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건조가 찾아오는 계절, 올바른 관리법은?

- 건조 예방의 핵심, 각질과 알코올
- 겨울 낮 일광욕, 온수 샤워는 적당히 할 것

추워지는 날씨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건조함’이다. 모든 추위가 항상 건조함을 동반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후 특성상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기 때문에 두 가지가 늘 짝꿍처럼 붙어다닌다. 천성적으로 피부가 건조한 사람들에게는 괴로운 시기다.

우리 몸의 모든 것이 그렇듯, ‘적당한’ 것이 최고다. 피부 습도도 마찬가지다. 너무 습한 것이 문제가 되듯, 너무 건조한 것도 심각한 문제를 불러온다. 다가오는 건조함의 계절, 피부가 건조해지는 이유와 관리법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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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습의 1차 관건, 각질

피부는 크게 세 가지 층(Layer)으로 나뉜다. 가장 위의 표피(Epidermis), 그 아래의 진피(Dermis), 가장 안쪽에 있는 피하조직(Hypodermis)이다. 흔히 말하는 각질은 표피층의 가장 바깥쪽에 지질과 단백질이 섞여 만들어지는 층을 말한다.

종종 각질을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잠시 멈추길 바란다. 각질은 표피의 가장 깊은 층에서 만들어진 각질 형성 세포에 의해 생긴다. 표피 깊숙이서 만들어진 세포가 바깥 표면을 향해 이동하고, 표면에 도달해 자연 장벽을 형성한다.

표면에 형성된 각질층은 외부 환경에서 들어오는 유해물질을 막아준다. 또한 방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피부 표면을 통해 수분을 증발하지 않도록 조절해주는 역할도 겸한다. 그렇게 장벽 역할을 수행하다가 다시 표피 아래쪽에서 새로운 각질 세포가 올라오면 자리를 내주고 밀려나게 된다.

우리가 제거해야 하는 대상은 바로 이 ‘밀려난 각질’이다. 표피에서 밀려난 각질은 자연스레 떨어지기도 하지만, 피부에 붙어있는 경우도 많다. 이것이 피부에 누적되면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안이나 스크럽을 통해 제거하는 것이다.

클렌징이 너무 과도할 경우, 자연 장벽을 형성하고 있는 각질층까지 영향을 받는다. 각질이 제거된 표피는 외부 환경에 취약해질 뿐만 아니라 수분이 증발하는 통로가 된다. 클렌징 후 일시적으로 피부가 당기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각질 장벽이 제거됐을 때의 현상이다. 즉, 건조함과 싸우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각질 장벽의 적절한 관리라 할 수 있다.

‘내부의 적’, 알코올

각질층이 제대로 된 장벽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피부 안쪽에서의 지원도 중요하다. 그 핵심은 수분과 유분(지질)의 조화다. 수분은 주로 진피층에 위치한다. 수분이 풍부하게 갖춰져 있어야 피부는 탄력적이고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피부의 지질은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들은 각질층을 구성하는 요소이기도 하면서, 피부 속 진피층에서도 장벽을 형성한다. 진피의 지질은 세포 간 결합을 강화하고 수분이 증발하지 않도록 가두어두는 역할을 한다.

피부 겉면의 각질을 파괴하는 것은 과도한 클렌징이었다. 그렇다면 안쪽의 수분과 지질 장벽에 해를 끼치는 ‘내부의 적’은 무엇일까? 일단 클렌징 직후 건조해진 피부에 바르는 스킨케어 제품이 있다. 스킨케어 제품 중 알코올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건조해진 피부로 침투해 안쪽 장벽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스킨케어 제품은 대부분 ‘알코올 프리’를 내세운다. 하지만 여전히 저가형·보급형 제품 등에서는 제조단가 문제로 알코올 성분이 사용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저렴하게 나온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 성분표를 확인해 알코올 포함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피부 트러블을 자주 겪는 등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알코올 포함 여부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가급적 전문 브랜드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아 사용하는 편을 추천한다.

알코올이 피부 안쪽 장벽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또 있다. 바로 ‘술’이다. 이 역시 피부에 직접 바르는 알코올 만큼이나 피부 장벽에 해를 끼친다. 알코올은 기본적으로 이뇨 작용이 있기 때문에 피부의 수분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며, 수분-지질 균형을 무너뜨려 건조함을 부르는 원인이 된다. 이밖에 수분 섭취 부족, 자외선 노출, 스트레스 등의 원인도 함께 신경써야 한다.

스킨케어 제품을 고를 때는 알코올 포함 여부를 꼭 확인하자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건조한 피부, 어떤 문제를 유발하나

건조해진 피부는 외부의 자극에 더 민감해진다. 피부에 수분과 지질이 부족해지면 세포들이 쪼그라드는 경향이 생긴다. 이로 인해 세포 간 결합이 느슨해지고, 장벽 기능이 약화된다. 자연스레 외부 자극에 대한 저항력이 줄어들어, 피부 염증을 유발하는 위험 요인이 된다. 알레르기 반응이나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하게 되는 원리다.

