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는 왜 매일 보수 지지자에게 14억원 쏜다고 했나
"대선까지 45만명 접촉 목표치 달성 어려워"…'비상'
시간당 20달러 '저임금'에 선거운동원 구하기 어려워
과대 방문횟수에 감사실시하기도
아메리카팩, 달러당 47~100달러 서명운동 실시…선거법 위반 논란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아메리카 팩에 참여한 4명을 인터뷰에 PAC 관리자들이 선거운동원들에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유권자 접촉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스콘신주에서 선거운동원을 한 알리시아 맥밀란은 지난 8일 회의에서 PAC 관리자가 “지금 상황으로는 (팩 목표치인) 45만명을 선거일까지 접촉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애리조나 유세 관리자 역시 최근 비슷한 경보령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아메리카 팩은 지역 선거운동원들이 접촉한 유권자 수를 부풀렸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소식통 3명에 따르면 머스크 CEO의 보좌관이자 오랜 공화당 요원인 크리스 영은 최근 네바다로 가서 이 사실을 조사했다. 이 문제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또 다른 사람은 아메리카 팩이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우려를 하고 있으며, 이를 확인할 감사인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에서는 네바다주 계약업체인 론 마운틴 스트래티지스의 관리자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위치를 조작하고 유권자 방문횟수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선거운동원들을 해고해야 해 걱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메시지는 “계속 부정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잡아내고 있다”, “오늘 2명을 해고했고 문에 전단지가 제대로 붙여졌는지 확인하는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 있다.
미국의 선거운동은 매스미디어나 전광판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광고를 노출하는 고공전과 선거 운동원이 가가호호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는 저인망식 선거전이 함께 이뤄진다. 치열한 경합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홍보광고 못지않게 선거 운동원의 저인망 유세도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맥밀란은 “(관리자들은) 이 문제를 적시에 해결하지 않으면,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에 질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머스크 CEO는 지난 9월까지 석달간 아메리카 팩에 7500달러(1025억 8500만원)을 기부했다.
일부 사람들은 아메리카 팩 선거운동이 혼란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선거 운동원들의 낮은 임금을 지목했다. 익명을 요청한 세 명의 선거운동원은 처음에 시간당 20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어떤 경우에는 기름값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아메리카 팩 운영진 중 한 명은 맥밀란의 주장이 틀렸다고 반박했다. 그는 영 등 고위 관리자가 현장 사무실을 방문하는 것은 성과를 확인하기 위한 정기적 방문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영의 감사가 끝났는지, 어떤 조사 결과가 나왔는지, 아메리카 팩의 홍보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다만 아메리카 팩은 최근 시간당 30달러부터 시작하며 성과에 따른 보너스가 있다는 조사원 모집 광고를 시작했다.
지난 7일부터는 아메리카 팩은 7대 경합주(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네바다) 유권자를 대상으로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와 제2조(총기 소지 자유)를 지지한다’라는 서명을 받고 있다. 이름, 주소, 이메일, 휴대전화번호를 적는 서명페이지는 참여자 1명을 소개할 때마다 47달러(6만 3000원)를 준다. 47은 제47대 대통령을 의미한다. 특히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 대해서는 서명운동 보상금을 100달러(13만 7000원)으로 올렸다. 서명 기한은 21일까지로 목표 인원은 100만명이다. 아울러 지난 19일에는 대선 전까지 서명자 중 매일 한 명을 뽑아 100만달러(13억 7000만원) 상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연방법에 따르면 ‘투표 등록이나 투표의 대가로 돈을 지불하거나 지급을 제안, 지급을 받은 사람은 1만달러의 벌금 또는 징역 5년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 측와 아메리카팩 측은 청원 서명에 대한 금품 지급이지 투표에 대한 금품 지급이 아니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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