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HOW] 7년간 7개의 질문…무신사 오프라인 확장의 비밀

문수아 2026. 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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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문수아 기자]연간 거래액 4조5000억원, 입점 브랜드 1만여 개, 오프라인 매장 58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무신사(MUSINSA)’가 거침없이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무신사의 오프라인 확장은 단순한 채널 다각화가 아니었다.위기의 순간마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질주’였다.무신사의 성장을 이끈 7가지 결정적 질문과 답변은 무엇이었을까.

2021년 3월 무신사 테라스 홍대에서 진행한 '이상한 나라의 테라스' 기획 전시. /사진: 무신사 제공

▲질문 1. “온라인만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는가”
2019년, 무신사는 국내 패션 플랫폼 업계 1위였지만 고민이 깊어지고 있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중소규모 입점 브랜드들이 오프라인에서 고객과 만날 접점을 마련하는 데 비용과 인프라 측면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무신사는 고객 접점에서 반드시 판매가 이뤄져야 한다는 편견을 버렸다. 홍대 AK& 건물에 등장한 ‘무신사 테라스’는 쇼룸, 카페, 라운지, 루프탑으로만 구성됐는데도 ‘홍대 핫플’로 순식간에 자리잡았다. 아디다스, 디스이즈네버댓 같은 마니아 브랜드 팝업에 3일간 5000명의 10∼20세대가 몰렸다. 현재 무신사 테라스 운영은 종료됐지만, 그 유산은 무신사 스토어 매장 내 팝업존, 무신사 스페이스 등을 통해 입점 브랜드의 경험을 더욱 밀도 있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형태로 남았다.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 무신사 제공

▲질문 2. “어떤 형태로 본격 확장할 것인가”
무신사 테라스에서 오프라인의 가능성을 확인한 무신사는 본격적인 확장을 고민했다. 편집숍 형태로 가기에는 변수가 많았다. 반면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는 공급망, 가격, 전시 방식을 모두 통제할 수 있었다. 게다가 고객들은 끊임없이 “스탠다드 제품을 입어보고 싶다”는 요청을 쏟아내고 있었다.

무신사는 2021년 5월 홍대에 무신사 스탠다드 1호점을 열면서 두 번째 답을 내놨다. 개장 당일 입장 대기 시간이 30분에 달했고, 월 방문객은 10만 명을 기록했다. 2022년 7월 강남에 2호점을 열자 월 8만 명이 찾았다.

무신사는 스탠다드 단독 매장을 통해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를 축적했다. 출점은 곧 매장 동선, 피팅룸 배치, 직원 교육, 재고 관리 등 모든 것을 학습하는 과정이었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브랜드 신뢰도도 급격히 끌어올렸다. 그렇게 지난해 무신사 스탠다드 거래액은 40% 성장한 4700억원을 달성했다.

무신사 스토어 성수. / 사진: 무신사 제공

▲질문 3. “무신사는 SPA 브랜드인가, 플랫폼인가”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이 늘어나면서 무신사는 새로운 고민에 직면했다. 고객들이 무신사를 ‘스탠다드 브랜드’로만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무신사의 본질인 다양한 브랜드를 만나는 ‘패션 플랫폼’을 부각시킬 필요가 커졌다.

2023년 10월 대구에‘무신사 스토어’ 1호점을 열며 답했다. 무신사 온라인에 입점한 다양한 브랜드를 모아놓은 편집숍이었다. 대구점은 오픈 첫날 매출 10억 원을 기록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무신사는 곧 여러 브랜드를 한 곳에서 만나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는데 성공한 것이다. 입점 브랜드들도 오프라인 판로를 얻으며 무신사 생태계에 더 깊이 결속됐다. 오프라인 공간은 무신사가 단순 커머스가 아닌 ‘패션 문화를 만드는 플랫폼’임을 각인시키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었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용산. /사진: 무신사 제공

▲질문 4. “매장을 계속 늘리는 게 효율적인가”
무신사 스탠다드, 입점 브랜드를 각각의 매장에서 키운 무신사에게 새로운 질문이 돌아왔다. 온라인에서처럼 구분없이 모든 상품을 한 번에 보고 싶어하는 고객들의 요구였다. 지난해에만 2800만명이 방문한 무신사 스탠다드의 집객력 덕에 자신감도 붙은 상태였다.

2025년 12월, 무신사는 용산 아이파크몰에 1000평(3306㎡) 규모의 메가스토어를 열었다.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과 약 200개 브랜드를 모은 무신사 스토어를 한 공간에 배치했다.

