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올랐나" 전국에 매물 쌓인다
매물 8만4천건 역대 최고수준
대출규제로 갈아타기 막히고
집값 급등 피로감 관망세 짙어
공인중개사 "집 거래 안된다"
"매수 문의가 왔다가도 대출을 알아보고선 너무 불안하다며 계약으로 넘어가질 않아요."
지난 27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이 끝나면 거래가 살아날 것 같았는데 추석이 지나도 요즘은 조용하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서울을 중심으로 빠르게 상승하던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가 줄고 상승폭이 감소하고 있다. 거래가 줄면서 아파트 매물도 다시 쌓이기 시작했다.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와 가격 급등 피로감에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다만 미국발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서 국내에서도 인하 압력이 높아지고 있고 공급 감소도 예고돼 있어 하락 전환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2개월째 매물이 쌓이고 있는 서울 부동산 시장이 일시적 관망세일지 본격 내림세의 초입일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 아실에 따르면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7월 7만9781건에서 이달 8만4214건으로 2개월 새 5.5% 증가했다. 이는 서울 아파트 매물 역대 최대치(8만5000건)에 근접한 수준이다. 2022년부터 본격화한 부동산 침체 여파로 서울 아파트 매물은 최대 8만5000건대까지 쌓이다가 상승세가 시작되면서 지난 7월 말 7만9000건대로 줄었다. 하지만 최근 2개월간 거래 정체로 다시 매물이 쌓이기 시작했다.
2개월간 인천(6.4%), 경기(5%)에서도 매물이 늘었다.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지방에서는 반등의 기미도 못 찾고 매물이 쌓이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지난 2개월간 매물은 증가세였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월 8872건으로 올해 최대로 올랐다가 8월 6066건으로 감소했다. 이달 거래량은 1312건으로, 거래 신고가 한 달 안에 이뤄져 잠정 수치여도 감소 추세가 확연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집값 상승폭도 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 변동률은 지난달 12일 0.32%까지 올랐다가 그 폭이 줄어 이달 23일 기준 0.12%에 그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 강남·마포·성동구 등 인기 지역은 이미 전고점에 다다랐다. 지난해 하반기에 바닥을 찍고 상반기에 급격하게 오른 만큼 매수 대기자들의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며 "빠르게 오른 지역을 추격 매수하는 건 위험해 저평가 지역으로 살펴보는 게 좋다"고 전했다.
최근 은행권 대출 제한이 매수 수요를 억눌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부터 대출 한도를 축소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됐고 은행권이 1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제한, 전세대출 제한, 갭투자 아파트에 대한 대출 제한을 실시하고 있다.
경매 전문가 백희진 작가(필명 네이마리)는 "지금은 취득세 중과로 인해 다주택자가 시장에 참가하지 않는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만으로 서울이 이렇게 빨리 상승했는데 지금 거래가 주춤한 건 은행들이 대출을 조이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면서 갈아타기 수요가 막힌 것"이라며 "금리 인상과 추가 대출 제한 등 조치가 나올 수 있어 정부 정책을 좀 더 자세히 지켜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입주 물량이 줄고 있고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 상승 추세를 거스르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가 떨어지면 매수 심리가 커지고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향후 서울 등 수도권에서 공급 감소가 예정된 점도 집값 상승 기대감을 높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5∼2027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23만4660가구(임대 제외)다. 이전 3년(2022∼2024년)간 입주 물량(44만6595가구)의 52.5% 수준이다. 특히 서울의 2026년 입주 물량은 3255가구로 2025년의 13.6% 수준이다.
백 작가는 "지금처럼 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초고가 아파트는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며 "대출 규제와 상관없는 현금 부자들이 매수하는 초고가 시장은 상승세가 계속되지만 대출 규제에 영향을 받는 서민 실수요자들 시장은 정책 영향으로 주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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