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통감한다” 고개 숙인 황선홍 감독, “A대표팀? 조금 쉬고 싶다”

정지훈 기자 2024. 4. 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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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지훈]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U-23 대표팀의 황선홍 감독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지난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연장전까지 이어진 승부는 승부차기 혈투 끝에 패배로 얼룩졌고, 한국은 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됐다.


이로써 한국은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다. 한국은 이번 U23 아시안컵에서 최소 3위 안에 들어야 본선으로 직행할 수 있었다. 4위를 한다면 대륙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아프리카 팀과 승자를 가려야 했기 때문에, 무조건 준결승전에 올라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8강 탈락으로 한국의 꿈은 좌절됐고, 사상 첫 올림픽 10회 연속 진출이라는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최악의 결과. 황선홍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황선홍 감독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대표팀 선수단은 27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황선홍 감독은 “늦은 시간까지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과 우리 선수들에게 죄송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런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분명히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을 통감한다. 우리 선수들 앞으로도 많이 성장해야 되고 또 어려운 가운데 최선을 다 해줬다고 생각한다. 비난보다는 격려를 많이 해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끝으로 황선홍 감독은 A대표팀 부임설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저 그렇게 비겁하지 않다. 저는 제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지 뭐 다음 생각하고, 뒤에서 작업하고 전 그런 거 안 한다. 그건 분명하다"고 강하게 말했고, “일단은 많이 지쳐 있다. 조금 쉬고 싶고 시간을 좀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대한민국 U-23 대표팀 황선홍 감독 귀국 기자회견 전문]


-소감


늦은 시간까지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과 우리 선수들에게 죄송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런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분명히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을 통감한다. 우리 선수들 앞으로도 많이 성장해야 되고 또 어려운 가운데 최선을 다 해줬다고 생각한다. 비난보다는 격려를 많이 해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다.


-패배 원인


핑계 같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연령대 팀의 운영 구조와 시스템은 절대적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스템으로 제가 2년여 정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이 구조, 시스템이면 세계와 격차는 더 벌어질 거고 격차는 더 좁아질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 모든 걸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다 같이 노력해서 방법을 강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신태용 감독이 준비를 잘 했지만, 인도네시아는 FIFA랭킹이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팀이다


사실 우리가 중앙 수비 쪽에 좀 문제가 있어서 부득이하게 3백으로 전환을 했다. 8강을 통과해도 우리가 지금 있는 자원으로서는 3백이 제일 좋겠다고 판단을 해서 내린 결정이다. 그렇다고 내려서 수비만 하자는 건 아니고 1블록에서 압박을 가하자고 했는데 그런 것들이 원활치 않았다. 전적으로 제가 판단을 한 거고 제 실수인 것 같다. 하지만 후반에 구조를 좀 바꿔서 다른 방향으로 접근을 하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경기 모델, 퇴장, 부상 변수 때문에 원활치 않았던 것 같다.


-인도네시아전 퇴장에 대해


그 퇴장이 이해가 안 된다. 제가 왜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해야 되는지, 그 정도는 심판한테 항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석연치 않은 판정이라고 본다.


-이영준을 선발로 내세우지 않은 이유


쉽게 결정 안 한다. 선수 한 명 결정해도 밤새 논의하고 결정한다. 존중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영준 선수는 2차전 끝나고 스포츠 탈장 증상이 있었다. 그 이유가 오바웍이다. K리그에 참여를 많이 못했기 때문에 60분 이상을 소화하게 되면 또 다른 부상을 야기할 수 있어서 일본전을 쉬게 만든 거고, 이 선수의 퍼포먼스가 65분이 최대다. 그러면 전반에 뛰게 할거냐 후반에 투입하냐는 판단해야 되고 제가 판단하기에는 후반에 투입시키는 것이 이롭다고 판단해서 후자를 결정한 것이다. 더 이상은 없다.


-해외파 차출 부분에 대해 여러 번 아쉬움을 표했는데,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부분은?


아까 시스템도 말씀드렸지만 우리가 언급했던 그 세 선수(양현준, 김지수, 배준호)는 제가 직접 구단을 방문해서 차출 협조를 해서 차출하기로 약속을 받은 상황이다. 우리가 서아시아 대회를 마지막 점검을 하기 위해서 차출했던 부분이다. 4월에 시즌 막바지에 이제 순위 싸움이 좀 경쟁되면서 그 선수들을 차출 거부한 상황이다. 김동진, 최강민 이런 선수들은 그 선수들이 거부됐을 때를 대비해서 미리 다 결정을 해놓은 상태였다.


항간에서는 중앙 수비를 안 뽑고 왜 김동진 선수를 뽑았냐고 말씀하시는데, 설명을 드리자면 지금 국내 중앙 수비는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선수를 중앙으로 돌리고 미드필드를 보강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을 했다. 여기서 다 그런 거를 다 설명해 드리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


-대회를 앞두고 A대표팀 임시 감독을 겸직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된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그게 그렇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찌 됐든 간에 이거는 뭐 이런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저에게 있는 거니까 어떻게 구구절절 얘기한다고 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정말 마음이 한편으로 굉장히 무겁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국가대표팀 후보 중 하나라는 이야기가 있다


제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 아니다. 일단은 많이 지쳐 있다. 조금 쉬고 싶고 시간을 좀 보내고 싶다.


-카타르 현지에서 축구협회 관계자와 차기 A대표팀 관련해서 면담을 했다는 루머가 나오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저 그렇게 비겁하지 않다. 저는 제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지 뭐 다음 생각하고, 뒤에서 작업하고 전 그런 거 안 한다. 그건 분명하다.


-장기적인 플랜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연령대 4년 주기로 가야 된다. 반드시 아시안게임 성적에 따라서 감독 수명이 좌우되면 아시안게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다음 이후에 올림픽을 준비해야 되기 때문에 4년이라는 시간이 아니다. 저는 작년 9월에 집중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끝나면 이제 4월에 집중해야 되는 상황인데 정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핑계일 수도 있지만 몇 개월밖에 안 된다. 그런 구조 갖고는 절대 우리가 아시아권에서 상대를 완전하게 제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바꿔야 된다.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어떤 점이 있는지?


장기적인 플랜이 반드시 있어야 된다. 지금 지금 시스템을 갖고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따로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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