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책임임대차 ‘송도IBS타워’ 리스료 부담 지속

대우건설 본사 사옥 전경 /사진 제공=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인천 ‘송도 인터내셔널비즈니스스퀘어(IBS) 타워’ 때문에 10년 넘게 재무적 부담을 안고 있다. 책임임대차 계약에 묶여 연간 최대 수백억원의 리스료를 지출하고,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아직 상환되지 않아 보증을 서고 있다.

IBS타워는 지난 2011년 8월 준공된 지상 35층, 높이 155m의 오피스빌딩이다.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은 임차인 유치를 약속하는 책임임대차 계약을 하며 발목이 잡혔다.

대우건설은 현대유퍼스트사모부동산투자신탁 12호의 신탁업자인 SC제일은행과 책임임대차 계약을 맺은 후 연장을 거듭해 오는 2025년 12월28일까지 장기화됐다. IBS타워 우선매수청구권도 가졌지만 행사한 적은 없다. 높은 공실률을 떠안고 건물을 사들이기보다 리스료를 지출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IBS타워는 대우건설의 운용리스 장부에 오른 뒤 공실률 때문에 연간 100억원 상당의 리스료 출혈을 감내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최대주주였던 당시 IBS타워의 높은 리스료를 지적하며 본사 이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678억원의  IBS타워 리스부채(리스료 지급에 필요한 금액을 현재가치로 계산한 것) 규모가 공개됐다. 리스부채는 올해 1분기 말 189억원까지 축소됐다. 단순 계산하면 해마다 약 100억원씩 상환한 셈이다. 리스료 부담은 공실이 줄며 다소 덜어진 것으로 보인다. 1년 이내 리스료 지출은 2022년 42억원, 2023년 60억원, 1분기 말 66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IBS타워는 준공 한 지 13년이 지났지만 본PF를 갚지 못하고 있다. 분양사업은 분양수익으로 토지비와 공사비를 상환하는데, 임대율이 낮아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대우건설의 채무보증 부담도 10년 넘게 이어졌다. 대우건설 이사회가 2012년 11월 IBS타워 본PF 리파이낸싱 관련 신용제공 승인의 건을 가결한 뒤 계속 채무보증이 제공된 것으로 보인다.

이달 8일에는 송도아이비에스가 하나캐피탈 등에서 빌린 본PF 리파이낸싱 1650억원 전액을 채무보증하기로 결정했다. 기간은 이달 19일부터 내년 8월13일까지다. 이번 리파이낸싱은 2020년 8월에 빌린 본PF 1600억원이 이달 만기도래한데 따른 것이다. 2020년 조달된 본PF도 대우건설이 100% 채무보증을 섰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IBS타워의 경우 한 번에 큰 금액을 상환하기보다 이자를 내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며 “기업이 들어오며 임대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시기가 맞으면 매각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