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손익 절반도 못 채우고 망했는데 넷플릭스 'TOP 2'에 오른 한국 영화

<널 기다리며> 예고편 캡처

배우 심은경과 김성오가 주연한 영화 <널 기다리며>가 개봉 10년 만에 넷플릭스에서 뜻밖의 역주행을 시작했다.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순위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이다.

<널 기다리며>

지금의 반응은 2016년 극장 개봉 성적을 떠올리면 더욱 극적이다. <널 기다리며>는 개봉 당시 누적 관객 63만 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135만 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개봉 약 20일 만에 IPTV로 이동하며 조용히 극장가에서 사라졌다. 흥행 실패작으로 분류됐던 이 영화가, 10년이 흐른 지금 OTT 플랫폼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이번 역주행은 공개 직후부터 뚜렷했다. 넷플릭스 공개 초반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4위로 출발한 <널 기다리며>는 영화 <얼굴> <비밀일 수밖에> 등 최근 화제작들을 차례로 제치며 단기간에 2위까지 상승했다. 신작과 대작이 혼재한 상위권 차트에서 2016년 작품이 상단을 파고든 장면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영화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19금 스릴러다. 15년 전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이 출소하는 날, 같은 수법의 연쇄살인 사건이 다시 발생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뒤 범인을 기다려온 소녀 ‘희주’(심은경), 집요한 형사 ‘대영’(윤제문), 그리고 연쇄살인범 ‘기범’(김성오)이 얽히며 단 7일간의 추적이 숨 가쁘게 전개된다.

재조명의 핵심에는 캐릭터와 연기가 있다. 한국 스릴러에서 보기 드물었던 ‘소녀’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설정은 지금 다시 봐도 신선하다. 심은경은 순수함과 냉혹함이 공존하는 희주를 통해 데뷔 이후 가장 서늘한 얼굴을 꺼내 보였고, 김성오는 16kg 체중 감량까지 감행하며 연쇄살인범 기범을 비주얼과 태도 모두에서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당시에도 호평받았던 두 배우의 대결 구도는 OTT 환경에서 다시 한 번 강한 몰입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역주행의 배경으로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과 시청 환경 변화를 꼽는다. 장르·배우·서사 구조를 기준으로 한 추천 시스템이 ‘숨은 한국 스릴러’를 찾는 시청자 수요와 맞물렸고, 극장 흥행 성적과 무관하게 콘텐츠 자체의 밀도가 다시 평가받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개봉 당시에는 흥행 실패작으로 남았던 널 기다리며. 그러나 10년의 시간을 건너 넷플릭스 TOP 2에 오른 지금, 이 영화는 ‘망한 영화’가 아니라 ‘늦게 도착한 영화’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고 있다. 극장에서는 외면받았지만, OTT에서 다시 살아난 이 역주행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널 기다리며
감독
출연
정해균,안재홍,김원해,김서라,지대한,김홍파,정찬훈,한서진,이갑선,은지혜,강동하,안세호,현진,구본진,성홍일,조제웅,윤환,김동혁,오재균,이지석,모홍진,박재수,이재교,김대근,최상호,박준규,조화성,이순성,김도희,임승희,김준석,김선민,박정률,공태원,김대준,윤대원,이주환,장경익
평점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