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실력 때문이 아니다.”. 10조 넘는 분기 이익은 ‘환경’ 덕분

[M 투데이 이상원기자] 삼성전자가 2024년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6조4,5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기간의 4조3,600억 원 영업 손실에서 대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분석기관들은 삼성전자가 최악의 시기를 지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의 반도체 부문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2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약 4%가 빠졌다. 호실적에도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다는 신호다.

실제로 삼성의 회복세는 반도체 산업 전반의 개선된 환경 덕분일 뿐,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살아났기 때문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의 흑자 규모는 아직 2022년 상반기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삼성은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 및 생산에서 여전히 SK하이닉스보다 뒤처져 있다.

하반기 HBM3와 HBM3E의 엔비디아 납품이 시작될 것이란 소식이 파다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의 출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반면 삼성은 아직 HBM3E 제품에 대한 엔비디아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HBM3E 엔비디아 납품이 더 늦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삼성은 "우리는 모든 주요 GPU 고객에게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엔비디아 납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HBM은 제조하기 어렵고 수율을 높이기도 쉽지 않다. 더욱이 가장 큰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납품 기준은 업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삼성이 HBM 생산을 본격화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이 엔비디아에 HBM3E를 대량 납품하게 되면 반도체 기업들은 가격을 더 낮출 수가 있다.

컨설팅 회사 KPMG FAS는 AI 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확장되고 있으며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삼성이 HBM 생산을 대폭 확대하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서버에는 고대역폭메모리 뿐만 아니라 고성능·대용량 저장장치(SSD)와 5세대 디램(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이 적용된다.

게다가 SK하이닉스 등이 D램을 여러 겹 쌓아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면서 일반 디램의 공급이 제한돼 디램 가격 전반이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HBM 공급이 많지 않은 삼성전자는 D램 가격 상상으로 반사이익을 봤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HBM 공급이 본격화 된 후에야 비로소 삼성의 실력이 증명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