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형 VS 미니형 먹거리? “내 라이프스타일 따라 고른다”

10명 중 8명 “물건 살 때 ‘가격’ 고려하는 편”
‘양’ 많고 ‘가격’ 저렴한 대용량 식품 선호도 높아
장기 보관 식품 ‘대용량 사이즈’ 선호하는 편
‘용량 너무 많아’ 구매 망설이기도 해
소용량 사이즈 필요한 식품, ‘채소류’ ‘과일류’ 주로 꼽아
저연령층 ‘조각과일’ 니즈 두드러져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4 대용량(벌크형) vs 소포장 식품 소비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물가 시대에 식비 부담도가 높아지면서 양이 많고 가격이 저렴한 ‘대용량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울러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소포장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79.7%)이 물건을 살 때 ‘가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장 및 보관이 쉬운지를 고려하는 편이고(68.9%, 동의율), 사용하기에 편리한지를 따져보는(63.9%) 경우도 적지 않아, 가격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의 효율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을 살펴볼 수 있었다. 아울러 제품을 구매할 때 최대한 버리지 않을 범위에서 사려 노력한다는 응답이 74.1%에 달한 결과를 보이는 등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려는 태도 역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소비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23년 조사 이후 식비에 대한 부담도(61.3%(2023) → 59.9%(2024))가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 때문인지 식품을 구매할 때 양이 많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은 한층 높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62.2%(2023) → 64.4%(2024)).

가성비가 좋은 ‘대용량 제품’이 식비 부담을 덜 수 있는 합리적인 소비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단, 1인 가구(25.0%) 및 2~3인 가구(23.3%)의 경우 상대적으로 양이 적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소포장 식품’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인 점이 특징적이었다.

한편, 식품 구매처 중에서는 대형마트(70.6%(2023) → 64.3%(2024), 중복응답), 동네 슈퍼마켓(51.8%(2023) → 44.9%(2024)) 등 오프라인 채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오픈마켓/소셜커머스(38.9%(2023) → 41.5%(2024)), 배달 앱(46.4%(2023) → 38.9%(2024)) 순으로 이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전반적으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 구매 빈도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가운데 편의점 이용률이 소폭 증가한 결과 결과를 보인 점이 주목할 만한 결과였다(31.4%(2023) → 36.7%(2024)). 접근성 높은 편의점이 신선식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취급하면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전반적으로 식품 구매 시 ‘대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만큼, 전체 응답자의 대다수(86.5%)가 대용량 식품을 구매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구매 빈도에는 큰 변화가 없는 편이었지만, 4인 이상 가구를 중심으로 이전 대비 구매 빈도가 증가했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되고 있었다(1인 가구 22.2%, 2~3인 가구 20.2%, 4인 이상 27.4%).

식품 유형별로는 유제품(67.4%, 중복응답)을 대용량으로 구매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면류(52.6%), 냉동/냉장 식품류(50.6%), 과자/간식류(47.9%) 등 장기 보관이 가능한 식품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채소·야채류(30.4%, 중복응답), 유제품(28.4%) 등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은 ‘대용량 구매’를 보류한 경험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대량으로 구매했을 때 보관의 어려움이나 유통기한의 문제가 있다 보니 구매를 망설이는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었다.

실제로 대용량 식품 구매 경험이 없는 소비자의 경우 비구매 이유로 기한 내에 먹지 못하거나(43.0%, 중복응답), 먹다가 남길 것 같다(31.1%)는 점을 주로 꼽았으며, 용량이 너무 많아 구매가 꺼려진다는 응답 또한 70.3%에 달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대용량(벌크형) 소비’ 태도를 보임과 동시에 ‘소용량 사이즈’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결과였다. 식품의 ‘소용량’ 사이즈 규격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이전 조사 대비 한층 뚜렷해진 모습을 보인 것으로(31.5%(2023) → 34.5%(2024)), 실제로 ‘소포장 식품’을 구매해본 소비자들도 상당수(74.0%)였다.

특히 1인가구를 중심으로 이전 대비 구매 빈도가 증가한 경향을 보여(1인가구 32.1%, 2~3인 가구 29.7%, 4인 이상 27.5%), 상대적으로 구성원이 제한적인 1인 가구에서 식단에 맞는 양을 구매하기 위해 소포장 식품을 이용하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소용량’ 사이즈가 필요한 식품 유형으로는 채소/야채류(38.2%, 중복응답), 과일류(34.0%) 등 신선 식품을 주로 꼽았으며, 축산 식품류(32.4%), 김치/반찬/장류(30.6%), 수산 식품류(26.0%)가 그 뒤를 이었다.

식품류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소비 스타일에서 ‘소형화’에 대한 선호도가 두드러지고 있는 점도 특징적이었다. 여러가지가 보장되는 종합보험보다는 원하는 내용만 보장되는 단순한 보험에 더 관심이 있고(55.9%, 동의율) 홈쇼핑에서도 소량으로 소분해서 판매하는 제품이 많아졌으면 좋겠다(52.8%)는 응답이 과반으로 평가되는 등 개인의 필요와 생활 양식에 맞춘 선택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특히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과일이나 야채는 조각이나 소용량으로 사는 것이 좋고(20대 55.6%, 30대 50.8%, 40대 45.2%, 50대 41.6%), 수박이나 멜론 등 크기가 큰 과일은 앞으로 조각용으로 구매할 의향이 있다(20대 58.0%, 30대 50.4%, 40대 46.0%, 50대 40.0%)는 응답이 타 연령층 대비 높게 평가되고 있어, ‘조각 과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글/ 박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