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에 지어진 '40평대' 아파트의 대변신! 같은 집 맞아요..?

@집꾸미기 그리공 님의 공간

안녕하세요, 저는 결혼 6년 차 부부의 아내를 맡고 있는 그리공입니다. 올해 초 약 10여 년의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꿈에 그리던(?) 전업주부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집을 꾸미기 시작한 건 결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살림을 꾸리면서였지만 일과 병행하며 집을 가꾸는 건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이제 진정한 집순이의 삶을 살게 되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살림들을 하나하나 차근히 배우며 해나가고 있답니다. 저는 집 안에서 누구보다 가장 바쁜 삶을 살고 있는 만큼, 계절이나 생활 편의에 따라 집 구조도 자주 바꾸는 편이에요. 아직 저희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어서인지 이런 부분에서 특히 자유롭다는 것을 느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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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 드릴 집은 그간의 긴 전세 유목민 삶 끝에 얻게 된 저희의 '첫 집'이에요. 3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를 매매해 전체 시공을 진행하면서 애정을 담뿍 담아 꾸민 곳이랍니다. 90년대 아파트의 모습을 그대로 품고 있던 저희 집이 결국 어떻게 변화했는지 재미있게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집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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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48평

| 화이트, 모던 스타일

| 구축 올 리모델링 (턴키 인테리어 업체 의뢰)

| 약 7천만 원 소요

인테리어를 하며

|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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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93년에 준공된 3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인지라, 리모델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어요. 인테리어도 90년대에 걸맞게 복잡하고 난해한 요소가 가득했고, 구축 아파트의 장점과 단점이 아주 명확히 눈에 띄는 모습이었습니다. 기본적인 샷시조차 수리되어 있지 않았지만, 다행히 보일러나 누수 같은 이슈는 없어서 전체적으로 철거 후 시공을 진행했답니다.

| 쉽게 변화를 줄 수 있는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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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워낙 지겨움을 금방 느끼는 변덕쟁이라, 이번 인테리어에도 이 부분을 제일 고려했어요. 그래서 언제든 마음이 내킬 때마다 컨셉을 바꿀 수 있도록 전체적인 바탕을 하얀 도화지처럼 두었답니다. 또 쉽게 바꾸기 어려운 큰 가구들이나 고가의 가전 같은 제품들은 너무 유행타지 않는 베이직한 디자인으로 선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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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나 홈스타일링도 트렌드가 빨리 변하는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에 너무 유행 타는 제품을 구매하면 금방 싫증이 나거나 유행이 지나 촌스러워지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묵직한 비중을 가진 것들은 베이직하게 하되, 쉽게 교체가 가능한 자잘한 소품이나 패브릭들로 트렌드를 열심히 쫓아가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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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홈스타일링 팁이 있다면 집을 늘 단정하고 깔끔하게 유지하기는 어려워도 매일 간단한 정리 루틴만 지키면, 꽤 깨끗한 집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거예요. 거실을 예로 들면, 소파 위의 쿠션이나 블랭킷을 흐트러지지 않게 제자리에 놓는 것이나 리모컨이나 충전기가 나뒹굴지 않게 숨겨두는 것들이죠. 이렇게 사소한 정리 루틴만 잡아주면 마치 매일 집을 깨끗하게 가꾸는 사람처럼 보인달까요? 모두 기억하고 활용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집을 꾸미며 얻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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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같은 일터에서의 팍팍한 삶이 전부였을 땐 예쁘게 꾸며진 다른 사람들의 집을 구경하면서 늘 나는 언제 저렇게 살아보나 부러워하기만 했었어요. 집을 가꾼다는 것이 괜히 뭔가 특별한 분야 같기도 했고, 제 스스로도 무언가 새로운 분야에 들어가 보는 것을 주저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우연히 좋은 기회로 집을 가꾼다는 것을 공통의 관심사로 가진 좋은 분들을 만나 다양하고 값진 경험들을 하면서 점차 집 꾸미기라는 분야에 더 빠져들게 되었어요.

