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이 합리적 상품이라고? 에너지 전환의 뼈아픈 진실[신간]
가격이라는 함정
브렛 크리스토퍼스 지음·이동구 옮김·여문책·3만8000원

재생에너지가 저렴해지면 기후위기가 해결될까.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이 화석연료보다 낮아지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 에너지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현실은 냉혹하다.
세계 전력 생산의 60% 이상은 여전히 화석연료가 지배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되는 속도도 터무니없이 느리다. 발전 비용이 낮아진다고 해서 투자 주체가 얻는 상업적 이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를 통해 기후 문제를 분석한 책이 나왔다. 저자는 “경제성 자체가 여전히 중요한 장애물”이라며 “문제의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수익성과 예측 가능성에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전력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합리적인 상품’이라는 전제 자체가 틀렸다고 진단한다. 전력은 공급과 수요가 실시간으로 일치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고, 저장 비용도 비싸 시장의 힘만으로는 관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흔히 ‘전력시장’이라는 말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쓰지만, 전력이야말로 시장화에 매우 부적합한 성격을 가진 ‘허구의 상품’이라고 규정한다. 시장에 맡겨두는 것만으로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구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기업 PPA(전력수급계약)를 통해 재생에너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는 소수 민간 기업의 구매 습관에 에너지 미래를 맡기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고 꼬집는다. 저자는 이런 방식은 현상 유지만으로도 기후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는 착각을 심어준다”며 “진정한 의미의 공공적 에너지전환을 가로막는 역설로 작용한다”고 우려한다. 더 나아가 정부가 에너지 위험 완화를 넘어 재생에너지 설비를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권을 행사하는 공공 소유 모델 등의 다양한 대안도 제시한다.
자신의 불안과 싸우지 말 것
페터 베르 지음·장혜경 옮김·갈매나무·1만9800원

불안하지 않은 삶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심리학자인 저자가 전하는 불안과 공황의 기록이다. 다각도의 접근으로 내면의 평화를 찾아낸 비결을 공유하며, 저자는 “불안에서 나오고 싶다면 불안으로 먼저 걸어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고스팅
도미닉 페트먼 지음·최리외 옮김·동녘·1만6800원

고스팅(Ghosting)은 SNS와 스마트폰 등 디지털 미디어 속에서 발생하는 관계 단절을 뜻하는 신조어다. 책은 고스팅에 대한 행위를 철학과 문학, 사회이론을 통해 분석한다. 이를 통해 손절과 회피가 만연한 시대 속 관계 맺기와 타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고민해 보게 만든다.
혼잡한 우주
제임스 클레이 몰츠 지음·전혁 옮김·한울·4만원

민간이 우주 개발을 선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했다. 한국도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일곱 번째 우주 강국 대열에 합류하며 수많은 기업이 우주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우주를 둘러싼 경쟁이 지상에서의 삶과 국가 간 역학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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