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부문에 ‘공정수당’ 도입… 정책의 역설 경계해야

공정수당은 기본급 총액의 일정 비율을 차등 지급하는데, 계약기간이 짧을수록 고용 불안전성이 크다고 보고 더 높은 보상률(최대 10%)을 적용한다. 노동부는 장기 계약 및 정규직 채용의 유인책으로 기대한다지만, 외려 단기 계약직을 양산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기간제법이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됐듯 공정수당 제도가 단기 계약직 채용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 수당을 얹어줬으니 계약 종료에 따른 부담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공정수당과 유사한 제도를 도입한 프랑스에서도 기간제 비중이 높아졌다.
정부는 공공부문의 1년 미만 계약은 원칙적으로 금지할 방침이라는데, 선언에 그쳐선 곤란하다. 계약직 규제정책의 역설이 재연되지 않도록 정교한 설계가 뒤따라야 하겠다. 단기계약의 악용을 막으려면 업무 특성을 비롯한 예외 사유, 적용 대상이 법령에 맞는지 사전 심사를 강화하고, ‘꼼수’ 반복계약은 없는지 철저히 감시하는 게 먼저다. 인센티브를 확대해 자발적인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는 게 훨씬 시장친화적 대책이다.
공정수당 도입으로 공공·민간부문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더 커지게 됐다. 노동부는 실태조사를 토대로 사회적 대화를 지원해 민간부문의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안정·처우개선 대안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재정을 투입하는 공공부문과 달리 민간부문 사업자는 추가 부담을 피하기 위해 고용 회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비정규직을 위하겠다는 선의가 고용 위축이라는 반대의 결과를 낳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근본적인 해법은 기업이 비정규직 대신 정규직을 채용할 수 있도록 정규직 고용의 경직성을 완화해주는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의 자생적 창출에서 비롯돼야 지속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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