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막을 묘수 있다는 ‘골목길 경제학자’…“사람 끌어모으는 방법은”
개인이 콘텐츠 직접 만드는
크리에이터 경제 점점 확대
성수동부터 양양·제주까지
로컬 생태계에도 막강한 힘
지역소멸 막는데 활용해야
지방 출장 일정이 연달아 잡혀있다는 그를 만나기 위해선 이른 아침 서울역 앞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해야 했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그는 “작은 골목과 지역에서 시작된 창의적 움직임이 더 큰 경제적,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창의적인 개인이 만들어가는 미래 사회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 교수는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이 디지털 플랫폼을 넘어 물리적 공간과 도시 전체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라고 하면 보통 유튜브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창작자 경제를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가 커머스와 제조업 분야까지 진출하며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요.”
개인이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크리에이터 경제의 확장이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모 교수는 크리에이터 경제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리고 ‘도시’라는 3대 축을 기반으로 성장한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들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합니다. 물리적 공간에서는 팝업 스토어나 독립 서점 같은 장소가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고객과 소통하고 경험을 제공하는 무대가 되죠. 마지막으로 도시는 이러한 활동이 모여 지역 경제와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기반이 됩니다.” 그는 이 세 요소가 결합할 때 비로소 창의적인 활동이 사회 전반에 걸쳐 의미 있는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든 크리에이터가 무신사 같은 브랜드를 창업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다. 모 교수는 ‘크리에이터 중산층’의 형성을 강조했다. “크리에이터들이 디지털 플랫폼에 종속될 경우 기존의 문화산업처럼 소수의 슈퍼스타만 성공할 수 있어요. 하지만 오프라인과 로컬 도시로 영역을 확대하면 적절한 수익을 올리는 다수의 크리에이터 중산층이 형성될 수 있죠.”
크리에이터 중산층 형성을 위해선 보다 많은 로컬 도시가 각자의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켜 크리에이터들을 불러들여야 한다고 모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서울 성수동뿐 아니라 전주 한옥마을과 서퍼들의 성지 양양, 성공적인 보헤미안들을 끌어들이는 제주에서도 크리에이터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며 “각 지역의 독특한 환경이나 라이프스타일을 로컬 문화로 만들고, 이를 골목상권 중심의 로컬 브랜드 생태계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 교수는 정부와 지역 사회가 크리에이터들이 창의적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컬 생태계 육성을 위해선 정기적인 네트워킹 이벤트와 워크숍,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창작·창업을 지원하는 거점을 조성해 줘야 합니다.” 최근 모 교수는 이러한 콘텐츠 상권을 이론화한 저서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를 발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크리에이터 경제가 지역 소멸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지방 소멸 문제는 심각합니다. 그러나 크리에이터 경제가 지역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 지역이 다시 활력을 되찾고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곳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기반으로 창작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야말로 지역을 살리는 핵심입니다. 작은 골목 상권이라도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면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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