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치를수 있겠나"…커지는 李퇴진 압박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위지혜(wee.jihae@mk.co.kr) 2023. 3. 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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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중심 총선TF 구성에도
이재명 향한 불만 표출 봇물
친명계 "연말께 점진 퇴진"
비명계 "상반기에 끝내야"
조응천 "선배들은 선당후사"
李지지자들은 '트럭시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총선 공천제도 TF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비명계를 중심으로 '2024 총선 공천제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지만 14일 첫 회의 직후부터 비판이 쏟아졌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날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역 의원들이 공천이 걱정이었나"라며 "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가 진짜 문제"라고 격분했다. 이어 "당 혁신위원회가 간 보기 하고 이상한 분들이 자꾸 하려고 하면 유지가 되겠나"라며 "사법·방탄 리스크를 어떻게 끊어내며 여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가 지도부 몫"이라고 주장했다.

친명계 일부에서는 "당이 총선 체제로 전환하는 시기인 연말쯤 총선 승리를 위해 이 대표가 결단하는 형태로 진행된다면 바람직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 대표의 점진적인 퇴진도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비명계는 여전히 미봉책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아무리 늦어도 상반기 안에는 이재명 체제를 끝내야 한다는 강경론이 대두되는 모습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금까지 선배 대표들은 당이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선당후사'하는 정치로 자신을 먼저 버렸다"면서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조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선에서 패한 책임을 지고 송영길 전 대표도 물러났고, 문재인 전 대표도 탈당 등으로 당이 굉장한 어려움에 처하니까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총선 공천제도 TF 첫 회의에 참석해 "퇴행을 막느냐, 또 방향을 틀어서 미래로 가느냐가 결정되는 게 내년 총선"이라며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데 있어 민주당 내에서 누구나 수용하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공천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국민 누구나, 당원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공천제도를 만들어주길 부탁한다"며 "가급적 시한도 지켜주시고 당내 의견과 국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승리할 수 있는 공천 시스템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퇴 압박이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이 대표는 비명계를 포함해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리는 한편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되는 것을 희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15일 민주당 현역 의원 50여 명이 속한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아울러 당내 주요 모임 중 하나로 '김근태계'인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의원들과의 만남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총선 공천제도 TF 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열린 '민주당의 길' 토론회와 관련해 의견을 수렴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당내 의견은 때와 장소 가릴 것 없이 많이 들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비명계가 주축이 된 당내 모임 민주당의 길은 이날 오후 '대선 1년, 대한민국과 민주당'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가 열리기 전부터 당 안팎에서는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첫 공개 행사인 이번 토론회에서 이 대표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이 대표 지지자들은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을 대상으로 '트럭시위'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자진 모금으로 시작된 이번 시위는 국회와 강병원·전해철·이원욱·윤영찬 의원의 각 지역 사무실 등 총 5곳에 이 대표를 옹호하는 문구를 담은 트럭을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4시부터 민주당에 설치된 당원존에서 200여 명의 당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소위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에 비명계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막 색출하고 청원해서 망신을 주고 공격하면 기분은 시원할지 모르지만 당의 단합을 해친다"며 "집안에 폭탄을 던지는 것과 똑같다. 그런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뜯어말릴 뿐만 아니라 신고도 좀 해주고 그러는 게 어떨까"라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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