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밭이 된 해녀의 길목…낚싯줄과 쇠붙이 가득 [시사기획창/죽음의 바당 1부 ‘숨’]⑤
[시사기획 창 '죽음의 바당 1부 숨' 중에서]
대가는 반드시 따라옵니다.
인간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지난 겨울, 하도리에 31톤급 어선이 암초에 걸렸습니다.
인양에 실패했고, 어선은 파도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났습니다.
부서진 잔해와 어구들은 파도에 밀려 마을 어장으로 500m 넘게 떠밀려 왔습니다.
엉망이 되어버린 바다.
해녀들을 따라 바닷속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바닥에는 부서진 엔진 유압 장치와 배터리
긴 밧줄과 쇠붙이가 가득합니다.
가까이 다가가 손으로 툭툭 건드리자 주황색 녹물이 묻어나옵니다.
더 무서운 건, 낚싯줄과 폐어구입니다.
선체 인근엔 바늘이 크고 줄이 질긴 주낙이 곳곳에 감겨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무언가를 감을 듯합니다.
해녀들이 조업하러 가는 길목이 말 그대로 '지뢰밭'이 된 겁니다.
[강금연/하도어촌계]
배 엔진들 막 그냥 박살 나서 두 군데로 나누어져 있고. 저 배... 아까 들어가서 봤지요? 막 여기서 여기까지 다 부서져서 여기저기 있지.
(기자) 그거 보면 어떠셨어요?
겁나지. 그거 발에 걸리면 끊어지지도 않아. 호미로도 안 끊어진다고. 낚싯줄이 질겨서
(기자) 아까 들어갈 때 냄새가 엄청나던데
네. 기름 냄새
(기자) 어떠셨어요? 작업할 때 머리 아프시다고
속이 울렁거려. 그 냄새 맡으면 속이 막 울렁거려.
사고 발생 석 달 만에 인양선이 도착했습니다.
잠수부가 투입돼 부서진 선체를 수거합니다.
잔해를 묶고 로프를 매달아 하나하나 끄집어 올립니다.
[김영길/수거선 업체 대표]
폐어구들, 통발 이게 물속에 워낙 많이 있으니까 그 장비들이 그런 물건들이 있음으로써 고기들이 죽고 그런 현상이 해녀들한테 위험해서 주낙(어구) 제거 작업을 1차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일이 손으로 옮겨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
치우고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침몰한 배에서 기름이 유출되고, 해조류도 잔해에 쓸려나가 채취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고윤자/하도어촌계]
수거가 다 될 줄 알았는데, 안 돼서 너무 속상하고 지금 바다에 들어가 보니까 너무 진짜 말 못 할 정도로 완전 황폐화되고. 해초가 하나도 없이 다 쓸어버렸어요. 바다가 1~2년 안에 회복될 것 같지 않아요. 진짜 너무 속상합니다.
방송일시 : 2024년 9월 10일 (화) 10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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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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