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위해 '대부업 지우기' 안간힘 [넘버스]

조회 402025. 3. 4.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사진 제공=OK금융그룹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선포한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면서 '대부업 꼬리표' 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윤 회장의 동생이 손을 댄 업체들까지 도마 위에 오르자, 이들의 사업 목록에서도 대부업을 삭제하며 상상인저축은행을 사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치고 가격 협상에 들어갔다. 인수가에 대한 양사의 눈높이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OK금융의 인수 의지가 강한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거래는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OK금융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는 영업권 확대와 시장 지위 상승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OK저축은행은 서울과 충청·호남 지역, 상상인저축은행은 경기·인천의 영업권을 보유했다. 그러므로 OK저축은행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수도권 영업권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또 총자산 기준 저축은행 업계 1위에 오르게 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3조7843억원으로 저축은행 업계 2위다. 1위는 총자산 14조8211억원의 SBI저축은행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조7554억원으로 OK저축은행이 이곳을 사들이면 총자산 16조5397억원으로 업계 1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이에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대부업 경력 지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당초 OK금융은 2014년 예나라·예주저축은행을 인수할 때 당국과 2024년까지 대부업에서 철수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OK금융은 2018~2023년 원캐싱과 미즈사랑,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등을 청산해왔다. OK금융은 아프로파이낸셜대부를 정리한 2023년 10월을 기점으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최 회장의 동생 최호 씨가 대부 업체 2곳을 운영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최 씨가 사내이사로 등재된 대부 업체는 옐로우캐피탈대부와 H&H파이낸셜대부 등 2곳이다. 이에 이곳들은 지난해 말 사업목적에서 대부업을 삭제했다. 2014년 설립된 옐로우캐피탈대부는 지난해 말 프로이데아홀딩스로 사명을 바꾸고 대부업과 여신금융업, 대부중개업 포함 금융지원 서비스업 등 대부 관련 사업목적을 뺐다. 또 금융컨설팅업과 부동산임대업, 소프트웨어개발업 등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같은 시기 H&H파이낸셜대부도 H&H로 사명을 변경하고 사업목적에서 대부업과 대부중개업을 제외했다. H&H는 계열사 자금거래 등 여신금융업과 여유자금 투자 포함 금융지원 서비스업, 자산유동화업무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2곳 모두 이혁진 대표가 대표이사이며 최 씨는 사내이사에 등재돼 있다.

OK금융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 실사를 마친 상황"이라며 "경쟁입찰이 아닌 단독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희망 인수가격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유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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