했는데요. 화면 이동 중간 잠깐 보이는 화면에서 이런 설명이 지나갔습니다. 기자가 바로 며칠 전인 지난달 29일 기사에서 읽었던 단어라 익숙했는지 바로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다나와를 운영하는 (주)커넥트웨이브는 가격비교 정보 중개자로서 상품판매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라는 문장이었어요.

오늘 이야기할 공시분석 콘텐츠는 바로 이달 1일 이커머스 기업 '코리아센터'와 가격비교 플랫폼 '다나와'의 역합병으로 탄생한 '커넥트웨이브'입니다.

소멸된 코리아센터, 떠오른 '커넥트웨이브'

다나와는 지난 1일 △증권 발행 실적 보고서(합병 등) △최대주주 변경 △대표이사 변경 △대표 집행임원 변경 △전환가액의 조정 △신주인수권행사가액의조정 △사외이사의 선임·해임 또는 중도 퇴임에 관한 신고 총 7개의 공시를 쏟아냈습니다. 코리아센터와 다나와 간 합병으로 인한 공시였습니다.

(사진=커넥트웨이브 합병 IR 자료 갈무리)

코리아센터와 다나와는 지난 10월 19일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계약 및 이에 따른 상호 변경을 승인받았다고 공시했어요.

두 회사의 합병은 다나와(존속법인)가 모회사인 주식회사 코리아센터(소멸법인)를 합병하는 '역합병' 방식으로 주목받았어요. 지난해 11월 코리아센터는 다나와를 인수했고, 이후 신주 발행을 통해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PEF) MBK파트너스가 특수목적회사(SPC) 한국이커머스홀딩스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다나와 인수 자금을 조달했어요. 하지만 이들은 다나와가 코리아센터를 역합병하는 방안을 내놨죠. 합병 이후 출범한 신설 법인은 '커넥트웨이브'입니다.

커넥트웨이브는 합병 결정 배경에 대해 "이커머스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따른 산업간 융복합 확대가 발생하는 등 경영 환경이 변화했다"며 "향후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한 경쟁력 제고 및 필요성이 증대됐다"고 밝혔어요.

커넥트웨이브는 또 선제적으로 통합 DB를 구축해 이커머스 시장 내 맞춤형 데이터 니즈에 대응해 향후 이커머스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에요. 다나와와 코리아센터 양사의 리소스를 통합해 수익성이 높은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어요.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는 지난달 29일 미디어 컨퍼런스를 통해 "에누리와 다나와는 네이버(1위 사업자) 아래에서 서로 경쟁을 하고 있는 모델"이라며 "같은 식구가 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어요.

연간 거래액 13조 '대형 플랫폼' 탄생, 네이버 쫓는다

코리아센터는 흡수합병으로 소멸됐지만, 다나와에 대한 지배력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신설법인 커넥트웨이브의 최대주주가 된 한국이커머스홀딩스의 최대주주는 MBK파트너스고 2대 주주는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이기 때문이에요.

(사진=커넥트웨이브 합병 IR 자료 갈무리)

이날 다나와가 공시한 '대표이사 변경' 및 '대표 집행임원 변경'에 따르면 안징현 전 다나와 대표이사가 사임한 뒤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 김상혁 플레이오토 대표, 정재웅 다나와 대표가 대표 집행임원에 선임됐어요.

이제 합병과 관련한 주요 일정은 오는 16일 합병신주 상장만 남았는데요. 합병신주 배정일 기준으로 코리아센터 보통주식 1주당 다나와 보통주식 0.3066165주를 발행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출범한 커넥트웨이브는 시작부터 연간 총 거래액(GMV) 13조원이라는 '대형 플랫폼' 타이틀을 얻게 됐습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552억원을 기록한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기업' 다나와와 3395억원 규모의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기업' 코리아센터가 합쳐진 결과예요. 커넥트웨이브라는 합병법인이 보유한 주요 지표는 △연간 총 거래액(GMV) 13조원 △매출액 4947억원 △EBITA 673억원 △월간활성이용자수(MAU) 2000만명 △상품 데이터베이스(DB) 14억건이에요.

커넥트웨이브에 따르면 향후 △데이터 커머스 △이커머스 솔루션 △크로스보더 커머스 삼각편대를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할 계획입니다. 코리아센터 자회사 에누리닷컴 등 자회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죠.

데이터 커머스를 통해서는 상호보완적 가격비교가 가능한 검색쇼핑 서비스 구축합니다. 지난달 29일 에누리닷컴이 출시를 발표한 '가격구독 서비스'가 시작이에요. 에누리 가격구독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구독하면 최저가를 실시간으로 확보해 전달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이커머스솔루션 부문에서는 메이크샵 셀러들이 다나와와 입점, 메이크샵과 플레이오의 DB를 연계해 메이크샵 매출을 극대화할 계획이에요. 크로스보더 커머스 부문은 향후 코리아센터의 몰테일과 다나와의 해외소싱 상품 연결, 상품 인사이트 제공, 역직구 트래픽 연결 등의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어요.

김기록 당시 코리아센터 대표는 지난달 29일 "에누리·다나와가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최대주주든 전문경영인이든 타이틀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온라인 커머스 주체인 판매자와 상품, 고객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하싶다는 마음은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MBK파트너스도 우리의 사업 모델에 대해 100% 믿고있다"고 강조했어요. 이제 이 플랫폼의 사업을 지켜볼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