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잘 만든 중형SUV 효자노릇 톡톡… 쉐보레는 뭐하나?

르노코리아의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가 지난해 고객 인도부터 1년간 5만대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의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해 6월 열린 2024부산모빌리티쇼에서 공개돼 동년 9월부터 고객 인도를 개시한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1년간 판매대수가 5만대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GM한국사업장은 쉐보레 중형 SUV 모델의 국내 출시를 여전히 미루는 모습인데,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르노코리아 판매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8∼12월) 그랑 콜레오스는 총 2만2,034대가 판매됐고, 올해는 1∼8월 기간 2만9,042대가 판매돼 1년간 판매대수는 총 5만1,076대로 집계됐다.

업계에 따르면 르노 그랑 콜레오스의 출시 1년간 판매실적은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기아)의 쏘렌토·스포티지·싼타페·셀토스·투싼 5종에 이어 ‘국내 SUV 신차 6위’에 달한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년간 판매된 르노 그랑 콜레오스의 90% 이상은 ‘하이브리드(HEV)’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솔린 터보 모델은 약 10% 수준이다. 높은 연료효율(연비)과 HEV 모델의 ‘저공해차 혜택’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 니즈를 공략한 점이 적중한 모습이다.

반면 비슷한 시기 출시된 경쟁사 KGM의 중형 SUV 모델인 액티언은 판매실적이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KGM 액티언은 지난해 8월 20일부터 고객 인도를 개시했고, 출시 첫해 5,027대가 판매됐다.

이어 올해는 1∼8월 기간 4,152대를 판매해 약 1년간 9,179대가 팔렸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갖췄음에도 판매량 차이가 크다.

KGM이 올해 7월 액티언 HEV 모델을 출시한 후 액티언의 월간 판매대수가 이전에 비해 유의미하게 성장한 모습이 포착됐다. / KGM

일각에서는 KGM 액티언이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적은 이유 중 하나로 ‘HEV’ 모델 투입이 늦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KGM에서도 HEV 모델의 필요성을 느끼고 올해 7월 액티언 HEV 모델을 투입하고 나섰다.

실제로 KGM 액티언은 HEV 모델 투입 후 판매량이 늘어난 모습이다.

지난해 8월 출시 후 올해 6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6,891대로, 월 평균 700대 미만 수준이었으나 액티언 HEV를 투입한 직후인 올해 7월과 8월 월간 판매대수는 각각 1,248대, 1,040대로 집계됐다. HEV 모델 유무가 소비자들의 신차 구매 선택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르노코리아와 KGM이 중형 SUV HEV 모델을 개발해 투입한 이유는 그만큼 시장이 크고 탄탄하기 때문이다.

올해 1∼8월 기간 국내에 판매된 국산·수입 신차는 110만대가 넘었다. 이 가운데 ‘준중형·중형 SUV’ 모델은 약 34만대에 달한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30% 이상이 준중형·중형 SUV 모델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1∼8월 기간 판매된 준중형·중형 SUV 중 HEV 모델 비중이 약 40%(39.6%, 13만3,689대)에 달한다. 준중형·중형 SUV 신차 중에서 가솔린 모델은 10만5,704대로 HEV보다 적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준중형 SUV 또는 중형 SUV 모델은 필수인 셈이다. 여기에 HEV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쉐보레의 중형 SUV 4세대 이쿼녹스의 테스트카가 지난해 국내에서 여러 차례 포착됐지만, 아직까지 국내 출시 여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쉐보레 이쿼녹스 RS. / 쉐보레

하지만 쉐보레는 이 두 가지 모두 갖추지 못했다. 쉐보레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CUV)와 트레일블레이저 2종의 소형 SUV 모델과 픽업트럭 콜로라도 1종까지 3종만을 판매 중이다.

쉐보레도 이쿼녹스 모델을 판매한 시절은 있었으나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지 못해 결국 지난해 상반기 13대 판매를 끝으로 국내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현재 미국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4세대 이쿼녹스가 국내 시장에 투입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아직까지 신차와 관련해서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4세대 이쿼녹스는 HEV 파워트레인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쿼녹스는 1.5ℓ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 모델만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이쿼녹스를 국내에 판매하려면 미국에서 수입해 팔아야 하는데,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어서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4세대 이쿼녹스의 미국 판매 가격을 원화로 환산하면 최소 5,200만원으로, 수입 판매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쉐보레 이쿼녹스 액티브. / 쉐보레

이쿼녹스의 미국 판매가격은 액티브·RS 트림이 기본 3만7,395달러로, 현재 환율 1달러당 약 1,400원을 적용하면 약 5,240만원이다.

여기에 1열 전동조절 시트 및 통풍 기능, 운전석 메모리 기능, 2열 열선 기능을 옵션으로 추가하면 950달러가 추가돼 약 5,370만원이 된다. 듀얼 패널 파워 선루프(파노라마선루프)는 옵션으로 1,495달러다. 이것까지 추가하면 미국 시장 기준으로 3만9,840달러, 약 5,580만원에 달한다.

사실상 이쿼녹스를 수입해 판매한다면 가격 책정부터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남은 방법은 GM한국사업장이 보유한 국내 공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트랙스CUV와 트레일블레이저 2종, 그리고 2종의 해외 수출 모델들을 생산 중이다. 기존에 국내 생산을 하던 스파크나 말리부 등이 차례로 단종되면서 겨우 남은 모델이다.

다만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다른 모델들을 생산하던 공장 라인에 여유가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인천에 위치한 GM부평1공장은 전체 생산라인 중 절반만 운영되고 있다. 현재 GM 본사로부터 신차 생산을 배정 받으면 트랙스CUV나 트레일블레이저 생산과 무관하게 언제든 가동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현재 추가 신차 배정이 없어 ‘2028년 철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GM한국사업장 측은 최근 사측과 노조가 가진 19번째 임금 교섭 자리에서 ‘신차 후속 생산 계획’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GM한국사업장 측은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다양한 세그먼트의 차종을 들여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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