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尹 방일 겨냥 7차 핵실험 가능성…“추가 도발 징후 포착”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2023. 3. 1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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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탄도미사일 발사훈련.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잠수함순항미사일(SLCM) 발사 이틀 만인 14일 오전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동해상으로 쐈다. 미사일은 북한 내륙을 서에서 북동 방향으로 가로지른 뒤 약 620km를 날아가 북동쪽 공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연 일대에서 미사일을 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북한판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SRBM 발사(비행거리 700여 km) 이후 5개월 만에 SRBM을 가장 멀리 날려 보냈다. 이번에도 KN-23 개량형을 쏜 것으로 한미 군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군은 프리덤실드(FS) 연합연습과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 및 한일 정상회담을 겨냥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사상 첫 정상 각도 발사나 7차 핵실험 등에 나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 곳곳에서 추가 도발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SRBM 발사 당시 RC-135S 코브라볼 등 미 정찰기들이 동·서해로 잇따라 출동했다. SRBM의 비헹궤적과 탄착 지점을 실시간 추적한 것으로 보인다.

● 尹 방일 겨냥 추가 도발 징후 주시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4일 오전 7시 41~51분 황해남도 장연 일대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SRBM 2발을 동쪽으로 쐈다.

발사 지점 기준으로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이 타격권에 포함된다. 북한이 SRBM을 이처럼 멀리 날린 것은 지난해 10월 14일 평양 순안 일대의 SRBM 도발(비행거리 700여 km) 이후 5개월 만이다.

KN-23 개량형의 탄두 중량은 최대 2.5t으로 수 kt(킬로톤·1kt는 TNT 1000t의 파괴력)급의 전술핵을 충분히 탑재할 수 있다. 사거리도 KN-23보다 100km 이상 길고 하강 단계에서 수평 저공비행 후 급상승하는 풀업(Pull-up) 기동이 가능해 요격하기가 쉽지 않다.

12일 함남 신포 해상에서 잠수함 순항미사일(SLCM)을 발사한 지 이틀 만에 탄도미사일 도발을 한 것은 FS 연합훈련을 빌미로 수중·육상을 안 가리고 어디서든 남한 전역의 주요 표적을 핵 기습 타격할 수 있다는 위협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이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전쟁 억제력을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적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힌 이후 FS 개시에 맞춰 ‘연쇄 도발’이 개시된 점에서 향후 도발 수위와 강도를 점차 높여갈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윤 대통령의 방일과 한일 정상회담(16일)을 고강도 도발의 ‘D데이’로 잡을 수 있다고 보고, 한미가 정찰자산을 총동원해 관련 동향을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 “대규모 도발로 한일 정상회담 망칠 수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엘런 김 선임연구원도 13일(현지 시간) 보고서에서 “북한이 16, 17일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한일 정상회담을 망치기 위해 대규모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높아진 긴장감이 한반도를 집어삼킬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 각도(30~45도) 발사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12일 발사한 SLCM에 대해선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2차 타격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반도 군사적 충돌 시 북한이 미국의 공격에 대응해 미국에 핵무기를 통한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역량을 과시하려 했다는 것.

김 연구원은 “SLCM이 1500km를 비행했다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국 전역은 물론이고 미군 F-22 전투기가 주둔하고 있는 일본 가데나 공군기지가 북한의 목표 범위 안에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순항미사일의 복잡한 비행궤적은 요격하기 훨씬 어렵다”며 “한미 연합 미사일방어 체계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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