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의 신간] 경제학 거장에게 배우다
자본주의 워크숍」
경제학 고전에서 찾는
자본주의 위기 대처법
오늘날 자본주의는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동시에 빈부격차를 심화한다. 사회에 풍요를 가져다주기도, 한순간 궁핍을 불러오기도 한다. 자본주의는 역설적이기도 하다. 저축은 개인에겐 의미가 있지만, 줄어든 소비로 전체 사회엔 위험을 줄 수 있다. 기업끼리 경쟁을 벌이지만, 어느 시점에 이르면 경쟁은 사라지고 대기업만 살아남기도 한다.
자본주의는 왜 부자를 점점 더 부유하게,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하게 만들까. 돈과 시장은 어떤 원리로 움직일까. 경제 성장은 어떻게 이뤄지고, 금융 위기는 언제 발생할까. 실업자는 왜 생길까.
경제 전문 기자인 울리케 헤르만이 펴낸 「경제학 천재들의 자본주의 워크숍」은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답을 '경제학 고전'에서 찾는다. 저자는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자본주의 체제 아래 앞으로도 반복될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대안으로 '애덤 스미스, 카를 마르크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경제학 이론'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기념비적 저서인 「국부론」 「자본론」 「일반 이론」을 바탕으로 세 학자의 경제사상을 살핌으로써 250년 경제학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아울러 '한계효용' '금본위제' '통화주의' 등 경제학 기초들부터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경제사 속 세부 내용까지 망라해 담고 있다.
저자는 주류 경제학자들을 최근 금융 위기의 공범이라고 지적하며, "오늘날의 경제학자들은 철저히 수학적인 모델에 입각한 이론을 내세웠고, 현실과 동떨어진 그들의 이론이 경제학계와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의 경제학 이론에는 산업화·투기·대출 등 자본주의의 핵심 구성 요소들이 빠져 있고, 화폐·통화·이윤 같은 요소들도 부차적 문제로 여겨진다고 꼬집는다.
이 책은 경제학 천재들의 삶과 사상을 통해 자본주의의 특징과 대안을 모색한다. 저자는 "애덤 스미스는 18세기에 상업 자본주의의 태동을, 마르크스는 19세기에 산업 자본주의의 발전을, 케인스는 20세기에 금융 자본주의의 시작을 목격했다"며, 그 과정에서 얻은 통찰을 저서에 담아내 현대 경제학의 학문적 기틀이 됐다고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이 저서들을 이렇게 언술한다. "「국부론」은 중상주의자들의 오류를 지적하고 부를 창출하는 노동, 특히 '분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경제를 바라보는 거시경제학적 관점을 처음 제시했다.
「자본론」은 '잉여가치'라는 새 개념을 통해 착취의 의미를 파헤쳤고, 소수 대기업의 독점으로 인해 완벽한 '자유경쟁'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일반 이론」은 금융시장에서 전체적인 수요와 투자의 역할 및 돈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경제 위기 시 국가 개입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 책은 경제학이 유의미한 지식을 생산하려면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의 이론으로 되돌아가 다시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늘날의 경제학자와는 달리 그들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고, 실제 세계에 주목하며 이론을 세웠다." 그러기에 그들의 분석은 여전히 현실성이 있고, 자본주의와 그 역동적 역사를 현재 주류 경제학보다 더 많이 알려준다고 강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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