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글로벌로지스가 4일부터 ‘주 7일 배송’ 체제에 돌입한다. 쿠팡에 이어 CJ대한통운과 한진까지 뛰어든 주말 배송이 업계 필수로 자리잡은 만큼, 더는 뒤처질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장 철회'라는 고배를 마신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전열을 정비해 물류 경쟁력을 보완하고 기업공개(IPO) 재도전의 성패를 가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따르면 롯데택배는 자체 물류망을 활용해 전국 시(市) 단위 지역을 대상으로 주 7일 집·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기존에 휴무였던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배송이 가능해졌다. 단, 읍·면·리와 제주 지역은 제외되며 설·추석 당일 및 ‘택배 없는 날’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롯데택배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휴일 물량 수요에 대응하고 이커머스 업계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주 7일 배송을 도입하게 됐다”며 “대리점, 택배기사, 화주사와의 소통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의 주 7일 배송 참전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시장 주도권을 쥔 데 이어 CJ대한통운과 한진까지 주 7일 체제로 전환하며 업계 표준이 재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해외 C커머스의 국내 배송망 확장과 주말 배송을 계약 필수 조건으로 내건 대형 화주들의 요구까지 더해지며 롯데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면에 이르렀다.
IPO 재도전을 위한 기반 마련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으나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부진으로 자진 철회했다.
당시 그룹 계열사 주가 부진과 물류업계 전반의 침체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미쳤지만, 결정적인 한계는 선두 업체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물류 경쟁력 부족이었다. 이로 인해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정당화하지 못한 점이 상장 철회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적정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당시에는 안정적인 몸값을 제시했지만 동종 업계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주말 및 휴일 배송이 불가능한 상태가 이어질 경우 주요 화주 이탈로 매출이 줄고 기업가치 하락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부분은 성장을 위한 기초 체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최근 롯데택배는 편의점 CU의 택배 물량을 전담하며 주말에도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기반 물량을 확보했다. 여기에 주말 배송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롯데택배가 대형 화주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열렸다. 시장 점유율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비스의 안정적 안착을 위한 노사 협력은 주목할 만하다. 앞서 한진이 주7일 배송을 추진하다 노사 갈등을 겪은 것과 달리 롯데택배는 사전 합의를 통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했다. 지난달 롯데택배 전국대리점협의회와 택배노조는 17차례의 본교섭 끝에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주 5일제 기반의 휴식권 보장 △휴일 배송 비참여자에 대한 불이익 금지 △추가 수수료 지급 등에 합의했다.
다만 초기 투자비용이 불가피한 구조인 만큼 주 7일 배송이 실질적인 성과로 안착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3%대에 머물러 있어 비용 상승에 따른 이익 훼손에 취약한 구조다. 특히 지난해 IPO 철회로 공모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부채비율 관리와 신규 투자를 동시에 병행해야 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실제로 쿠팡은 로켓배송 안착을 위해 10년 넘는 적자를 감내했고, CJ대한통운도 ‘매일 오네’ 도입 초기 인건비와 시스템 투자비 상승으로 지난해 수익성 정체를 겪고 있다.
관건은 대형 화주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해 초기 비용 부담을 조기에 상쇄할 수 있느냐는 데 있다. 규모의 경제를 조기에 달성해 단위당 고정비를 낮추는 것이 수익성 방어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주 7일 배송은 기존 대형 화주 이탈을 막는 방어 수단이자 새로운 우량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는 무기”라며 “롯데가 이 체제를 안정적으로 안착시켜야만 시장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방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달성하고 IPO 재도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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