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 "외국인 보험시장 잠재력 높아…다양한 가입채널 필요"

/자료=보험개발원 통계분석 자료

국내 보험사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 장기체류 중인 외국인(이하 외국인) 관련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외국인 삶의 질 향상과 사회통합 정책을 강화하면서 지속적인 증가세가 전망된다.

보험개발원은 19일 세계인 주간을 맞이해 외국인의 보험가입 통계를 바탕으로 이같이 분석했다. 앞서 정부는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19조에 따라 국민과 재한외국인이 서로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면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세계인의 날인 이달 20일부터 일주일 동안을 세계인 주간으로 지정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90일 이내 여행 등 단기체류를 제외한 외국인은 191만명으로 2022년 말 169만명 대비 13%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젊은 연령대의 장기체류 외국인은 3월 말 기준 93만명으로 85만명이었던 2018년 말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고 가망고객(보험 가입이 예상되는 사람)도 이에 비례해 늘고 있다.

생명보험, 장기손해보험, 자동차보험에 1개 이상 가입한 외국인은 약 69만명(2022년 기준)으로 나타났고, 보험가입률은 41%로 집계됐다. 내국인이 86%인 점을 감안하면 적은 수치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외국인 시장의 경우 절대 규모는 적지만 가입률이 낮아 시장 잠재력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험종목별로는 생명보험이 31만명, 장기손해보험이 42만명, 자동차보험이 22만명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개년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4.6%, 2.8%, 8.8%를 기록했다.

생명보험은 직장에서 가입하는 단체보험을 제외하면 건강보험, 암보험, 상해보험 순으로 가입비중이 높았다. 장기손해보험은 상해보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런 성향은 내국인과 유사했다.

생명·장기손해보험 모두 연령별로 남녀 가입률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외국인 30~40대 남성의 가입률은 동일 연령대의 여성 대비 현격히 낮아 보장공백이 우려된다고 보험개발원은 설명했다.

보험개발원은 자동차보험에 대해 외국인의 가격 민감도가 더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택적으로 가입할 수 있는 '자기차량손해담보'를 선택한 비율을 살펴본 결과, 외국인(62%)이 내국인(83%)에 비해 낮았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은 내국인과 동일하게 외국인도 비대면으로 가입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면 판매비중이 66%로 가장 높다. 내국인의 경우 36%가 대면 채널을 통해 가입하고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다양한 외국인의 특성을 감안해 기존 보험상품을 재정비하고 체류 목적과 보장 수요에 부합하는 보험상품을 확충해야 한다"며 "비대면화에 대응하고, 언어적·문화적 장벽을 낮출 수 있는 보험 가입채널을 확보하는 등 일련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