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로 인한 직무 변화가 더 이상 체감이나 전망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고용 통계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의 최근 노동시장 데이터에서는 특정 직무군의 채용 감소와 축소가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기술 도입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숫자로 확인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영역은 반복적 콘텐츠 생산 직무다. 단순 기사 작성, 마케팅 카피 초안, 제품 설명 문구 작성, 기본 리포트 작성 업무에서 채용 수요가 급감했다. 과거에는 주니어 인력이 담당하던 역할이었지만, 현재는 생성형 AI가 같은 작업을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수행한다. 이로 인해 해당 직무는 신규 채용 자체가 줄어들거나, 아예 직무 정의에서 사라지고 있다.
번역과 로컬라이징 분야에서도 변화는 분명하다. 단순 문서 번역, 자막 초벌 작업, 다국어 콘텐츠 변환을 담당하던 인력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AI 번역의 품질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인간 번역가는 감수나 고난도 작업으로 역할이 축소됐다. 통계상으로는 ‘번역 보조’나 ‘초급 번역’ 직무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고객 지원 분야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기본 문의 대응, FAQ 처리, 주문·계정 관련 단순 상담을 맡던 직무는 AI 챗봇과 자동 응답 시스템으로 대체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콜센터 고용 데이터에서는 하위 단계 상담 인력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인간 상담은 복잡한 민원이나 책임 판단이 필요한 영역으로만 집중되고 있다.
이 변화의 특징은 속도다. 자동화는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생성형 AI는 학습과 적용 속도가 훨씬 빠르다. 직무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직무 전환의 완충 기간을 짧게 만들고, 노동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생성형 AI로 인한 직무 소멸은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이다. 통계로 확인된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며, 단순·반복·초벌 업무를 중심으로 한 구조 조정은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고용 시장은 이제 ‘AI가 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인지를 기준으로 다시 재편되고 있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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