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한국판 스페이스X다 … 달착륙선 싣고 갈 발사체 "도전"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3. 5. 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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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들여 '또 한번의 10년' 시작
추력·성능 높여 2단엔진 구성
적재 중량 10t '누리호의 3배'
全단계 민간참여 총 3회 발사
스페이스X처럼 재사용 목표
"2032년 최종 달착륙선 탑재"

◆ 우주시대 본궤도 ◆

사상 처음 실용위성을 싣고 날아오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3차 발사에 성공하자 한국의 우주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누리호는 지난 25일 오후 6시 2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목표 궤도인 550㎞에 싣고 간 위성들을 안착시켰다. 이를 통해 발사 신뢰성을 높이고 우주 수송 능력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우주 과학기술 불모지였던 한국의 우주개발 개척사에 또 한번 기록을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다시 한번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부터 누리호를 잇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누리호 대비 성능이 대폭 고도화된 우주 발사체다. 쉽게 말해 더 무거운 물체를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더 강력한 우주 발사체다. '한국판 스페이스X'를 현실화해 우주산업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차세대 발사체는 2031년 처음 발사될 한국 달 착륙 검증선 등 우주탐사와 대형 위성 발사에 쓰인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이 올해 시작됐다. 사업기간은 2023~2032년으로 총 2조132억4000만원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국가 우주수송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우주개발 선진국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사업의 핵심은 누리호 대비 발사 성능이 대폭 향상된 2단 발사체를 개발하는 것이다. 누리호가 상공 200㎞의 지구저궤도에 3.3t을 쏘아올릴 수 있는 반면, 차세대 발사체는 10t을 보낼 수 있다. 달전이궤도에는 누리호가 0.1t, 차세대 발사체는 1.8t을 보낼 수 있다. 추력(발사체를 밀어올리는 힘)으로 보면 차세대 발사체 1단은 500t, 누리호 1단은 300t이다.

추력은 새로운 엔진 개발로 높인다. 누리호에 달린 가스발생기 엔진보다 연료 효율이 10% 높아지고 검댕이 묻어 발생하는 성능 저하도 없는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을 개발한다. 이 엔진은 현재 알려진 우주 발사체 기술 중 가장 난도가 높은 기술로 분류된다.

가령 이 엔진은 가스발생기에서 발생하는 가스가 터빈을 돌린 후 다시 주 연소기로 들어가야 한다. 주 연소기에 비해 2~2.5배 더 높은 압력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각종 부품과 배관의 내구성이 더 높아야 한다. 그만큼 제작 난도가 높다. 이 엔진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발사체의 1단 엔진은 다단연소사이클 방식 액체 엔진 5개를 묶는 클러스터링 방식으로 설계되기 때문에 5개가 하나의 엔진처럼 작동해야 한다. 하나라도 추력이 어긋나면 발사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밖에 재사용 발사체로의 개량이 용이하도록 엔진에는 재점화, 추력 조절 기술도 개발해야 한다.

차세대 발사체는 사업기간에 총 3회 발사한다. 발사체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우선 2030년 달 궤도 투입 성능 검증 위성을 발사해 발사체 성능을 확인하고, 2031년 달 착륙선 검증선을 발사한다. 2032년 달 착륙선 최종 모델을 발사한다.

정부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을 통해 확보한 발사체 기술을 발전시켜 한국이 우주강국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은 연구 책임자 선정과정을 거치고 있다. 항우연 내 지원과 평가과정을 거쳐 한국연구재단 평가과정으로 접어들었다. 7명가량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사업을 통해 민간 우주개발을 이끄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발맞춘 민간기업 육성이 기대된다. 이번 사업은 착수 때부터 체계종합기업이 참여한다. 설계와 제작, 조립, 시험, 발사 등 발사체 개발과 운용 전 단계에 참여한다. 민간기업이 사업 종료 이후 독자 발사체 개발 역량을 확보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신의섭 전북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은 우주 발사체의 경량화나 제작비용 감소 등을 추구하는 목적도 있다"며 "발사체 재사용 같은 이슈는 개발을 진행하며 사업 방향을 잡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철 한국항공우주학회장(한국항공대 교수)은 "사업으로 우주에 쏘아올릴 수 있는 탑재체 용량이 크게 늘어난다"며 "미국과 중국 등 소수의 국가만 가진 역량"이라고 말했다.

[고흥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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