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추모공원으로 지역 발전 가능…죽음·장례 문화 바뀌어야"

포항 추모공원 '영일의 뜰'(가칭)에 대한 심포지엄이 18일 포항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에선 추모공원에 대한 건립 타당성에 대한 발표가 주류였다.

이미 포화상태에다가 시설 노후화가 만연한 포항 우현 및 구룡포 화장장을 대체하기 위한 필수대책이라는 핵심이다.

심포지엄은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 김일만 포항시의회 부의장, 전주현·김상백 포항시의원과 주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심포지엄 장소 앞에는 북유럽·동유럽·서유럽과 아시아권 등에 대한 장례 문화가 소개되면서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본격적인 주제발표의 첫 물꼬는 박복순 장례와 화장문화 공동대표가 맡았다.

박 대표는 최근 시가 낙후되고 열악한 화장장을 혁신해 시대에 맞는 종합장사시설을 새롭게 건립코자 부단히 노력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포항시의 오랜 숙원사업일 뿐만 아니라 화장 지연 문제점이 잇따르면서 가장 시급한 우선 과제라는 점도 설명했다.

시는 50만 명에 육박하는 경북 제1의 도시이고 포스코 등 철강산업과 교육, 군사, 수산업 중심지로서 도시 역량이 크다고 평가했다.

벌써 전국 타 지자체에 선진 추모공원이 건립되거나 건립 수순을 밟고 있는 만큼 추모공원이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김시덕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죽음과 장례 문화에 대한 역사 소개를 통해 청중의 공감을 샀다.

인간만이 가진 장례 문화로서 선사시대부터 매장, 화장, 풍장, 수장, 유기장 등 다양한 장례 형태가 존재했음을 알렸다.

조선시대에는 유교문화가 중심이었기 때문에 신주를 모시는 사당이 다수 설치됐고 '조상'은 보이지 않는 가족으로서 4대가 함께 생활하는 형태가 됐다고 했다.

특히 예송과 의례 논쟁을 통해 상복을 어떻게 입느냐는 문제로 다툰 점을 들어 장례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근현대에 기독교 유입 이후 변화가 재차 이뤄졌고 장의사라는 직업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조선시대 매장이 근현대에 화장으로 탈바꿈됐다.

결론적으론 각종 미디어에서 생산한 장례 문화의 부정적 인식보단 선진 추모공원 마련으로 지역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방점이다.

박태호 장례와 화장문화연구포럼 공동대표는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구치시 메구리노모리가 고속도로 휴게소 및 수변공원으로 둘러싸인 구조라는 점을 피력했다.

바깥에선 화장장이라는 형태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세련된 건축 방식과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매점과 키즈카페까지 갖춰진 이색 공동공간이라는 것이다.

일본 오사카부 돈다바야시시립 장사시설은 일본 야구대회가 시설 내 체육공원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립 제2화장장은 주민 반대가 있었지만 건립 이후 녹지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와 분리됐다는 점, 벨기에 뇌프샤토 롱글리에 장사센터는 장사시설과 편의시설이 함께 마련됐다는 점, 오스트리아 비엔나 중앙묘지 등은 베토벤 및 모차르트 같은 음악가 묘역으로 연간 100만 명 외국관광객이 들리는 명소라는 점 등이 부각됐다.

김태식 역사전문언론인이자 전 연합뉴스 문화부장은 우리나라가 죽음과 장례에 대한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 9·11 테러 당시 군인, 경찰, 소방관의 죽음 이후 지원자가 몰려들었고 '소리 없는 울음'을 통해 죽음을 숭엄으로 바라봤다고 힘줘 말했다.

자신이 겪은 아버지의 죽음 사례를 토대로 삼베 복장으로 엄동설한 바깥에서 추위에 떨었던 점을 비춰 문화개선이 요구된다면서 오열과 곡소리가 아니라 고인을 멋지게 (하늘나라로) 모시자는 위트있는 표현을 나타냈다.

새로운 시대정신 속에 변화가 요구하는 추모시설이 시작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당위성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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