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은행의 보유 주식과 기업대출에 관한 '위험가중자산(RWA) 적용 위험가중치 비율' 완화를 추진하면서 IBK기업은행이 그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점쳐진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이 주력하는 주주가치 제고 전략에도 탄력이 붙는 양상으로, 특히 기업은행이 시가총액 기준 1조원 이상 보유한 KT&G가 최근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서자 기업은행의 비이자이익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부터 분기배당을 시행하는 등 기업은행 역시 주주환원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으로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개선돼 배당여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21일 현재 '자본비율 규제 완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은행이 보유한 주식 자산에 대한 위험가중치 적용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규제를 완화해 미국 상호관세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결제은행(BIS) 바젤Ⅲ 기준(표준방법)을 보면 은행 보유 주식에 관해 250%의 위험가중치가 적용된다. 투기적 목적의 비상장 주식 투자 또는 자본차익을 위한 포지션에 대해서는 최대 400%의 위험가중치가 적용된다.
다만 정부가 특정 경제분야 지원을 목적으로 법적 절차에 따라 은행이 주식을 보유할 경우 위험적용치 100% 적용이 허용된다. 당국은 이를 바탕으로 위험가중치를 낮추려는 구상이다.
이런 가운데 RWA를 둘러싼 규제 완화 시 은행권에서 기업은행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은 위험가중치 적용이 높은 중소기업 대출 위주로 여신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고 벤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 펀드 및 출자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여신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가 호재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금융위가 기업대출 및 상장주식에 관한 위험가중치 적용 기준을 크게 완화한다면 RWA 감소 효과 덕에 기업은행의 수혜폭은 커질 수 있다.
실례로 기업은행은 KT&G 1대 주주(지분율 7.59%)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현물 출자받은 주식을 들고 있다. 기업은행은 2017년 자기자본비율이 동종업계 평균치를 하회 한다는 이유를 들어 자본적정성 관리를 위해 매각을 추진했다가 보유하는 쪽이 이점이 크다고 보고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KT&G가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기업은행의 비이자이익에도 쏠쏠한 기여를 하고 있다. KT&G는 상·하반기 두 차례 나눠 배당을 지급하는데 매년 배당금액을 늘리고 있어 기업은행이 수취하는 배당금도 늘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1분기 KT&G로부터 전년(380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2024년 결산배당금 399억원을 받았다.
KT&G는 2024~2027년 4개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목표를 내걸고 1조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2조4천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통해 3조7천억 원의 주주환원을 추진한다. 또한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추가 주주환원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당국의 규제완화로 자본적정성 개선이 기대되고 실적이 성장해 주주환원 여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올해 2월 분기배당 도입 안건을 통과시켜 2026년부터 분기배당이 실시돼 주주환원에 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은행이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배당성향은 32.1%로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CET1 비율 개선 상황에 맞춰 배당성향을 40% 까지 점진적으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의 올해 순이익 추정치는 2조7718억원으로 전년(2조6445억원)보다 4.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업대출 영업 경쟁강도가 약화하면서 대출금액이 늘고 있어 이자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통상임금 관련 비용이 2~3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나 선제적 충당부채 적립으로 비용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자금 지원이 필요한 분야를 추가로 발굴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조기경보 및 신용위험 특별점검 등으로 건전성 관리를 선제적으로 하고 있고 고정이하여신 감축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행의 지난해 말 원화대출금 규모는 300조5842억원으로 여기서 기업대출 비중은 85.7% 수준인 257조5899억원이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기업대출 비중이 55%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기업은행의 낮은 대기업 여신 비중을 감안하면 자본적정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기업은행의 작년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1.32%로 국민은행(14.50%), 신한은행(14.34%), 하나은행(15.92%), 우리은행(13.05%) 등과 비교해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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