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물가에 닭고기 소비 증가…치킨업체 수익성도 개선
미국의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닭고기 소비가 늘었다. 이에 따라 닭고기 공급업체들의 수익성도 개선됐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업체 서카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21일 기준 미국 내 닭고기 제품의 52주간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고 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소고기과 돼지고기 소매판매는 소폭 감소했다.
보도에 따르면 특히 소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닭고기 판매가 증가했다.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은 치킨 윙 구매량을 늘렸고 식료품업체들도 소고기 제품 대신 냉동 치킨텐더와 같은 닭고기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닭고기 수요가 늘면서 타이슨푸드와 필그림프라이드와 같은 육가공업체들의 가금류 부문 수익도 개선됐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 유지되면서 미국 가계 소득에서 식료품 지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면 일반적으로 비교적 저렴한 닭고기 수요가 증가한다.
타이슨푸드는 매년 200억개의 치킨너겟과 55억개의 치킨 윙을 판매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닭고기 공급 과잉과 비용 상승으로 고전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소고기와 고가의 브랜드 식품보다 필수 품목 구매를 우선시하면서 닭고기 판매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도니 킹 타이슨푸드 최고경영자(CEO)는 “오늘날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신중하게 소비하고 있다”며 “닭고기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하고 그중 일부는 소고기 소비자들로부터 왔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2위 닭 가공업체인 필그림프라이드의 파비오 산드리 CEO는 패스트푸드 체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약 60% 상승했다.
치킨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윙스톱은 주문량이 증가하며 올해 1분기 동일매장 매출이 21.6% 증가했다. 마이클 스킵워스 CEO는 매출 성장세에 대해 “우리가 한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자평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또 다른 치킨 패스트푸드 체인업체인 칙필레이도 지난해 각 지점 당 평균 75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도 대비 10% 증가한 수준이다.
닭고기 수요 증가와 함께 최근 사료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점도 닭고기 공급업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닭 사료의 주원료인 옥수수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약 20%, 대두는 약 15% 하락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추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한다. 또 닭고기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도매 닭고기 가격이 이미 오르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닭 가슴살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했고 닭 날개 가격은 2배 이상 올랐다. 또 미 농무부에 따르면 3월 말 냉장창고에 보관 중인 닭고기 양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