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정숙성, 연비 최곤데 승차감은? 스타리아 라운지 하이브리드
최근 국산 MPV 시장에도 기아 카니발을 필두로 하이브리드 열풍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현대차 역시 발 빠르게 올해 초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를 내놓았다. 고급 미니밴인 스타리아 라운지 트림에서도 하이브리드를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시승차는 스타리아 라운지 최상위 트림인 7인승 인스퍼레이션에 풀옵션을 장착했다. 가격은 4946만원이다.
전신인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과 비교했을 때 몰라볼 정도로 고급화가 이루어졌다.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도 고급 미니밴을 지향하면서 기존 스타렉스에서 상품성을 대폭 개선했지만 여전히 승합차 이미지가 강한 편이였다.
스타리아 라운지는 기아 카니발에도 적용된 현대차그룹 3세대 플랫폼을 적용했다. 결과적으로 후륜구동 기반에서 전륜구동으로 변경돼 보다 실내공간 확보가 가능해졌다. 디자인 역시 미래지향적으로 변신을 하면서 세련된 이미지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스타리아 카고, 투어러 모델과 달리, 풀 LED 헤드램프와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이 적용된 대형 LED 리어콤비램프, 18인치 알로이 휠, 투톤으로 이루어진 전면 그릴과 사이드 미러로 일반 모델과 차별화된 분위기를 풍긴다.
운전석에 탑승하면 10.25인치 LCD 클러스터 및 센터 디스플레이, 앰비언트 무드램프, 전자식 변속버튼과 화사한 컬러의 실내 내장재와 나파 가죽 시트, 스웨이드로 이루어진 헤드라이너 등으로 무장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운전자를 반긴다.
안전 및 편의장비로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차로 이탈방지 주행보조 시스템, 오토 홀드, 애프터블로우 기능을 포함한 풀오토 에어컨, 220V 인버터, BOSE 프리미엄 사운드 등 고급 승용차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알찬 구성으로 치장했다.
전륜구동 기반이라 센터 터널이 사라져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가 완전한 평탄화가 이루어졌다. 2, 3열 공간도 성인 남성이 일어설 수 있을 만큼 거주성이 눈에 띌 정도로 쾌적해졌다.
센터 콘솔은 2L 생수병 2, 3병이 들어갈 정도의 깊고 넓다. 별도의 컵홀더가 달려 있고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미닫이 커버를 닫아 테이블로 전환이 가능하다.
또 클러스터 앞쪽과 내비게이션 뒤쪽에 숨어있는 깨알 같은 수납공간도 자주 사용하는 자잘한 물건을 수납하기에 용이하다. 내부에 충전 포트도 장착돼 전자기기 수납 용도로 안성맞춤이다. 전체적으로 1열 수납 공간을 알차게 활용했다고 느껴진다.
시승차는 7인승 모델이다. SUV 대비 가장 큰 매력은 좌우 전동식 슬라이딩 도어를 열고 탑승할 때다. 상체를 거의 숙이지 않고 실내에 진입하면 광활한 개방감과 함께 2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가 반긴다. 시트를 완전히 눕혀 다리 받침대까지 쭉 펼쳐 리클라이너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장거리 이동에 안락하고 편리하겠다.
3단계로 조절되는 통풍과 열선 기능도 적용돼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다. 완전히 누운 뒤 광활한 파노라마 썬 루프를 통해 하늘을 바라보는 개방도 느낄 수 있다. 레그 룸 또한 넉넉하다. 발을 완전히 뻗어도 앞 좌석에 닿지 않을 정도로 리무진에 탄 것 같은 느낌을 제공한다.
또한 2열 승객을 위한 2개의 USB 충전 포트와 220V 파워 아울렛, 2개의 컵홀더, 슬라이딩 수납함도 마련했다. 2열을 위한 별도의 공조 조작 시스템도 배치해 공조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쇼퍼 드리븐으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는 구성이다.
3열 공간도 2열 만큼이나 넉넉한 레그 룸과 헤드 룸을 확보했다. SUV 모델의 3열 공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한 공간을 제공한다. 3열에도 USB 포트 2개, 컵홀더 4개, 수납공간, 송풍구를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3열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3열 시트를 전방으로 쭉 슬라이딩 하거나, 폴딩해 넓은 적재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3열에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도 골프백을 세워서 실을 수 있는 등 다양한 가짓수의 활용도를 제공한다.
