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막는 슬기로운 무릎 생활
나이 들수록 쉽게 고장 나는 무릎. ‘수술하면 되지’라고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수술까지 하지 않도록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최선임을 기억해야 한다.
무릎은 쓸수록 닳는 까닭에 나이가 들수록 고장 나기 쉽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 무릎 주변 근육이 약해지면서 관절이 부하를 모두 감당하며 퇴행성 변화가 촉진된다. 중년 이후 퇴행성관절염을 비롯한 무릎 관련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다.
문제는 무릎은 한번 손상되면 자연 재생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간혹 ‘무릎에 문제가 생기면 수술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무릎은 완전한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무릎질환의 종착역 ‘수술’
무릎질환은 대개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질환 초기에는 이 같은 보존적 방법으로 충분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주사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잘 알려진 주사약제는 스테로이드 주사와 히알루론산 연골 주사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급성기 통증과 염증 완화에 효과적이며, 연골 주사는 소염 효과와 함께 관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치료를 3개월 이상 충분히 시행한 후에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 단, 수술적 치료는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한번 하면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 아울러 최근 기술 발달로 인공관절이 정상 관절의 기능을 상당 부분 재현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가장 좋은 것은 사람의 관절이다.
그 때문에 수술은 고통이 심하고 다른 치료법이 더 이상 효과가 없을 때 마지막 방법으로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수술이 늦어지면 결과가 좋지 않고 보행이 힘들어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수술 여부 및 적절한 수술 시기를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무릎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
▲ 무릎이 변형된 경우
▲ 아무리 쉬어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 걷는 것과 같은 일상생활을 하기 힘든 경우
▲ 다른 보존적 치료에 실패한 경우
무릎 수술은 관절경을 삽입해 관절 간격을 넓히고 무릎 구조물을 자세히 관찰하는 ‘관절 내시경’과 뼈를 재정렬해 손상 부위에 압력을 줄이는 ‘근위 경골 절골술’이 있다. 연골을 다쳤거나 중등도인 관절염인 경우에는 이들 수술법으로 간단히 치료가 가능하다.
손상 정도가 심하다면 닳아버린 연골 부위를 인공 삽입물로 바꾸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문제가 되는 뼈와 인대를 제거하고 특수 금속 및 플라스틱으로 치환하는 방식의 수술법이다. 인공관절 치환술의 결과는 대부분 양호하지만, 드물게는 감염이나 혈전, 보형물의 불안정성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대체한 인공관절도 결국엔 닳게 되어 재치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 마지막 방법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재치환술은 처음 인공관절술보다 수술이 어렵고 결과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릎수술에서 멀어지는 3가지 방법
무릎을 치료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어떤 치료법으로도 완전한 복원은 불가능하다. 그 때문에 수술해야 할 만큼 증상이 진행되기 전에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평소 무릎에 통증이나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지 자세히 살펴야 한다. 아울러 무릎을 아끼고 보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1. 무릎 각도 지키기
관절을 건강히, 오래 사용하려면 일반 범위 내에서 관절을 사용해야 한다. 흔히 하는 쪼그려 앉는 자세, 양반다리 등은 무릎이 정상 운동 범위를 벗어나는 자세다. 이 자세를 지속하면 연골에 압력이 가해져 연골 파열 및 퇴행성 변화가 촉진된다. 실제로 쪼그려 앉는 자세는 서 있는 자세와 비교해 3~8배의 하중이 무릎에 가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무릎이 정상 운동 범위에서 벗어나면 무릎 주변 인대와 근육이 긴장해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2. 무릎 주변 근육 강화하기
무릎 관절이 다칠까 운동을 망설이는 이들이 있다. 특히 관절염이 있는 환자들이 그렇다. 그러나 무릎 건강을 지키고 관절염을 예방∙관리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적절한 운동이 필수다. 규칙적인 운동은 관절이 굳는 것을 예방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줘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인다. 특히 대퇴사두근을 강화하면 무릎의 움직임을 안정화하고 무릎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일 수 있다. 대퇴사두근은 허벅지 앞쪽에 위치해 슬개건과 함께 무릎을 신전시키는 기능을 하는 근육이다.
단, 잘못된 자세로 운동하거나 과도한 무게를 들어 올리면 무릎 관절이 상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관절염 환자는 조깅, 등산, 줄넘기, 계단 내려오기 등 무릎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운동은 피하길 권한다.
3. 관절에 좋은 식품 vs 나쁜 식품 구분하기
관절 건강을 지키려면 자극적인 음식이나 인스턴트식품을 피해야 한다. 이들 식품 속에 다량 함유된 나트륨은 연골과 뼈 생성에 필수적인 칼슘 흡수를 방해해 관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 함량도 높은 편인데, 당은 과체중을 유발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늘리는 주범이다.
평소 식단에서 나트륨과 당을 덜어냈다면 다음은 관절 건강에 좋은 식품을 더할 차례다. 우선 무릎 주변 근육이 감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단백질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 단백질은 두부, 닭 가슴살, 소고기 등에 풍부하다.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D와 칼슘 보충은 기본이다. 비타민 D와 칼슘은 우유, 치즈, 연어, 고등어 등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
ㅣ 덴 매거진 2024년 10월호
글 김가영(하이닥 건강 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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