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초래한 정부, 왜 서울시에 재난관리기금 655억 요구하나?”

박유진 서울시의원 비판…“의료공백 부정하면서 지자체 재난기금 끌어다 써” 비판

서울 시내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의료 대란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시가 보유한 재난관리기금을 끌어다 쓰려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유진 서울시의원은 24일 이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고 "윤석열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강행으로 빚어진 의료대란을 지방자치단체 재난관리기금으로 대응하려는 정부 방침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박 시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재난안전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자체 재난관리기금을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사용할 수 있도록 특례 규정을 신설했다. 뿐만 아니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각 지자체에 총 1712억 원, 서울시에 655억 원의 기금 투입을 요청했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박 시의원은 "의료대란이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대외적으로 의료 공백 상황을 부정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는 각 지자체가 시민들을 위해 모아놓은 재난기금까지 끌어다 쓰는 상황"이라며 "윤석열 정부 스스로 일으킨 의료 대란의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하고 모순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재난관리기금은 자연재해나 대형 사고 등 예측 불가능한 재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가 무능하고 독선적이면 예측 불가능한 사회 재난이 발생해 막대한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의원은 "가장 심각한 문제는 현재의 의료대란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정부가 얼마나 많은 책임을 지방자치단체로 전가할지, 또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이 낭비될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