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만도 실패한 지역의사제…"2027학년도 의대 입시 도입 준비됐나"

문세영 기자 2026. 4. 2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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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사제를 시행해도 의사들의 지역 이탈을 막긴 힘들 것이란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지역의사제 고시안을 행정예고하자 전문가들은 지역의사제 도입만으로 지역의 의료 공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지역의사제 제도가 정착하려면 지역의사제로 선발된 의사들의 활동과 개인적인 삶 사이의 조화, 중앙 정부의 획일적 주도가 아닌 지자체 및 지역의료기관과의 거버넌스 구축, 필수의료 가산수가 적용, 근무 여건 개선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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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개혁 없는 지역의사제는 도박"
김계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28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지역의사제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지역의사제를 시행해도 의사들의 지역 이탈을 막긴 힘들 것이란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지역 수련 환경 및 정주 여건 개선, 경력 관리 지원, 저수가 문제 해결 등 전반적인 의료시스템 개혁이 수반돼야 지역으로 의사를 유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계현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8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정책의 답은 현장에 있다: 지역의료의 위기와 지역의사제’ 세미나에서 “의료정책연구원 보고에 따르면 수련을 지방에서 받은 의사일수록 지방으로 이전하겠다는 의향이 높았다”며 “지역에서 수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인데 정부가 이런 정책에 집중하고 있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사제 시행에 앞서 의사들의 지방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지역의사제는 2027학년도 의대 입학부터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해 졸업 후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역 의료 인력을 보강해 지역에 의사가 없어 치료를 못 받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취지다. 

정부가 지역의사제 고시안을 행정예고하자 전문가들은 지역의사제 도입만으로 지역의 의료 공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한국보다 앞서 지역의사를 선발 중인 일본, 대만 등의 사례도 지역의사제 도입에 대한 우려를 더한다. 2007년 지역정원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의대 정원의 20%를 지역정원제도로 뽑고 있다. 제도가 시행된 지 20여년이 흐른 현재 해당 제도로 선발된 의사들은 제도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지역정원제도로 선발된 일본 의사들은 더 어려운 업무에 투입되거나 지자체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노예로 비유된다”며 “개인의 인생을 제약하는 제도라는 고발들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정원제도로 선발돼 의료 취약지에 남는 인원은 선발 인원의 30%에 불과하다. 이탈자가 많아 일본 내에서 제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만은 1969년부터 공비 의학생 제도를 운영 중이다. 제도로 선발된 의사 중 18%만이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만은 이탈자들이 계속 늘면서 근무 조건을 유연화하는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 대만처럼 강제적인 방식을 적용했을 때 의사의 지역 정착률이 높았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에게도 닥칠 문제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당장 지역 응급실과 수술실에 의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미래 의료 인력을 양성하는 지역의사제 도입이 적절한 조치인지 지적한 의견도 제기됐다.

정준호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한국자치행정학회장)는 “지역의사제를 당장 내년부터 시행해도 학생들이 졸업하려면 6~7년을 기다려야 하고 지역에 배치돼 정착할지 확인하려면 10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며 “현재 지역은 10년 넘게 기다릴 정도로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역의사제 전형에 지원하는 지역 출신 기준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정 교수는 “중고등학교를 지역에서 졸업하면 해당 지역 출신으로 보는데, 의대 진학을 목표로 컨설팅을 받고 초등학교 때 지역으로 이사 오는 사례들이 상당수 생길 수 있다”며 “의무 복무 기간 이후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인력들이 많다면 결국 지역인재 선발이란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의사제 제도가 정착하려면 지역의사제로 선발된 의사들의 활동과 개인적인 삶 사이의 조화, 중앙 정부의 획일적 주도가 아닌 지자체 및 지역의료기관과의 거버넌스 구축, 필수의료 가산수가 적용, 근무 여건 개선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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