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800] <마인드 유니버스> (Mind Universe, 2022)
글 : 양미르 에디터

2022년 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에 초청된 <마인드 유니버스>는 '마인드 업로딩'에 관한 두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SF 영화다.
두 에피소드는 모두 근미래 도입될 기술을 이용해, 부부, 부녀 사이의 감정과 사랑을 진하게 보여준다.
첫 번째 단편인 '내일의 오늘'은 3시간 접속, 24시간 휴식이라는 규칙으로 타임 루프처럼 같은 듯 다른 만남을 반복하는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다.
40년을 함께한 남편 '선우'(이기혁)를 그리워하는 79세 아내 '희진'(윤소희)이 '마인드 업로딩' 프로젝트를 통해, 가상 세계에서 다시 한번 과거의 모습으로 남편과 만나며 설렘과 안타까움 등의 깊은 감정을 전한다.
두 번째 단편인 '우리의 우주'는 온라인 상조 앱으로 열리는 랜선 장례식 AI 서비스를 소재로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불쾌한 골짜기'를 경험하게 만들어 관객들에게 리얼리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으로부터 30년 뒤, 우주 탐사대원 '김소리'(김예랑)가 아버지 '김형석' 작곡가(김형석)의 부고를 접하면서, 3일간 AI 딥페이크로 제작된 아버지의 비대면 상조 서비스에 접속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것.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만든 우주 공간과 온라인 장례식 어플 UI 안에서 진행되는 독특한 형식을 띤 작품은 소스 촬영을 제외한 대부분이 VFX로 구현됐다.

<마인드 유니버스>는 한국영화 최초로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주연 캐릭터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두 번째 에피소드인 '우리의 우주'에서 극 중 온라인 장례식에 AI로 등장하는 작곡가 김형석은 본인이 연기한 것이 아닌, 대역의 연기에 김형석의 이미지를 합성한 딥페이크로 캐릭터를 탄생시켜, 진짜와 가짜에 대한 영화 주제에 질문을 던진다.
작품을 제작한 김경선 프로듀서는 "전문 배우가 아닌 김형석 작곡가에게 많은 대사와 감정연기를 소화하도록 요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극 중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포함한 일부 장면을 제외하고는 98% 딥페이크로 구현된 캐릭터다"라고 전했다.
작품을 연출한 김진무 감독은 "불쾌한 골짜기를 김형석의 AI 캐릭터에 의도적으로 설정해 놓고 출발시켰다"라면서, "약간의 불편함은 진짜와 가짜에 대한 영화의 주제 의식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었다. 그것이 프로덕션의 미학적인 이유이자, 리얼리즘이라 생각했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어떤 기술이든 이야기를 위한 미학적인 이유를 위해서만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제작 당시만 해도 이질적이고 완벽하지 못한 딥페이크 기술의 한계가 오히려 <마인드 유니버스>에는 더 좋은 설정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김형석 작곡가는 이번 영화의 제작 초기부터 참여했는데, 그의 데뷔곡인 김광석의 '너에게'를 비롯해 감수성 짙은 음악으로 영화를 가득 채웠다.
김 작곡가는 "'마인드 유니버스'의 두 에피소드는 다른 이야기이면서도, 'AI' 기술과 연인 간, 부녀간의 '사랑'이라는 테마로 연결되는 만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정서적 일관성이 중요했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디지털 시대의 세계관 안에서도 인본을 잃지 않는 감성적 요소들을 곡에 부여하고 싶었다"라는 것.
그러면서 김형석 작곡가는 "피아노를 중심으로 때로는 간결하게, 또 때로는 오케스트레이션 편곡으로 스케일감을 부여하는 작업을 통해 드라마와 장면의 콘트라스트를 만들고자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마인드 유니버스>는 'AI로 그리움이 채워질 수 있을까'라는 공통의 주제를 논한다.
'내일의 오늘'은 삶과 사랑이라는 유한한 시간 속, 무한한 감정이라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논제를 다뤘다.
두 사람이 바다에서 만난 장면은 <콘택트>(1997년)에서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다 커버린 딸이 '펜서콜라'라는 공간을 매개로 만나는 대목을 떠올리게 했다.
이어 '우리의 우주'는 온라인 장례식장에 '지인방', '가족방', '알코올방' 등 원하는 방에 들어가 채팅으로 고인의 AI와 대화하고, 추억을 회상하거나 부의금으로 티격태격하는 등 전통적인 장례 문화에 대한 해학과 배우들의 현실감 있는 연기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렇게 <마인드 유니버스>는 AI, 딥페이크 등 기술과 공존하는 미래에 대한 따뜻한 상상력을 전달한 작품이 됐다.
2022/07/10 CGV 소풍
-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상영작
- 감독
- 김진무
- 출연
- 이기혁, 윤소희, 김예랑, 김형석, 김단비, 김승언
- 평점
-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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