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쏟아내는 관세 폭탄에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이 압박해서 공장을 짓던 첨단 기업들이 하나둘 "차라리 관세를 내겠다"며 투자를 중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이 35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해도 관세 우대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완전히 다른 계산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트럼프의 관세 전략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협상 완료해도 소용없다, 트럼프의 관세 룰 바꾸기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관세 협상을 마무리한 국가들에 대해서도 개별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입니다. 일본은 현재 5500억 달러, 약 750조원의 현금을 납부하기로 하고 자동차 관세를 15%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정부는 갑자기 일본에서 생산되는 대형 트럭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측의 논리는 단순합니다. "트럭은 관세에서 정한 자동차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본 도요타에서 생산되는 픽업 트럭도 미국에 상당량 수출되고 있는데, 이제 25% 관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일본 입장에서는 750조원을 현금으로 갖다 바쳤는데도 관세는 또 따로 부과되는 황당한 상황을 맞게 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부 수입이 늘어나자 점점 더 기존 협상을 없던 일로 치부해 버리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3500억 달러보다 현금을 더 내라고 하는 상황이 그렇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한국이 3500억 달러를 낸다고 하더라도 관세 우대 혜택을 모두 받는 것도 아닐 가능성이 큰 것이죠.
현금 먼저 내고 보자, 바뀐 투자 조건들
처음 미국 정부는 한국의 투자금이 미국의 인프라와 첨단 기업에 투자되는 금액이라고 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투자금을 마련하고 미국 내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3500억 달러 투자의 주요 골자였습니다.
유럽연합은 그렇게 협상을 체결해서 발효 중입니다.

그런데 일본이 중간에 미국의 현금 요구에 덜컥 서명을 해버린 다음에는 모든 조건이 바뀌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갑자기 45일 안에 현금을 입금하라고 조건을 크게 바꿔버린 것입니다.
우리는 대출 형태로 해주고 달러 무역 수지를 해주라"고 요구하자 미국 정부는 이를 거절하면서 되도록 모두 현금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불합리한 조건으로 변경한 상태입니다.
결과적으로 모든 관세 협상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관세가 보장받지 못하는 그런 상태가 된 것입니다.
실제 일본과의 관세 협정에서 미국 정부가 언제든지 관세를 올리겠다는 조항을 포함한 것이 그 증거입니다.
반도체 관세 100%도 가능, 복잡해지는 관세 체계
트럼프 정부는 이제 모든 주요 산업군에서 미국의 공장을 짓게 할 심사를 보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개수조차 수를 헤아려 관세를 매기는 새로운 조항을 검토 중입니다.
전자 제품 내부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지 않는다면 관세를 크게 부과하겠다는 것입니다.

법계에서는 이러한 관세 체계가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에 앞으로 관세가 어떻게 매겨질지 상상도 어렵다고 전합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애초에 IRA 법안으로 막대한 세금 우대 혜택을 받고 반도체 공장을 지어주기로 했으나 트럼프 정부는 보조금을 거의 철폐할 것으로 계획 중이라 이런 뒤통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관세도 100%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인 것이죠.
TSMC의 고백, 관세가 더 싸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선언이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미국이 압박해서 공장을 짓는 첨단 기업들부터 미국 투자를 멈추고 차라리 관세를 낸다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TSMC의 경우 미국 공장을 가동한지 1년 6개월 가량 지났는데 누적 적자가 1조 7천억 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반도체를 생산할수록 적자가 나고 있고 미국 근로자들은 불만이 많고 소송을 건다며 앞으로 더 큰 비용을 낼 것을 우려합니다.
이 비용이면 관세를 내는 편이 훨씬 싸게 치는 게 아닌가 하는 자조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TSMC 내부에서는 기업 문화 자체가 미국에 접목시키기 매우 어렵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대만 같은 경우에는 경험과 시간이 누적되어야 하는 반도체 사업을 사실 몸으로 때웠습니다.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때에도 한국에서는 "엔지니어를 갈아넣으면 된다"는 말이 있었는데, 일본의 수출 규제가 당장 지장은 있지만 한국이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한 것뿐이라는 반응이었습니다.
미국이 망각한 것들, 효율을 무시하는 정치적 행동
미국은 자신들의 경제를 위협하는 일본의 반도체 사업을 단번에 무너뜨리고 한국과 대만에 나눠줬습니다.
플라자 합의를 시작으로 일본 경제는 타격을 받고 한국 대만 등이 반사익을 얻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한국 삼성 등은 반도체에 올인했고 그 가운데 무수한 인력이 야근 등을 밥 먹듯 해오며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대만 TSMC는 한국과는 다소 다르지만 조직 체계가 매우 밀도가 높습니다.
산학 협력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수많은 기술자들이 역시 엄청난 시간을 노동하며 결집되어 있습니다.
이 두 나라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미국보다 훨씬 적은 돈을 받고 많이 일한다는 것이 포함됩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와 전혀 다릅니다.
노동자에게 야근을 시킬 경우 훨씬 많은 급여를 지급해야 하며 또한 아시아에서처럼 당연히 야근하는 문화도 아니며 각종 노동법은 매우 까다로운 것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즈에서는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보도를 했는데 미국이 효율을 망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러한 효율을 무시하는 것이고 동맹들조차 고통스럽게 하는 정치적 행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최종 결론, 관세 내고 본국에서 수출
이러한 말도 안 되는 환경 가운데 한국 대기업들은 이제 최종 단계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관세 맞고 한국에서 수출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 미국 공장 부지나 이런 것들은 손실로 잡고 적당하게 진행하는 걸로 방향을 틀면 된다는 것입니다.

완전 투자를 접는다기보다는 나중에 환경이 좋아지면 조금씩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돌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비용을 한국이나 제3국에 필요한 곳에 투자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게 적어도 향후 10년간은 합리적이라 보는 것이죠.
삼성전자의 경우 이제 미국의 중요한 장비들만 들이면 되는 단계까지만 건설을 완료해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인텔 마이크론의 힘을 실어주고 있고 기타 타국 업체들에겐 바이든 칩스법의 보조금 지급을 까다롭게 하며 삼성전자는 미국 노동자들을 위해서 한국보다 몇 배의 돈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으로 기업들이 대규모 추가 투자에 고심하는 데는 단순히 투자 여력에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트럼프 시대의 예측 불가능성과 함께 바이든 정부에 이어 일관성 없는 정책 기조가 이어지면서 미국 정부의 약속을 믿기 어렵다는 인식이 재계 전반에 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밥 먹듯 약속을 어기는 분위기는 기업들에게 투자 결정에 가장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해 버린 것이죠.
물론 미국 시장은 매우 크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은 미국 투자 계획을 당장 철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제 현대차 그룹은 2028년까지 210억 달러라는 투자 계획을 점진적으로 이행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관세와 트럼프식 압박은 많은 기업들이 더 이상의 추가 투자를 꺼리게 하고 있으며 만연한 심리 가운데 하나는 미국 시장이 어떻게 되는지를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