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호남고속도 광주 확장] 사업 중단에 비판 커지자 전격 추진 선회
동광주·광산IC 등 병목현상 심해져
‘벼랑끝 전술’ 국비 감액 위기 초래
비판 커지자 추진 선회…논란 일단락

광주도심을 통과하는 호남고속도로 확장에 대한 필요성은 대규모 택지개발에 따른 진입로의 병목현상이 크게 작용했다. 무엇보다도 용봉IC의 신설이 극심한 지정체 현상을 빚고 있는 동광주IC, 서광주IC, 북광주IC의 병목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대책으로 인식됐다.
2000년이 되면서 진입로 개설이 시도됐고 고속도로 확장의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대두됐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공사는 차일피일 미뤄졌고 이에 필요한 사업비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더 이상 미룰 경우 커져가는 사업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고 '어렵더라도 한시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낫다'는 여론이 광주시를 압박하면서 사업추진은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사업 추진배경
호남고속도로 확장 추진은 용봉IC 진입로 개설 필요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시작됐다.
1973년 고속도로 개통 이후 1987년까지 민간 나들목이 아닌 31사단의 '군작전용 도로'로 이용되던 것을 호남고속도로가 4차로로 확장되면서 교통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됐다.
용봉지구, 오치지구, 문흥지구의 택지개발로 동광주IC, 서광주IC, 광산IC의 병목현상이 심해지자 2003년에 광주시는 예산 30억 원을 들여 논산 방향 상행선 263m의 진입로를 개설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했다.
도로공사는 용봉IC와 서광주IC 거리가 불과 1.4km여서 국토부의 도로구조시설 규칙 나들목 간 거리 2km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진입로 개설을 반대했다. 나들목 간 거리가 짧으면 진입로에 진입하려는 차량과 진행 차량과의 엇갈림 현상으로 대형 사고위험과 극심한 차량 지체현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민원은 끊이지 않았고 도로공사는 본선 확장없는 용봉IC 단독 신설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했다.
광주 북구와 광산지역의 만성적 교통혼잡도 원인이 됐다. 4차로 기준 적정 교통량은 하루 5만1천300대인데 호남고속도로 통행량은 14만3천400대로 적정대비 2.8배를 넘겼다. 이 때문에 출퇴근 시간대는 물론이고 주말이면 극심한 지·정체로 고속도로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상황이었다.
다소 설득력은 떨어지나 지역경제 활성화와 노후 도로시설물 개량이라는 기본적인 이유도 고려할 만한 대목이었다.
◇"주민 숙원"vs"5년간 매해 1천억 빚"
호남고속도로 광주구간 확장은 주민 숙원이기도 하지만 사업 추진 확정 뒤 10여년 만에 사업비가 급증하면서 올해 추진 '기로'에 놓였다.
동광주IC∼광산 IC간 11.2㎞를 현행 편도 2차선에서 4차로 또는 8차로로 확장하는 이 사업은 2013년 12월 기재부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당시 사업비는 2천762억. 시비와 국비 각각 50% 분담 조건으로 광주시는 1천381억 원을 충분히 부담할 수 있다고 판단해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총사업비는 늘어났고 지난 2023년 인근 주택단지 영향으로 터널식 방음공사까지 추가되면서 7천934억 원까지 급증했다. 시는 사업비 50%를 분담해야 하는 만큼 3천967억 원을 투입할 처지에 놓였다. 이는 사업 추진 단계 대비 3배가 넘는 비용이다.
결국 시는 지방채 2조원이 넘는 어려운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전액 국비 지원 전환을 주장하며 올해 광주시가 미리 확보한 67억원 중 단 한푼도 집행하지 않았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시비 50%를 부담한다면 5년간 매해 1천억 원의 지방채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해 전액 국비 사업을 요구하는 '벼랑 끝 전술'을 썼다.
이 과정에서 국토위 소속 정준호 국회의원이 한국도로공사와 광주시 간 분담률 조정 등을 제안하며 중재자를 자처했지만 시의 소극적 태도로 간담회가 두 차례 무산되는 등 논란이 커졌다.
그러자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해 시의회, 시민여론이 시의 정책을 비판하기 시작했고 여론이 악화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강 시장은 지난 1일 시민토론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한 뒤 재추진하는 것으로 입장을 선행했다. 이후 국회 추경안 처리 과정에서 당초 감액됐던 367억 원 중 절반인 국비 183억 원이 확보되면서 정상 추진이 가능해졌다. /박재일 기자 jip@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