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의 발목을 잡던 리튬 가격이 새해 들어 반등하기 시작했다. 광물 가격 하락으로 인한 부정적 래깅(생산 및 판매 시차에 따른 손해)으로 어려움을 겪던 두 기업은 리튬 가격이 오르면서 실적개선의 기대감에 반색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탄산리튬의 가격은 이달 28일 기준 1kg당 17.87달러다. 1년 전(10.04달러)과 비교하면 78.0% 폭등했다. 2024년 4월의 15.9달러 이후 최고치다.
리튬은 2022년 11월 1kg당 71.2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둔화로 공급과잉에 직면하자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7.8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리튬을 중심으로 코발트와 니켈 역시 오르기 시작했다. 코발트와 니켈 가격은 전년보다 60.2%, 22.3% 올랐다.
배터리 광물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이유는 리튬의 주요 생산국이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이 장기화되자 광산에서 채굴하는 양을 줄이거나 중단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은 지난해 중순부터 현지 리튬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장시성 광산 채굴을 중단했다. 코발트의 경우 핵심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이 연간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도입하면서 글로벌 공급량이 줄어들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도 배터리 광물의 가격 상승의 이유 중 하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 저장 수요가 커지면서 ESS 생산량이 많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의 ESS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로 사용한다.
리튬과 코발트, 니켈은 배터리 생산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양극재의 핵심 광물이다. 광물 가격이 오르면 배터리 3사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 등 소재 기업에는 호재다.
또 구매한 광물을 양극재나 음극재로 가공해 판매하는 사이에 나타나는 ‘시차’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제품 판매 가격은 현재 시점의 광물 시장 가격이 반영된다.
광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 낮은 가격에 구매한 광물로 생산한 양극재를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즉, 한달 전 1kg당 10달러에 구매한 리튬을 현재 시점에 양극재로 만들어 판매하면 17달러 수준의 값어치로 인정받아 수익성이 개선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약세에 광물 가격이 한동안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오르기 시작하면서 배터리 소재 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ESS를 중심으로 배터리 시장에 회복세가 감지되면서 양극재·음극재 생산 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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