파워트레인은 현대차그룹 공용인 직렬 4기통 1.6L 터보 엔진에 6단 자동 변속기가 매칭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와 동일하다. 시스템 총 출력 245마력, 36.4kg.m 토크를 발휘한다.
엔진출력만 180마력, 27kg.m 토크, 모터출력은 54마력이다. 시승 전 공차중량이 2310kg에 달해 "1.6L 터보 엔진으로 답답함 없는 일상주행이 가능할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전기 모터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복잡한 시내에서도 부족함 없는 가속 성능을 보여줬다.
전기 모터만 사용해 구동하는 EV모드로 주행을 하다가 엔진이 작동하는 시점에서도 이질감 없이 부드럽게 전환되는 게 인상적이였다. 다만 언덕 길이나 급 가속시 엔진이 개입하면서 RPM을 높게 쓸 경우 꽤 큰 엔진음이 실내로 유입된다.
한적한 길거리나 지하주차장 같은 외부에서 들었을 때 엔진 시동이 걸릴 때 중저음 배기음도 꽤 크게 들렸다. 고속도로에서 고속 영역에서의 가속 성능도 준수한 편이다. 시속 110km까지 답답함 없는 가속이 이어졌다. 시속 140km 이상 초고속 영역까지 처지지 않는 가속성능을 뽐냈다.
연비는 정체가 심한 시내에서 11km/L 이상이 나왔다. 고속에서 시원시원하게 다녀도 15km/L를 가볍게 보 여줬다. 디젤 모델에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고속 연비가 강점이다. 시내는 디젤 모델보다 훨씬 우수한 연비를 보여줬다.
차량 중량이 크게 늘어났지만 MPV 중 연비가 우수한 편에 속한다. 연비 때문에 디젤을 택하거나, 정숙성을 위해 LPi 모델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에게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모델이 스타리아 라운지 하이브리드가 정답이 아닐까 생각된다.
승차감은 여러가지 문제를 노출했지만 이전 플랫폼에 비하면 훨씬 안락해졌다. 꽤나 소프트 해진 승차감으로 1열 기준으로 승합차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승차감이 좋았다. 문제는 진동 처리 능력과 충격 흡수 능력이 다소 아쉬웠다. 1열의 경우에는 잔진동이 조금 올라오는 정도로 준수했지만 2열과 3열 순으로 뒤로 갈수록 요철을 지날 때 승합차 특유의 불쾌한 충격과 진동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 부분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차량의 주행 감사각은 MPV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우수했다. 가속시 안정감과 롤 억제 능력도 준수했다. 2.3톤에 달하는 중량이라 고속주행이나 급격한 코너에서 불안하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꽤나 우수한 제동성능과 코너링을 보여줬다.
코너에서 거세게 몰아넣어도 기자가 생각했던 MPV의 고정 관념을 깨는 안정적인 거동이 매력이다. 의도적으로 뒷바퀴 하중을 빼면서 다소 자세가 무너질 수 있는 모션을 만들어도 안정적인 자세로 곧바로 회귀하는 점은 인상적이다. MPV 특성상 스포티한 운전은 별로 없겠지만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에서 대처할 경우가 생긴다면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겠다.
고급 미니밴 포지션인 스타리아 라운지 모델에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추가하면서 정숙성과 유지비용 부분에서 흠 잡을 것이 별로 없는 탄탄한 상품성으로 무장했다.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것도 매력이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7인승 최상위 트림인 라운지 모델의 시작 가격은 4614만 원으로 카니발 하이브리드 7인승 최상위 트림인 그래비티 모델의 5113만원보다 499만원이나 저렴하다. 카니발에 비해 넓은 실내공간은 두 모델 중 거주성과 가격을 중요시 하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매력 포인트다.
한 줄 평
장점 : 뛰어난 정숙성과 우수한 연비를 가진 럭셔리 미니밴..동급 대비 가격도 저렴
단점 : 여러모로 뛰어난 모범생이지만 결정적으로 아쉬운 승차감
이재웅 에디터 jw.lee@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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