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5m 지켰다면 살았다”… 정비사도 경고하는 소화전 주차의 참사

도심을 걷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빨간색 소화전. 하지만 여전히 일부 운전자들은 소화전 앞을 ‘잠시니까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주차하거나 정차한다. 문제는 이 사소한 습관이 화재 현장에서 수많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소화전 주변은 법적으로 주정차가 철저히 금지된 구역이며, 이를 어길 경우 일반 불법 주정차보다 훨씬 무거운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화전 앞 주차, 왜 위험할까?
소화전은 화재 진압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핵심 장비다. 불길이 번지는 초기 5분 이내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해 소화전에서 물을 공급받아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소화전 앞에 차량이 주차돼 있으면 소방관들은 차량을 강제로 밀어내거나 유리를 깨고 호스를 연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십 초, 길게는 수 분이 허비되며, 그 사이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인명·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차량이 파손되더라도 위급 상황에서는 보상조차 받을 수 없다.

소화전 주차 위반 기준
현행 도로교통법상 소화전을 중심으로 반경 5m 이내는 절대 주정차 금지 구역이다. 도로 끝에 빨간색 실선이 그려진 구간도 동일하다. 이곳에 주차할 경우 승용차는 8만 원, 승합차는 9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는 일반 불법 주정차보다 높은 수준이며, 어린이보호구역 위반 다음으로 무거운 과태료다.

여기에 소방차 전용 주차구역을 침범하면 과태료는 훨씬 더 무겁다. 1회 적발 시 50만 원, 2회 이상 위반 시에는 최대 100만 원까지 부과된다. 단순한 교통법규 위반을 넘어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위반 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불법 주차 신고 방법
소화전 주차 위반은 24시간 단속 대상이다. 특히 각 지자체는 소방시설 주변에 ‘레드 코트(빨간색 바닥 표시)’를 도색해 누구나 쉽게 불법 여부를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민들도 직접 신고할 수 있다.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동일 장소에서 1분 간격으로 촬영한 사진 2장 이상을 제출하면 된다. 사진에는 소화전 위치와 차량 번호판이 뚜렷이 보여야 하며, 위반 사실은 사진만으로도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다. 단, 촬영일로부터 3일 이내에 신고해야 유효하다.
작은 배려가 큰 안전으로
소화전은 평소에는 그저 눈에 띄지 않는 시설처럼 보이지만, 화재 발생 시에는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 필수 장치다. 단 몇 분의 지연이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소화전 앞 5m는 절대 비워둬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자 의무다. 운전자의 사소한 배려와 준법 의식이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첫걸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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