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서 외면받는 삼성·한화·신한 '상생금융' 보험…이유는?

생명보험사들이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상생금융 상품을 내놓고 있다.(사진=박진화 기자)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등 생명보험사가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판매 호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교보생명이 '교보청년저축보험'을 출시하기로 결정하며 대형 생명보험사는 모두 상생금융에 참여하게 됐다.

통상 신상품이 출시되면 영업현장에서 관심을 가지거나 생명보험사에서 판매촉진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상생금융에 해당하는 상품은 현재까지는 이런 모습과 거리가 멀다.

영업현장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당연한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상품 판매 수수료가 곧 다음 달 급여로 이어지는 보험설계사 입장에서 수수료가 0원에 수렴하는 상생금융 상품을 선뜻 판매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설계사는 "상생금융 상품의 판매는 오히려 상담에 필요한 시간, 상품 설명서 등 인쇄비용, 교통비 등 제반비용이 더 들어가 영업에 마이너스"라며 "그러나 고객은 다른 보험상품과 마찬가지로 설계사에게 판매해줬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소정의 답례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난감한 경험담을 언급하기도 했다.

생보사 역시 상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설계사에게 판매 수수료를 지급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사업비 절감을 동반한 상품 구조상 생보사도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보사들은 온라인으로 판매채널을 확대해 판매 촉진을 위한 최소한의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아무래도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상품인 만큼 대면채널보다 비대면채널에 더 익숙한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출시한 생보사 상품은 앞서 언급한 교보생명 상품을 비롯해 △한화생명의 '2030 목돈마련 디딤돌저축보험' △삼성생명의 '인생금융 대출안심보험' △신한라이프의 '신한아름다운연금보험' 등이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소비자보호처에 '상생금융팀'을 신설하는 등 상생금융은 앞으로도 금융권 최대 화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다른 생보사에서도 상생금융의 연장선에서 유사한 상품을 출시하는 등 추가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영업현장에서 판매에 미적지근한 반응이 이어진다면 판매가 주목적이 돼야 할 보험 상품이 출시에 의미를 두게 되는 주객전도 현상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출시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에 판매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조심스레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상생금융 상품이 너무 2030세대에만 치중한 점을 두고 문제를 삼는 현장 반응도 있었다.

안 그래도 다른 금융권의 혜택도 청년세대의 비중이 높은데 보험상품까지 여기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냐는 의견에서다.

한 GA 지사장은 "저축보험 등 은행권과 유사한 상품을 판매하기 보다 고령층이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건강보험 상품의 출시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런 상품이 나오면 판매 수수료가 없어도 가까운 지인을 중심으로 판매를 권유해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상생금융 상품 가운데 저소득층을 위한 상품은 지난 5월 한화생명에서 출시한 '한화상생친구 어린이보험'이 있다. 가입대상은 관련 법에서 정한 장애인, 저소득 한부모가정, 차상위 다문화 가정의 0~30세 자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