또한, 세포 간 결합이 느슨해진다는 것은 피부의 탄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것은 익숙한 또 다른 현상으로 이어진다. 바로 ‘피부 주름’이다. 수분과 지질이 부족하기 때문에 세포는 충분한 부피를 갖지 못하게 되고, 많은 세포가 쪼그라든 자리에 주름이 생기는 원리다.

또한, 피부가 건조해지면 각질이 자연스럽게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촉촉한 피부는 마찰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포장도로와 같다면, 건조한 피부는 거친 오프로드(off-road)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밀려난 각질이 떨어지지 않으면 피부결이 거칠어지게 되고, 자칫 모공을 막아 여드름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 때문에 과도한 클렌징을 반복하게 되면 악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렇게 건조해진 피부는 ‘건선’과 같은 만성 피부 질환을 유발하고 악화시킬 수 있다.

따뜻한 겨울 햇볕, 일광욕은 적당히

특정한 질환으로 치료를 받거나 약물을 복용함으로 인해 나타나는 부작용이 아니라면, 건조한 피부는 대개 생활습관의 문제로부터 기인한다. 특히 가을-겨울에 흔하게 반복하는 습관들이다. 혹시 자신에게 해당하는 습관이 있다면 고치기를 바란다.

대표적으로 ‘너무 긴 일광욕’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겨울은 해가 늦게 뜨고 빨리 진다. 일과 시작 전 아침이나 일과를 마친 후 저녁에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보통 해가 없는 시간대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겨울에는 한낮에만 햇빛을 보게 되는 경향이 생긴다.

햇빛을 충분히 쬐야 건강에 좋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이 시간을 활용해 햇빛을 보려 한다. 게다가 겨울의 햇빛은 여름처럼 따갑지도 않기 때문에, 적당히 포근하게 일광욕을 하기에 적절하다. 하지만 따갑지 않다고 해도 햇빛 속 자외선은 똑같다.

한여름은 오히려 볕이 너무 강해 오래 쬐지 않으려 하지만, 겨울 볕은 적당히 따뜻하기 때문에 장시간 쬐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장벽 손상이 건조한 피부를 유발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계절에 관계 없이 적절한 태양빛 노출 시간은 엇비슷하다는 걸 명심하라.

햇볕이 따뜻하더라도 일광욕은 적당히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온수 온도, 자신의 기준에 맞추기

다음으로는 샤워 습관이다. 겨울에는 날씨가 춥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씻을 때 온수를 사용하게 된다. 이때 온수의 온도가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보통 샤워나 목욕을 할 때 권장되는 온수 온도는 36℃~40℃다. 사실 40℃도 좀 높은 편이고, 보통은 38℃ 정도를 상한선으로 본다. 피부에 뿌렸을 때 ‘따뜻하고 편안하다’라고 느끼는 정도다.

실제로 온도계를 사용해 물 온도를 일일이 측정하는 것은 몹시 번거롭기 때문에, 피부를 통한 감각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온수가 나오는 곳에 상대적으로 피부가 얇은 손등을 가만히 대보자. 대략 10~20초 정도면 계속 대고 있어도 괜찮을지, 좀 뜨겁다 싶은지 가늠이 될 것이다. 계속 대고 있을 수 있다면 적정 온도라 할 수 있다.

물론 위 방법은 개인의 감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온도계가 알려주는 절대적인 온도가 아닌, ‘자신이 편안하게 느끼는 온도’라는 것을 명심하자. 실제로는 기준치보다 조금 높은 온도라 해도, 피부가 붉어지는 등 영향이 없고 본인이 뜨겁거나 불편하게 여겨지지 않는다면 적정 온도라 할 수 있다.

샤워는 가급적 짧게, 하루 한 번까지만

여름에야 하루 몇 번씩 샤워를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그때는 대부분 차갑거나 시원한 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피부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땀을 많이 흘린 채로 씻지 않는 쪽이 더 해롭다.

다만, 온수로 씻게 되는 겨울에는 하루에 씻는 횟수는 물론 씻는 시간도 피부 장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온수는 기본적으로 피부의 자연적인 유분과 수분을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 가뜩이나 건조한 공기로 피부가 영향을 받은 상태에서 온수로 자주 씻게 되면 문제가 더 악화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오랫동안 씻는 것도 문제가 된다. 편안하게 느껴지는 적정온도라 해도 마찬가지다. 대중 목욕탕을 이용한 경험을 떠올려보라. 씻고 나왔을 때 피부가 쪼글쪼글해지는 것을 겪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오랫동안 물에 노출되면서 피부의 수분이 과도하게 흡수되거나 유분이 제거돼 발생하는 현상이다.

물론 피부는 복원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태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 그리고 애당초 대중 목욕탕을 매일 또는 하루에 몇 번씩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중 목욕탕은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씻는 시간에 비해 훨씬 긴 시간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즉, 핵심은 너무 오래, 자주 씻지 않으면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건조한 상태에서 장시간 온수에 노출되는 것은 피부에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으며, 피부 민감성을 높이고 손상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온수 샤워는 횟수와 시간에 신경 쓰도록 한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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