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즈·붕대 대신 전기자극으로 지혈…과다 월경에 적용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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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주변에 전기 자극을 주면 신체 다양한 기관에서 발생하는 출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미국 생명공학 기업 스파크바이오메디컬 연구팀은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2024 신경과학회 학술대회'에서 귀 주변에 전기 자극을 가해 비장을 자극하고 혈전의 형성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출혈을 줄이는 일명 '신경 지혈대' 기술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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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주변에 전기 자극을 주면 신체 다양한 기관에서 발생하는 출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술은 수술 현장에서 거즈나 붕대를 대신하는 지혈 도구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월경 중 과다출혈을 겪는 여성을 대상으로 출혈량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1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미국 생명공학 기업 스파크바이오메디컬 연구팀은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2024 신경과학회 학술대회'에서 귀 주변에 전기 자극을 가해 비장을 자극하고 혈전의 형성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출혈을 줄이는 일명 '신경 지혈대' 기술을 발표했다. 비장은 왼쪽 갈비뼈 아래 위치한 기관으로 신체에서 혈액 응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소판의 3분의 1을 저장한다.
이 치료법 개발에 참여한 재러드 휴스턴 미국 파인스타인의학연구소 연구원은 "응급실이나 수술실의 환자에게 출혈은 패혈증보다도 훨씬 더 빠른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출혈을 효율적으로 막기 위한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연구팀은 심장 등에 관여하는 부교감 신경과 연결된 감각섬유인 미주신경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출혈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전기 자극이 비장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실제로 돼지를 대상으로 이 기술을 시험한 결과 출혈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받지 않은 돼지와 비교했을 때 비장에 전기 자극을 가한 돼지는 혈액 손실이 50% 적었으며 출혈이 지속되는 시간도 40% 단축됐다. 혈액이 제대로 응고되지 않는 혈우병이 있는 돼지를 대상으로 이 치료법을 시험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전기 자극이 비장에 도달하면 비장 내 칼슘 흡수가 촉진되며 혈소판 운동이 활발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손상된 혈관에 도달했을 때 혈액 응고 작용의 안정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지혈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지혈 기술이 실제 인간에게 안정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스베틀라나 마스티츠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원은 "혈액 응고 작용의 안정성 증가가 실제 인간의 몸에서 출혈의 감소로 이어질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네이처를 통해 밝혔다.
스파오바이오메디컬은 지난해 3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이 치료법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월경 중 과다한 출혈을 경험하며 1L 이상의 혈액을 잃는 유전성 질환인 1형 폰빌레브란트병 환자를 대상으로 이 기술의 효과를 시험 중이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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