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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시탄 동굴 예배당을 나와 오카 성터로 가는 길에는 히로세 신사가 있다.
타케타 출신이기도 한 러일전쟁의 히로세 타카오 중좌(원계급 소좌)는 외부인에게는 신토에 있어서 최대의 논란거리인 '군신' 중에서도 최초로 군신으로 승격된 사람이다.

딱히 신사가 독특한 양식으로 지어진 것도 아니라서 대단히 볼 것은 없지만, 신사 위에서 보이는 타케타의 경치는 꽤 볼만하다.

여튼 신사를 거쳐 타케타 외곽의 작은 민가를 지나고...




터널과 언덕길을 번갈아 지나면...

오카 성터와 그 밑의 안내소가 나온다.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는데 좀 더 뒤에서 보면 성이 좌우로 꽉 채워서 디따 크게 보이는 구도가 있으니까 참고하셈...
오카 성은 작정하고 요새화한 산성 중의 산성이라 구조가 좀 특이한 편이다. 일단 성하마을을 의도적으로 멀리 지은 점도 있고, 막상 성 앞(남쪽)에 와서도 서쪽 방면까지 빙 돌아가야 정문이 나오는 구조임.

정문까지 돌아가는 길. 저 절벽도 성의 일부다.

가는 길에는 작은 기념품점과 쉼터들이 늘어서 있다. 표고버섯, 카보스까지는 오이타 현 전체의 특산품이고, 오른쪽은 타케타의 공예품인 히메다루마다.
타케타 시내를 돌아다니면 전시된 것들을 좀 볼 수 있는데, 길쭉한 얼굴이 뭔가 재밌어서 나중에 타케타를 다시 가게 되면 하나 사오지 싶다.


정문으로 오르는 길. 사진에서 보이는 것보다 2배 정도는 올라가야 됨.
키리시탄 다이묘인 오토모 가문의 가신인 시가 가문에서 꾸준히 증축한 성이라서, 혹자는 선교사들로부터 서양의 성을 배워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긴 있는데, 글쎄올시다...

계단을 나름 올라가야 한다. 95미터 정도 오른다고 함.



정문 터로 들어오면 남북으로 길게 뻗은 길쭉한 성을 구경할 수 있다. 북쪽으로 500미터 정도 가면 혼마루와 후문이 있고, 정문 근처 남쪽에는 니시노마루가 있다. 길이만 1km 정도되는 엄청 큰 성임.


능선을 따라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있는 성이라 절벽 건너로 혼마루 터가 보인다. 오카 성이 지어진 산 자체는 높이가 300미터라서 밑바닥하고는 꽤 차이가 난다.



혼마루로 들어가는 문(존나 덥다).

화장실이 2층하고도 이어지는게 굉장히 특이하게 생겼음.


마찬가지로 절벽 건너로 보이는 니시노마루. 날씨가 너무 덥고 시간도 애매했어서 미처 가보지는 못했는데, 저쪽에서도 경치는 꽤 좋다고 함.

혼마루 터 끝자락에는 오이타를 대표하는 작곡가(도쿄 출생)인 타키 렌타로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그가 작곡한 <황성의 달>이 오카 성을 두고 쓰였기 때문이다.
노래의 내용은 찬란했던 오카 성의 그 시절은 어땠을까, 지금은 빛바랜 성이 덩굴로 덮혔는데 왜 자연과 달빛은 그대로일까, 하는 그런 노래다.
폐성령이 내려지기 전에도 18세기 쯤에 화재가 난 뒤로 거의 다 박살나고 성하마을하고도 너무 멀어서 버려지다 싶었던 성이라서 그 시절에도 아련한 그런 느낌이 있었나 봄.
가기 전에 <황성의 달> 한 번 들어보고 가면 좋음. 듣기 좋은 노래기도 하고, 단순히 관련있는 노래가 아니라, 타키 렌타로가 타케타에서 지내면서 오카 성을 보고 오카 성을 생각하며 쓴 노래라 감상이 배가될 거다.

사진은 신사만 보이지만 천수 터도 엄청 넓음.
글쓴 시점은 여름이라 싱그러운 분위기인데, 벚꽃도 피고 등나무도 피고 운해도 깔리고 단풍도 예쁘게 지고 눈도 뽀얗게 쌓이는 곳이라 사계절 어느 때든 갈만한 성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오토모 가문 이후에 영주가 된 나카가와 히데시게가 조선에서 긴빠이친 모란도 핀다.


