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g에 4만원 하던 붕장어, 지금은 2만원대

7월은 초복부터 중복, 말복까지 이어지는 복달임 계절이다. 날이 더워질수록 기력 보충용 음식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보통은 삼계탕이나 보신탕이 먼저 떠오르지만, 해산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장어가 단연 1순위다. 기름진 장어 한 점이면 땀이 확 나는 여름에도 체력이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특히 회나 샤브샤브로 즐기는 장어요리는 한 번 맛보면 잊기 어렵다.
복날 시즌이 되면 장어 가격은 급등한다. 수요가 몰리는 시기라 '한철 장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민물장어와 풍천장어가 인기였다면, 요즘은 붕장어와 개장어로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 같은 장어지만 종류에 따라 가격도, 맛도, 조리법도 모두 다르다.
복날 음식으로 장어 찾는 사람들 늘어

붕장어는 보통 '아나고'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주로 먹던 장어가 한국에 들어온 뒤 일본식 명칭이 굳어진 것이다. 지금도 쇼핑몰이나 식당 메뉴판에서 '아나고회', '아나고샤브'라는 표기를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본래 이름은 '붕장어'다. 바다에서 나는 대표적인 장어류 중 하나다.
붕장어는 외형상 뱀처럼 생겨 예전에는 기피 대상이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고급 식재료로 취급했고, 한국에서도 점차 그 맛이 알려지면서 보양식으로 자리 잡게 됐다. 특히 여름철에는 회로 얇게 썰어 먹는 눈꽃 붕장어회가 인기를 끈다. 뼈가 거의 씹히지 않을 만큼 잘게 썰어 고소하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고운 콩가루를 뿌려 초장에 찍어 먹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붕장어와 개장어는 생김새도, 맛도 달라
같은 바다장어지만 개장어는 붕장어와 다르다. 지역에 따라 '참장어', '하모'로도 불린다. 전라도, 경상남도, 여수 일대에서는 개장어를 고급 식재료로 취급한다. 생김새도 확연히 다르다. 붕장어는 몸에 기공이 뽕뽕 나 있는 어두운 빛깔을 띠지만, 개장어는 밝은 금빛을 띠며 겉살이 단단하다. 육질도 개장어가 더 탱글하고 씹는 맛이 강하다.
가격 차이도 크다. 15일 유튜브 채널 '입질의 추억TV'에 따르면 노량진 수산시장 기준으로 붕장어는 1kg당 2만 원 초중반 수준인 반면, 개장어는 두 배 비싼 4만 원대다. 이유는 어획량 때문이다. 개장어는 수온이 높은 여름철에만 잡히며, 조업도 제한적이라 공급이 적다. 여름 6~8월 사이 세 달 정도가 주 어획기다. 반면 붕장어는 6월부터 12월 초까지 널리 잡힌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고흥 등 남해안 지역에서는 붕장어보다 개장어가 더 많이 잡히는 역전 현상이 생기고 있다. 공급이 늘면서 가격 차이도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로 일부 쇼핑몰에서는 특대 개장어 샤브샤브 세트(2~3인분)가 3만 6천 원대에 판매되기도 한다.
장어 회 가격, 지역 따라 3배 차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주문한 붕장어 회를 비교해 보면 가격 차이와 양 차이가 확연하다. 한 업체의 붕장어 회는 콩가루와 초장, 야채까지 포함해 2만 5천 원에 판매된다. 구성은 소박하지만 양이 적당해 2인이 먹기엔 충분하다.
다른 업체는 회 양은 2~3배 많은 대신 야채 없이 초장만 들어 있고 가격은 2만 9천 원이다. 같은 장어라도 구성과 손질 스타일, 가격에서 차이가 크다. 지역 차이도 있다. 전라도 쪽에서는 뼈째 썰어 콩가루에 묻혀 먹는 방식이 일반적이고, 경상도 기장 지역은 회를 눈꽃처럼 얇게 썰어 콩가루에 버무려 먹는다.

같은 붕장어 샤브샤브도 집에서 먹느냐, 식당에서 먹느냐에 따라 가격은 2~3배 이상 차이난다. 쇼핑몰 기준 붕장어 샤브샤브 세트는 3미(마리) 기준 3만 7천 원, 개장어 샤브샤브는 실중량 550g 기준 3만 6천 원 정도다. 둘 다 2인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반면 식당에서는 2인분 기준 10만~12만 원대가 일반적이다. 재료비에 자리값, 반찬, 서비스 비용까지 더해지는 구조다. 관광지에서는 1인당 8만~9만 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 식당을 방문하는 것이 기분 내기엔 좋지만, 경제적인 선택은 아니다. 특히 장어 샤브샤브처럼 조리법이 간단한 음식은 집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붕장어는 고소하고 부드럽고, 개장어는 쫄깃
붕장어와 개장어는 맛도 다르다. 붕장어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익히면 살이 탱글해지면서도 기름기가 적당하게 퍼진다. 콩가루와 초장, 참기름을 곁들여 비벼 먹거나, 샤브샤브로 간단하게 데쳐 먹기 좋다. 와사비와 마늘, 고추를 곁들인 쌈도 별미다.
개장어는 식감이 더 단단하고 고소함보다는 담백함이 강하다. 씹는 맛이 강해서 장가시(잔가시)가 느껴질 수 있는데, 이 점에서 호불호가 갈린다. 샤브샤브로 즐기면 지방이 잘 빠지고, 유자소스나 간장에 찍어 먹으면 개운하다.
장어죽으로 마무리하면 여름 보양식 완성
남은 장어 샤브샤브 국물에 밥과 참기름, 콩가루를 넣고 장어죽을 만들어 먹으면 보양식이 완성된다. 국물의 감칠맛과 장어 기름이 밥에 스며들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배어든다. 여름철 한 끼로 충분한 영양이 채워진다.
초복과 중복, 말복까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여름철. 무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하려면 장어만큼 확실한 음식도 드물다. 꼭 비싼 식당이 아니더라도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장어요리를 한 번쯤 준비해 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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