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처음”…폭우 쏟아진 사하라 사막, 호수까지 생겼다

김자아 기자 2024. 10. 1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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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남동부 라치디아 인근의 소도시에 내린 폭우로 야자수가 물에 잠긴 모습./AP 연합뉴스

사하라 사막에 폭우가 쏟아져 홍수가 발생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인 이곳에 홍수가 난 건 50년 만에 처음이다.

12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북아프리카 모로코 남동부 지역에 이틀간 연평균 강수량을 웃도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가 발생해 18명이 사망했다.

모로코 기상청에 따르면 수도 라바트에서 남쪽으로 약 450㎞ 떨어진 알제리 국경 인근의 타구나이트 마을에서는 24시간 동안 100㎜ 이상의 비가 쏟아진 것으로 관측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 영상을 보면 당시 폭우로 소도시 자고라와 타타 사아에 있는 이리키 호수가 메워지기도 했다. 일시적 습지로 유명한 이 호수는 지난 50년간 말라 있었다.

모로코 남동부 사막에 내린 폭우로 모래언덕 사이에 물웅덩이가 생긴 모습./AP 연합뉴스

모로코 기상청 관리인 후사인 유아베브는 “이렇게 많은 비가 그렇게 짧은 시간과 공간에 집중된 것은 30∼50년 만”이라며 “기상학자들이 온대 폭풍으로 부르는 그런 폭우는 앞으로 몇 달, 몇 년간 이 지역의 기상 조건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아프리카 북부와 중부, 서부의 12개 나라에 걸쳐 있는 사하라 사막은 전체 면적이 940만㎢로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막이다.

지구 온난화와 함께 이 지역에서는 지난 몇 년간 극도의 가뭄 등 혹독한 기상 현상이 늘고 있는데, 과학자들은 향후에도 사하라 사막에 이번과 유사한 폭풍이 닥칠 수 있다고 예측해왔다.

셀레스테 사울로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최근 “온난화로 인해 물순환 사이클이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더 불규칙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우리는 물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은 그런 문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모로코 남동부 라치디아 인근의 소도시에 내린 폭우로 생긴 호수에 야자수가 비치는 모습./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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