아찔하게 보이는 절벽 + 성벽. 오토모 가문의 가신인 시가 가문이 북상하려는 시마즈 가문을 오카 성에서만 100년이 넘도록 틀어막고 있었기에 오토모 가문은 북쪽의 쿠로다 칸베에에 의해 멸망했다(?). 난공불략이라 불리는 요새들의 숙명이다.

어느정도 구경하고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오카 성의 비하인드를 배우는데 또 도움이 되는 곳을 알고 있기 때문.

아까 말했던 히메다루마. 뭔가 길쭉한게 재밌게 생겨서 집에다 하나 놓고 싶다.

타케타 키리시탄 박물관. 오카 성을 중심으로 분고 내륙의 카쿠레키리시탄 유물을 발굴하고 전시하는 박물관이다.
지난 여행기의 키리시탄 동굴 예배당을 관리하는 사람들도 이곳 소속이다.

지자체가 아니라 동아리? 소모임?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그렇게 큰 박물관은 아니다.
재밌던 건 지자체 운영이 아니라서 들고 있던 타케타 시내 관광지 일일권에 해당하는 곳이 아니었는데 그냥 해주셨다...? 유도리 개념이 희박한 일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겪어본 유도리임;;

타케타 산골짜기에는 이렇게 기독교식 무덤이 종종 발견된다고 한다. 오토모 가문에 의해 분고국 내륙은 기독교가 꽤 보급됐던 것도 있고, 기독교가 금지된 이후로도 길게 60년 정도는 존속했다고 보기 때문에, 일부 토속신앙에 기독교 세계관이 섞여버린 곳들도 있다고 이 박물관은 주장한다.

근데... 이걸 천사로 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아무튼 천사랜다. 그것도 성모 마리아까지 섞인...

이렇게 빼도박도 못하는 것들도 있긴 하다. 기독교가 금지된 이후에 만들어진 것인데도, 이브데로붐 렉스 나자레누스 예수스(나자렛의 예수, 유대인의 왕), INRI라 적힌 비석이 발견되기도 하니깐.

오카 성터가 이 '타케타 키리시탄'과 엮이는 이유는, 대부분의 유물들이 오카 성에서 발견됐기 때문임. 시가 가문이 오토모 가문을 따라 키리시탄 다이묘로 활동한 것도 있고, 여기서 정복당하지도 않고 버텨오느라 키리시탄 유물이 엄청나게 쌓여 있었다고 함.
특이한 점은 오토모 가문이 축출되고 분봉된, 고베에서 불려온 나카가와 가문도 이를 딱히 건들지 않고 묵인했다고. 저번 글에서 언급했던 '산티아고의 종'이 멀쩡히 오카 성 창고에서 발견된 것도 그 덕이라나.
어쩌면 나중에 키리시탄을 색출하면서 압수해온 기독교 유물들이라 생각하고 냅둔 걸지도? 추측만 있을 뿐이다.

카쿠레키리시탄이 된 이후의 유물들도 여럿 전시되어 있음. 신토 신당인 척하는 성소(십자가가 같이 들어있었다고 함). 이건 카쿠레키리시탄이 있는 지방이면 의외로 흔한 유형이다.

성상.
어떤 성상들은 부호의 저택 지하에서 발견되기도 했다고 함. 손님들을 잔뜩 초대했다가 있는지도 몰랐던 지하실로 바닥이 꺼지면서 발견된 사례였다고.

마리아 관음상. 관음보살인 척하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다. 일반적인 관음보살이랑 지인도 다르게 맺고 등이나 아기 예수에 십자가가 그려져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위장된다.

거울 속에 숨겨진 십자가.


탄압 막바지로 가면 이렇게까지 숨겨두는 유물들도 생긴다.

설명이 필요없는 후미에도 있다.
아무튼 짧게 구경하기 좋은 박물관임. 이 글로 배경지식도 쬐깐 생겼으니깐 한 번 구경해보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일권이 적용되는 하나미즈키 온천에서 피로를 싹 풀어주고 타케타를 떠났다.
타케타 은근 알찬 곳이라 철도만 멀쩡하면 꼭 와보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