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속어 논란'에 여야 충돌 '격화'..與 "MBC 책임" vs 野 "박진 해임"

28일 서울 마포구 MBC 본사 앞에서 박대출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과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권성동 과방위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 보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으로 여야의 대립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여당은 논란의 영상을 최초 보도한 MBC가 '자막조작 방송'을 했다며 공영방송의 자질을 상실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야당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외교 참사'로 규정하는 동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등 '대통령실 외교부 라인 전면 교체'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MBC 편파 조작 방송 진상규명 TF’를 꾸려 야당에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위원들과 함께 28일 오전 MBC 서울 상암동 사옥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입장을 피력했다. 이들은 이번 MBC의 보도를 '자막 조작 사건'으로 규정하며 "자막을 조작해 대통령 발언을 왜곡해 국민을 속였다"고 강력 규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MBC 본사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MBC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자막조작 사과하라', '편파방송 중단하라', '정언유착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에 나섰다. 또 "조작자막 편파방송, 공정방송 어디 갔나. MBC는 사과하라", "공영방송 외치면서 편파왜곡 웬말이냐. MBC는 사과하라", "진실외면 거짓 해명 박성제는 사퇴하라", "부끄럽다 조작자막. 왜곡방송 중단하라"고 외쳤다.

28일 서울 마포구 MBC 본사 앞에서 박대출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 보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국회 과방위 소속 권성동 의원은 MBC의 보도에 대해 '제2의 광우병 선동'이라며 비판했다.

권 의원은 MBC는 미 국무부와 백악관에 이메일을 보내 외교적 문제를 일으키려 하는 등 외교적 '자해공갈'을 일삼았다"며 "단순한 해프닝을 외교참사로 만들어 정권을 흔들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MBC는 민주당의 친위부대가 됐다"며 "공영 방송이라는 간판과 구호를 내리고 민영화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스크포스 위원장인 박대출 의원은 박성제 MBC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현장에 등장하지 않은 데 대해 비판하고 잘못된 보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자리에 와서 동영상 파문의 진실을 알려고 왔으나 박성제 사장은 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MBC 경영진은 다 어디로 도주했나"고 비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간사 등 의원들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보도와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MBC를 항의 방문한것에 대해 언론 탄압이라는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반면 야당은 윤 대통령 순방 과정에서 발생한 각 논란을 '외교 참사'로 지칭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설특별위원회를 꾸려 운영하기로 했다. 또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윤석열정권 외교참사 거짓말 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구성을 논의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았고, 위원은 구성 단계에 있다고 알려졌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정부·여당의 대통령 순방 중 사적 발언 보도 경위 추궁 움직임 관련 비판 기자회견 뒤 취재진을 만나 "당 차원에서 윤 대통령 외교 참사와 거짓말에 대한 외교참사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앞서 민주당은 전날(27일)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당론을 발의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어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박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번 해임 건 안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외교가 아무런 성과도 없어 국격 손상과 국익 훼손이라는 전대미문의 외교적 참사로 끝난 데 대하여 주무 장관으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29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해임 건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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