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육군 부사관
최근 국회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육군 부사관의 충원율이 전군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육군은 8,100명의 부사관을 선발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3,400명만 충원됐다. 이는 정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사실상 인력 공백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2020년에는 95%의 충원율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53%가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타군의 충원율을 비교해도 차이는 크다. 해군은 90%에서 55%로 감소했고, 공군은 100%에서 69%, 해병대는 98%에서 76%로 하락했다. 이러한 비교를 통해 육군의 인력난이 타군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그만큼 육군은 현재 전력 유지에 있어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사관학교도 흔들리는 육군 간부 충원
문제는 부사관뿐만 아니라 장교 충원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육군의 핵심 간부 양성 기관인 육군사관학교의 임관율마저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약 84%였던 임관율은 올해 67.6%로 급격히 하락했다. 이는 육군 장교가 되기를 꺼리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다른 장교 양성기관인 3사관학교의 임관율도 같은 기간 85.5%에서 65.5%로 떨어졌다. 육사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입학 후 중도에 편입을 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서울 주요 대학으로의 편입 사례가 증가하며 군 경력의 매력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장기적으로 육군 간부 체계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 요소이다.

격오지 근무가 기피 요인으로 작용
육군 간부 지원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은 근무 여건이다. 타군에 비해 격오지 근무 확률이 높은 육군의 특성상 장기간 외딴 지역에서 생활해야 하는 불편함이 크다. 특히 민간과의 접점이 적고, 복지 혜택에서도 차이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공군이나 해군에 비해 숙소 환경이나 인프라 면에서 상대적 열세에 있다는 평가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군 내 진급 체계에 대한 불만도 존재한다. 일정 기간 복무 후에도 명확한 진급 기준이나 장기복무 혜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육군 간부 충원율 하락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숙련 간부 이탈로 전력 공백 가속
충원이 부족한 가운데 숙련 간부의 이탈까지 겹치며 육군 전력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5년간 전역한 중·장기 복무 제대 간부 수는 2020년 대비 38.5%나 증가했다. 특히 자발적으로 전역을 신청하는 ‘희망 전역자’ 수가 급증한 것이 눈에 띈다. 2020년 3,154명이었던 희망 전역자는 지난해 5,506명으로 늘었다. 이 중에서도 육군 부사관의 희망 전역자가 2,480명에 달하며, 2020년 1,147명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숙련된 간부의 이탈은 단순한 인력 감소가 아니라 지휘 체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위기이다. 그만큼 조직 운영에 있어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간부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탈 현상이 지속된다면 육군의 작전 능력에도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전면적 인력관리 개편 시급
전문가들은 육군 간부 충원 문제를 단순히 인력 부족 차원으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인력 유입과 유지 모두에서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선 처우 개선은 필수다. 급여 인상과 복지 강화는 물론, 가족과의 동반 거주 가능성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복무 환경 개선과 함께 진급 구조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높여야 한다. 단순히 숫자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인재가 지속적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육군이 현재와 같은 인력 구조를 유지한다면 향후 지휘 공백과 전투력 저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전면적인 인력 관리 체계를 재설계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