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해도 체중 안 줄어들 때 의심할 수 있는 질환 3

안세진 2024. 9. 2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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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꾸준히 하고, 식단을 철저히 관리한다면 체중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무리 살을 빼려고 노력해도 체중이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면 단순한 생활습관 문제만이 아닐 수 있다. 실제로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일부 질환은 체중 감소를 어렵게 하고, 부종과 체지방 증가를 유도해 체중 감량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다이어트를 열심히 해도 질환 탓에 살이 빠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체중 감량이 안될 때 의심할 수 있는 질환 3

1.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갑상선은 호르몬을 분비해 신체 대사 활동을 조절하고, 신체의 에너지 소비량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그런데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양이 감소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으면 신진대사가 느려지면서 기초대사량이 급격히 떨어지고, 몸무게가 2~5kg 정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때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단순히 체지방이 축적되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체내 수분과 염분이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발생한 부종 때문이다.

체중이 증가하는 것과는 반대로 식욕이 감소한다는 것 또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체내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음식을 먹고자 하는 욕구도 크지 않은데, 부종 탓에 체중은 늘어나는 것이다. 이 외에도 호르몬 이상으로 인한 △피로감 △집중력 저하 △피부 건조 △탈모 △차가운 손발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호르몬 수치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치료를 꾸준히 시행하면 불어났던 체중이 정상 범위로 돌아오고, 신체의 전반적인 기능도 회복할 수 있다.

2. 쿠싱증후군
쿠싱증후군은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 호르몬이 만성적으로 혈중에 과다할 때 나타나는 질환이다. 코르티솔은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중요한 호르몬이지만, 과도하게 분비되면 체지방의 분포가 비정상적으로 변화하여 체중 증가를 일으킬 수 있다. 주된 특징은 주로 복부, 얼굴, 목뒤에 지방이 집중적으로 축적되면서 체중이 늘어나는 현상인데, 팔다리는 오히려 가늘어지는 ‘중심성 비만’ 형태를 보인다. 또 얼굴이 크게 붓고 둥글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흔하다.

쿠싱증후군의 또 다른 원인이 하나 있는데, 바로 스테로이드 사용이다. 스테로이드는 △피부 염증 △관절염 △아토피 피부염 △비염 △각종 자가면역질환 등을 치료할 때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그런데 스테로이드 성분은 코르티솔 호르몬과 화학 구조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거나 오남용할 경우 몸에 들어온 스테로이드가 코르티솔과 같은 수용체에 작용하여 쿠싱 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라면 스테로이드제 투약을 중단하면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몸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약을 중단하면 부신 기능 저하나 쇼크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3. 다낭성 난소 증후군
가임기 여성을 괴롭히는 질환 중 하나인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난소에서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난소에 정상보다 훨씬 많은 구멍이 생겨 정상적인 배란이 어려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대개 비만한 여성에게서 쉽게 나타나는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반대로 정상 체중의 여성이라고 해도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으면 체중이 늘어나는 현상을 겪기도 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으면 여성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으면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고, 체내의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지방이 더욱 쉽게 축적될 수밖에 없다. 또한 신진대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운동을 해도 체중 감량이 잘되지 않을 수 있고, 생리가 멈추거나 주기가 불규칙해지는 등 이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방치하면 난임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데다 △다모증 △여드름 악화 △탈모 등의 증상까지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있다면 산부인과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질환 탓에 체중 늘었다면 치료가 우선돼야
물론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과 식습관 교정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질환 탓에 체중이 늘어난 경우라면 반드시 원인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단순히 체중이 늘어나고 잘 빠지지 않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방치하다가는 심혈관계 질환이나 만성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을 가져올 수도 있어서다. 질환이 발병했는지 알기 위해서는 평소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며, 체중 문제 외에도 평소 없었던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면 병원에 가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이렇게 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과도하게 식단을 조절하거나 몸에 무리가 갈 정도로 격한 운동을 하는 식으로 살을 빼서는 안 된다. 건강하지 않은 방법으로 무리하게 체중 감량을 시도하다가는 오히려 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따라서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적절히 병행하고, 어느 정도 몸이 회복 단계에 접어들면 서서히 체중이 감량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스스로 생활습관을 잘 조절하기 어렵다면 의료진과 상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다면 요오드 성분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지 않아야 하고, 쿠싱증후군이 있다면 스테로이드제 사용에 유의해야 하는 등 각각의 주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질환에 맞는 관리법을 잘 알아두고 의료진과 함께 적절히 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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