무신사 관계자는“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집객력이 입점 브랜드의 신규 고객을 유입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복합 매장으로 조성된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에는 고객이 자연스럽게 동선상에 위치한 입점 브랜드들의 상품까지 탐색하게 돼 매출 분산이 아닌 교차 판매 기회가 창출된다”고 설명했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2025년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온라인으로 유입된 첫 교차 구매자 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무신사 관계자는 “메가스토어는 다품종이 집약된 초대형 쇼핑 공간으로 패션 의류, 잡화를 구매하기 위해 꼭 들러야 하는 쇼핑 핫플레이스 역할을 수행한다”며 “이러한 공간 구성은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상품 비교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쇼핑객들을 집결시킨다”고 설명했다.

무신사 매장 내 상품 택에서 QR코드를 스캔하면 상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매 이력도 통합 관리된다. /사진: 무신사 제공

▲질문 5. “오프라인 고객을 어떻게 온라인으로 연결할 것인가”
오프라인 매장이 늘어날수록 무신사의 근간인 온라인과 어떻게 연결할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매장을 무한정 늘릴 수도 없고, 방문 고객이 한 번 사고 끝나면 재방문율을 높이기 어렵다. 무신사는 오프라인을 온라인과 연결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했다.

무신사는 매장 곳곳에 QR코드를 설치했다. 회원 가입 시 10% 할인 혜택을 주고 원하는 사이즈나 색상이 없으면 앱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게 했다. 2025년 10월까지 신규 회원 10만 명이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유입됐다. 전체 신규 회원의 10%가 오프라인에서 온 셈이다.

더 중요한 건 데이터였다.

무신사 관계자는 “판매량 수치뿐만 아니라 고객의 구매 후기, 검색량, 매장 방문객의 반응 등 다각적인 온·오프라인 지표를 입체적으로 분석하여 기획에 반영한다”며 “시즌 중이라도 데이터에서 급격한 수요 증가 징후가 포착되면 즉시 대응해 재입고 기간을 단축하고 원하는 상품을 적시에 공급하면서 매출로 연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을 온라인으로 유입시키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온라인 상품을 개선하는 ‘선순환의 시작점’이었다. 무신사가‘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이유다.

무신사 스탠다드 상하이 화이하이 백성점 전경. /사진: 무신사 제공

▲질문 6. “해외 시장은 언제 어떻게 들어갈 것인가”
2024년부터 집중적으로 출점한 오프라인 매장에 자연스럽게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들었다. 명동ㆍ성수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42~55%에 달했다. 글로벌 사업 확장 시기와 방식을 고민하던 무신사에는 이보다 좋은 답안이 없었다.

무신사 관계자는 “명동, 성수, 홍대 등 관광 상권 내 위치한 매장은 무신사에게 글로벌 시장의 수요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했다”며“실제로 해당 매장들의 외국인 구매 지표를 분석한 결과, 중화권 관광객의 구매 비중이 1, 2위를 차지하며 높은 수요를 데이터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고 말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무신사는 2025년 12월 상하이에 해외 1호점을 열었다.

이구홈 성수2 전경. /사진: 무신사 제공

▲질문 7.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인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인가”
무신사에서 패션을 소비하는 고객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무신사는 사업 확장 방향을 두고 이렇게 물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의 주요 고객층은 패션뿐만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로서 뷰티 상품에도 매우 높은 관여도를 보인다”면서 “이러한 수요를 검증했고 2021년 뷰티 전문관을 론칭했으며 패션에서 검증된 무신사만의 콘텐츠 제작 역량과 큐레이션을 뷰티, 라이프스타일 영역에 이식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 뷰티는 올해 2분기 성수에 첫 상설 메가스토어를 준비 중이다. 뷰티 브랜드 800여 개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라이프스타일 영역은 29CM이 이끈다. 29CM의 편집숍 ‘이구홈’은 2025년 6월 성수에 1호점을 열었다. 월 10만 명이 방문했고, 6개월간 62만 명 중 34%가 외국인이었다.

무신사 관계자는 “국내외 감각적인 홈 디자인 브랜드를 엄선해 선보이는 이구홈은 기존 하이엔드와 제도권 브랜드로 양분된 시장에서 온라인 기반 개성 있는 국내·외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판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PO, 그리고 다음 질문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를 앞둔 무신사는 현재 36개인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만 60개로 넓힐 계획이다. 중국에도 10여개 매장을 낸다.

무신사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입점 브랜드들이 더 넓은 고객 접점에서 브랜드 가치를 증명할 수 있도록 돕는 ‘패션 비즈니스 파트너’를 지향한다”며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은 핵심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로서 국내외 오프라인 시장 내 존재감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공개 이후 무신사는 어디로, 어떻게 갈 것인가. 무신사에 던져진 다음 질문이다. 무신사는 이미 답을 준비하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이에서.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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