저는 제가 늘 안정적인 것만 추구한다고 생각했는데, 집 꾸미기라는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게 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도, 새로운 분야의 도전에도 재미를 느낀다는 걸 깨닫고 있고 물론 걱정되는 부분들도 많지만 앞으로 하게 될 또 다른 경험들을 기대하며 지내고 있답니다.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어준 집 꾸미기에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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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벽지, 마루, 천장 목공 (에어컨 단내림), 실링팬, 간접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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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거실부터 소개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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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아직 아이가 없어서인지, 평일 저녁이나 주말엔 주로 소파 지박령이 되어 TV로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왠지 집안일을 할 때에도 빨래를 갤 때면 자연스럽게 거실로 가지고 나와서 개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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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만큼, 머무르는 시간 동안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썼어요. 오래 보아도 눈이 피곤하지 않은 아이보리, 베이지 톤에 포근한 패브릭 소재를 많이 사용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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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은 가구 배치를 자주 바꾸는 공간 중 하나예요. 그래서 가장 큰 가구인 소파는 무조건 모듈 소파로 고집해서 골랐답니다. 또 가구가 걸리적 거리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동선을 고려해서 꾸며보았어요. 인테리어 효과를 주는 아이템이더라도 최대한 벽 쪽으로 밀어 가운데에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이요.

| 주방

주방 가구 시공 (싱크대 상, 하부장/ 내력벽 하부장) 주방 타일, 벽지, 조명 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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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주방을 소개해 드릴게요. 이곳은 집의 평수 대비 매우 협소하게 나와있어서 시공 전에 고민을 정말 많이 했던 기억이 나요. 원래는 주방 쪽에도 베란다가 있었지만 전 주인분께서 일부 확장을 해두셨고, 구축엔 꼭 하나씩 있다는 내력벽으로 인해 구조를 변경하기에 제약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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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주방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조리 공간부터 보여드릴게요. 이곳은 공간이 좁더라도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만들고 싶어서, 전체 상부장은 포기하고 하부장과 한쪽 벽면에만 선반형 상부장을 짜서 넣었어요. 모두가 수납이 부족할 것 같다고 하셨지만, 첫 집인 만큼 아파트의 보편적인 주방의 모습은 피하고 싶어 고집대로 진행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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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결과는 대만족이었어요. 수납이 여유 있지 않을 거라는 건 애초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방 하부장과 내력벽을 이용해 짜넣은 홈카페존 수납장을 십분 활용하고 있답니다. 덕분에 정리 스킬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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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축 아파트에는 대면형 주방이 많이 보이죠? 하지만 저희 집은 구축 특성상 조리 공간과 다이닝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구조였습니다. 처음엔 이런 구조가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식사하는 데 집중할 수 있어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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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 공간의 첫 번째 목표가 '효율적인 동선과 구조'였다면, 다이닝 공간의 목표는 '레스토랑 같은 무드'였어요. 거실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인 만큼 머무르기만 해도 기분이 환해질 수 있도록 예쁜 그림과 펜던트 등을 달아주었어요.

| 침실

벽지, 문틀 아치 목공, 필름 시공, 간접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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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은 편안한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꾸며보았어요. 이를 위해 시간대 별 채광은 어느 정도인지까지 고민했답니다. 또 다른 공간과 마찬가지로 베이스를 화이트 톤으로 잡고, 가구나 패브릭 등으로 홈스타일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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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침실은 드레스룸부터 욕실까지 연결된 특이한 구조에 꽤 넓은 편이라 처음엔 가구를 많이 넣을까 고민했어요. 하지만 잠자는 시간 외에는 잘 머물지 않아서 침대, 협탁, 옷장 등 꼭 필요한 가구만 최소한으로 두기로 결정했습니다. 덕분에 침실이 편안한 분위기가 된 것 같아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 화장실

거실과 침실 화장실은 이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달라졌어요. 우선 공용 욕실은 기존에 있던 욕조를 철거하고 통유리 샤워 부스를 넣었는데요. 아무래도 둘이서만 사용하다 보니 욕조보다는 샤워 부스가 사용하기도 편하고 청소하기도 쉽더라고요. 대신 욕조가 아쉬울 것을 대비해 침실 욕실에 욕조를 만들었어요. 가끔 반신욕할 때 사용하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