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길 왜 이제 알았지?"... 벚꽃 지고 다시 피어난 경주 600년 역사 속 꽃터널

관광객 다 빠지고 현지인이 몰래가는 경주 봄 나들이 코스

경주 겹벚꽃 명소 추천 / 사진=경주문화관광

하얀 벚꽃을 뒤로하고, 그 자리에 더 진한 분홍색으로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바로 겹벚꽃인데요. 남들보다 조금 늦게, 하지만 몇 배는 더 화려하고 탐스럽게 피어나 봄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죠.

그 중에서도 천년의 고도 경주 겹벚꽃 명소를 소개해 드릴게요. 끝나지 않은 봄 나들이를 만끽해 보시길 바랍니다.

선덕여왕길

선덕여왕길 / 사진=경주문화관광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곳은 이름마저 우아한 선덕여왕길입니다. 신라 최초의 여왕이었던 선덕여왕의 이름을 딴 이 길은 여왕과 깊은 인연이 있는 두 유적지를 잇는 편도 약 2km의 산책로인데요. 경사가 거의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거닐기 좋은 코스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산책로는 명활성과 진평왕릉을 연결합니다. 명활성은 선덕여왕 재위 시절 비담이 난을 일으켰던 역사의 현장이자 김유신 장군이 이를 진압했던 드라마틱한 사건을 품고 있는 곳이죠. 길의 끝에서 만나는 진평왕릉은 선덕여왕의 아버지인 진평왕이 잠든 곳으로, 왕릉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품입니다.

맨발 걷기 길 / 사진=경주문화관광

특히 선덕여왕길은 4월에 그 미모가 절정에 달합니다. 길을 따라 늘어선 벚나무들이 머리 위로 화려한 꽃 터널을 만들어주기 때문인데요.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반 벚꽃과 경주 겹벚꽃 나무가 구간마다 적절히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4월 초부터 말까지 한 달 내내 끊이지 않는 꽃의 향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한 맨발 걷기 길로도 예쁘게 정비되었습니다. 숲머리 음식특화단지나 신라왕경숲과도 가까워 꽃구경 후에 맛있는 식사를 즐기거나 쉬어가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마침 이번 4월 11일 토요일 오전 10시에는 진평왕릉 일원에서 제3회 선덕여왕길 왕벚꽃 맨발행사도 열린다고 하니, 축제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분들은 날짜를 맞춰 방문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주소: 경주시 보문동 43-24 (숲머리 공용주차장)

◆주차: 숲머리 공용주차장 이용 가능

불국사 벚나무숲

불국사 벚나무 숲 / 사진=경주문화관광

경주를 찾은 여행자들에게 불국사는 설명이 필요 없는 필수 코스이지만, 4월의 불국사는 그 품격이 또 다릅니다. 신라 역사의 깊은 향기가 배어있는 이곳이 가장 화려한 계절 여행지로 변신하는 시간이죠. 바로 불국사 정문으로 향하는 길목에 조성된 거대한 벚나무 숲 덕분입니다.

불국사 공영주차장에서 일주문으로 향하는 길 양옆으로는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벚꽃 군락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의 매력은 이중주에 있는데요. 한쪽에는 4월 초순을 수놓는 새하얀 일반 벚꽃 숲이 있고, 그 반대편에는 일반 벚꽃이 지고 난 뒤 비로소 꽃망울을 터뜨리는 경주 겹벚꽃 군락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진분홍 겹벚꽃 / 사진=경주문화관광

4월 중순 이후 불국사를 방문하면 세상이 온통 진한 분홍빛으로 물든 광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겹벚꽃 나무들은 유독 가지가 아래로 길게 늘어진 것들이 많습니다. 덕분에 까치발을 들지 않아도 탐스러운 꽃송이를 바로 눈앞에서 마주할 수 있고, 꽃 속에 푹 파묻힌 듯한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사찰의 고요함과 겹벚꽃의 화려함이 공존하는 이 풍경은 오직 경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선물입니다. 4월의 햇살을 받아 더욱 선명하게 빛나는 분홍색 꽃송이들을 보고 있으면, 왜 많은 이들이 이 짧은 봄날의 풍경을 보기 위해 매년 경주를 찾는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주소: 경주시 진현동 50-2, 불국사 공영주차장

◆주차: 불국사 공영주차장

벚꽃이 진다고 봄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진짜 주인공은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죠. 남들보다 조금 늦은 봄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경주로 떠나보세요. 선덕여왕길의 호젓한 낭만과 불국사의 화려한 경주 겹벚꽃이 여러분의 2026년 봄날을 가장 완벽하게 마무리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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