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되자 마자 넷플릭스 3위! '우영우' 제작진이 만든 韓 히어로 드라마

세기말 '모지리'들이 건네는 엉뚱한 위로, 넷플릭스 '원더풀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원더풀스(The WONDERfools)'가 공개와 동시에 국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출시 직후 대한민국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 시리즈' 3위로 직행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고,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비영어권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명함을 내밀며 K-콘텐츠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 작품이 공개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모은 배경에는 단연 제작진의 이름값이 자리한다.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유인식 감독과 제작진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영우'의 주역 박은빈이 타이틀롤을 맡고, 차은우, 김해숙, 최대훈, 임성재, 손현주 등 화려한 라인업이 가세해 세기말 초능력 어드벤처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완성했다.

'원더풀스'는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가 보여준 특유의 정서, 즉 레트로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평범한 이들이 미스터리한 사건에 휘말리며 성장하는 모험담의 매력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 기저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증명된 따뜻한 휴머니즘과 끈끈한 가족 드라마의 정서가 든든하게 흐른다. 거대한 세계를 구하는 거창한 영웅주의 대신, 어딘가 나사가 하나씩 풀린 '동네 허당(모지리)'들이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고 이웃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파고든다.

특히 최근 자극적인 OTT 콘텐츠들이 쏟아지는 흐름 속에서, 한국 장르물 특유의 거친 욕설과 자극적인 비속어가 눈에 띄게 적다는 점은 이 작품의 독보적인 미덕이다. 언어적 자극을 걷어낸 자리는 유인식 감독과 제작진이 조율한 영리하고 무해한 유머 코드가 채운다. 1999년 세기말의 막연한 불안감을 인물들의 엉뚱하고 해학적인 상황극과 슬랩스틱으로 유쾌하게 뒤틀며, 타인을 조롱하지 않고도 극의 활력을 시종일관 유지한다.

배우들의 독보적인 캐릭터 소화력과 앙상블도 빛을 발한다. 박은빈은 오늘만 사는 공식 개차반이자 순간이동 능력을 얻은 '은채니' 역을 맡아 거침없는 코믹 연기와 와이어 액션까지 훌륭하게 소화해 낸다. '우영우'에서 보여준 섬세함과는 180도 다른 파격 변신이다. 여기에 최대훈, 임성재 등 명품 조연들이 가세해 찰진 호흡을 자랑하며, 일반적인 할리우드식 히어로물과 달리 초능력을 일상 속 소동극이나 행정 업무로 풀어내는 신선한 리듬을 완성했다.

그러나 복합적인 장르적 시도가 완벽한 시너지만을 낸 것은 아니다. 장르적 쾌감을 기대한 시청자들에게는 후반부로 갈수록 서사의 밀도가 다소 떨어지는 아쉬움이 포착된다. 빌런과의 본격적인 대립각이 서는 지점에서 초능력 어드벤처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스펙터클한 재미나 짜임새 있는 서스펜스는 다소 심심한 편이다. 또한, 1999년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Y2K 감성은 초반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서사를 이끌어가는 핵심 동력이라기보다 단순한 시각적 소품이나 배경 장치에 머무는 듯한 기시감을 남긴다.

장르적 서사의 긴장감이 다소 완만하다는 약점이 있으나, '기묘한 이야기'풍의 레트로 모험담에 '우영우'식 휴머니즘과 가족 정서를 영리하게 배합한 기획력이 돋보인다. 욕설과 비속어를 배제한 채 무해하고 위트 넘치는 유머로 극을 이끌어가는 뚝심, 그리고 박은빈을 필두로 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작품의 완성도를 든든하게 지탱한다. 세기말의 불안 속에서 피어난 코믹 휴먼 히어로물로서 충분히 감상할 가치가 있다.

완벽하지 않은 이들이 서로의 빈틈을 채워가며 세상을 구하는 과정을 통해, 결국 중요한 것은 거대한 힘이 아니라 이웃을 향한 작은 마음이라는 메시지를 묵직하게 전달한다. 후반부 전개와 장르적 밀도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지만, 극 전반을 유쾌하게 감싸는 영리한 유머 코드와 욕설 없는 무해한 청량함, 그리고 배우들의 압도적인 열연이 구축한 특유의 따뜻한 세계관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자극적인 조미료 없이도 끝까지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앙상블의 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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