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아청소년 건강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불균형한 영양 섭취와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당뇨와 비만 환자가 급증한 것. 삼성파워성장소아청소년과의원 김민선 원장과 함께 소아 당뇨와 비만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소아기에 성장을 방해하는 문제가 생기면 부모의 근심이 커진다. 내분비계와 관련해 소아기에 발병하면 성장에 악영향을 주는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나?
저신장은 나이에 맞지 않게 성장이 지연되는 경우를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또래에 비해 신장 발육이 지연되어 같은 연령과 성별인 소아의 정상 성장곡선에서 100명 중 앞에서 세 번째 미만인 경우 저신장으로 정의한다. 특별한 문제 없이 가족력으로 저신장인 경우도 많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병적인 저신장증이다. 이는 전체의 20% 정도를 차지하는데, 그 원인으로는 성장호르몬 결핍, 갑상선호르몬 결핍, 당뇨병, 쿠싱증후군 같은 내분비장애와 만성신장질환과 선천성 심장기형, 소화기장애 등의 심한 만성질환이 있다. 심한 영양장애, 자궁 내 성장 지연 등도 원인일 수 있다.
최근 잘못된 식습관으로 소아당뇨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성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
소아 당뇨와 비만을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아이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질환은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그리고 물질대사 같은 여러 중요한 생리적 과정에 영향을 줘 정상적인 키 성장과 발달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소아당뇨는 당뇨의 유형에 따라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으로 혈당 조절이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상태로, 결과적으로 인슐린 효과가 감소하고 혈당이 높아진다. 이러한 인슐린 저항성 상태에서는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거나 작용하지 않으면서 성장호르몬 분비가 억제될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주로 저혈당 상태에서 많이 분비되는데, 인슐린 저항성으로 고혈당이 지속되면서 성장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또, 뼈 성장에 중요한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IGF-1의 농도를 낮춰 골단판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골단판은 뼈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부분인데, IGF-1이 부족하면 골단판에서 세포 분열과 성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뼈와 근육의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신호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성장 지연이나 저신장이 발생할 수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통통한 아이들이 눈에 띈다. 비만이 성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
소아비만 역시 인슐린 저항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에서 나타날 수 있는 성장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비만은 성호르몬, 특히 에스트로겐의 불균형을 초래해 2차 성징이 조기에 시작되거나 성장이 지연될 수 있다.
비만이 심리적 측면에도 영향을 끼치나?
그렇다. 자아존중감이 떨어지거나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무기력증이나 폭식 등 나쁜 식습관을 불러올 수 있다. 결국, 이런 요인은 성장에 더 큰 제약이 된다. 따라서 소아 당뇨나 비만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내분비질환을 진료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질환으로 인한 증상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와의 신뢰 관계와 소통을 통해 치료 과정과 결과에 공감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치료라고 생각한다. 환자의 생활 방식과 선호도를 고려해 좀 더 섬세한 진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진료 철학 덕분에 최근 <요즘 육아 금쪽 같은 내 새끼>에 출연한 금쪽이를 보고 모야모야병을 발견했나?
환자를 세심하게 살핀 결과라고 생각한다. 금쪽이를 문진하면서 뇌질환을 의심했는데, 촬영을 하고 있는 진료실에서는 차마 직접 언급하지 못했다. 나중에 복도에서 보호자분께 조심스럽게 모야모야병이 의심되므로 MRI, MRA 검사를 꼭 해보기를 권유했다. 가족력이 있다는 말씀에 더더욱 질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 시기에 올바른 발달과 성장을 위해 강조하는 습관이 있다면?
소아청소년기에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다. 이때 적절한 영양 섭취와 생활 습관 개선은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등 내분비호르몬의 균형을 유지하고 신체 발달과 면역력을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먼저 균형 잡힌 식습관 유지를 위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특히 단백질은 근육, 뼈, 세포 성장에 중요한 영양소이며, 탄수화물은 에너지의 주요 공급원이다. 건강한 지방은 뇌와 호르몬 기능 유지에 필수이며, 비타민과 미네랄은 각각 면역력 강화, 빈혈 예방, 칼슘 흡수 촉진 등의 역할을 한다. 당분과 가공식품은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천연 당으로 단맛을 대체하고 과일, 채소 등으로 영양을 채우는 것이 좋다. 또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한데, 하루에 6~8잔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다음은 규칙적인 운동을 권한다. 운동은 성장호르몬을 자극하고, 근육과 뼈 성장을 촉진하며, 심혈관 건강과 대사 건강에도 중요하다. 주 3~5회,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으며, 스트레스 해소와 정서적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면도 성장에 중요한 요소다. 성장호르몬은 주로 수면 중에 분비되므로, 아동 및 청소년은 하루 8~10시간 수면이 필요하다. 수면의 질도 중요하므로, 잠자기 전 최소 한 시간 전에는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모범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은 부모나 주변 성인의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므로, 부모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끝으로, 부모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은 올바른 생활 습관과 식습관에서 시작된다’라는 점을 당부하고 싶다. 아울러, 아이의 신체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성장 속도나 체중 변화, 사춘기 징후 등에 이상이 있는지 관찰하고, 이상이 발견된다면 조기에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성조숙증이나 저신장 같은 문제는 초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할수록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길 바란다.
ㅣ 덴 매거진 2025년 1월호
에디터 윤새롬 (ysr012@mcircle.biz)
사진 송승훈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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