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150억 생각하면 강백호는 헐값" 한화는 100억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이유

나성범이 NC를 떠나 KIA와 6년 150억을 맺은 건 2021년 겨울의 일이었다. 당시 KBO FA 역사를 새로 쓴 그 계약이 지금은 "먹튀" 소리를 듣고 있는 동안, 한화가 100억에 데려온 강백호는 16일 수원 KT전에서 홈런 두 방에 7타점을 쓸어 담았다. 팬들이 "강백호는 헐값"이라는 말을 꺼내는 게 그냥 나온 소리가 아니다.

친정팀 앞에서 2홈런 7타점

강백호가 KT 소속으로 수원에서 때려낸 홈런이 74개였다. 그런데 16일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수원 담장을 넘겼고, 그것도 두 번이나 넘겼다.

1회 1사 1·2루에서 배제성의 134km 슬라이더를 당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132.9m짜리 3점 홈런, 6회에는 바뀐 투수 김민수의 스위퍼를 받아쳐 또 3점 홈런을 작렬시켰다. 3회에는 1타점 적시타까지 추가해 최종 4타수 3안타 2홈런 7타점 3득점이라는 경이로운 성적표를 남겼다. 한화는 KT를 10-5로 대파하며 3연승을 이어갔다.

강백호는 "어제 첫 경기는 마음이 복잡해 경기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는데, 오늘은 완전히 다른 각오로 타석에 임했다"고 했다. 수원이 주는 감정적 부담을 하루 만에 털어내고 바로 폭발한 셈이다.

압도적인 타점 1위

기록 보면 지금 강백호가 어느 수준인지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타율 0.339, 홈런 10개, 안타 56개, 타점 48개, OPS 1.003으로 타점 1위·OPS 3위·안타 공동 4위·홈런 4위·WAR 5위. 타점 2위와의 차이가 무려 11개다.

41경기에서 이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놀랍다. 6월도 오기 전에 48타점을 찍은 타자가 리그에 존재한다는 게 상대 팀 입장에서는 공포에 가깝다.

단점은 수비, 그래도 아깝지 않다

강백호가 완벽한 선수가 아니라는 건 본인도 안다. 올 시즌 지명타자로만 출전하면서 수비 기여도가 없고, 포수·1루수·코너 외야를 전전하며 어느 포지션도 완전히 자기 자리로 굳히지 못했다는 건 여전한 약점이다. 팬들 사이에서도 "수비 포지션이 없어서 MLB도 못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2차 FA 때도 국내 잔류가 유력하다는 시각이 많다.

그런데 그 단점을 감안하고도 지금 이 타격 성적을 보면 100억이 아깝다는 소리가 나오기 어렵다. 보장액 기준으로는 80억이고 나머지는 옵션이니,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옵션을 다 타가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는 반응이 한화 팬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유다.

강백호 본인도 "하주석 선배와 채은성 선배가 복귀하면 팀 중심이 더 탄탄하게 잡힐 것"이라며 팀 전체를 내다보는 발언을 했다. 타격으로 팀을 이끌면서 발언으로도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100억짜리 선수가 할 수 있는 일을 지금 강백호는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