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사들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푸바오 현 상황 재조명되고 있는 강바오 강의 내용

푸바오가 지내는 선수핑 기지가 약 3주간의 휴원을 끝내고 재개장했습니다. 하지만 푸바오를 보러 기지에 방문한 팬들은 푸바오가 아닌 다른 판다가 방사장에 있는 모습을 발견했죠.

중국판다보존연구센터 측은 31일 재개장을 하루 앞두고 푸바오를 비공개 구역으로 옮겼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는 비공개 구역은 푸바오가 지난해 4월 중국으로 반환된 뒤, 6월 대중 공개 전까지 생활하던 공간입니다. 당시에 팬들이 비공개 구역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한 바 있는데요. 푸바오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에 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푸바오가 2024년 5월 지내던 비공개 구역 (신화통신)

한국과 중국 팬들은 기지의 위생 문제, 반복적으로 방사장에 관람객들의 물건이 떨어지는 상황 외에도 폭염 속 방사장 방치, 인리치먼트 부족 등 여러 문제를 지적해왔습니다. 팬들은 기지 측이 푸바오를 잘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지속적으로 사육사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푸바오가 비공개 구역에서 어떻게 생활할지, 푸바오의 모습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팬들 사이 과거 강철원 사육사의 강연 내용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유튜브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SART MEDIA'

지난 2023년 강 사육사는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에서 사육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긴 시간 사육사로 일하면서 느낀 것을 바탕으로 사육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꼭 알아뒀으면 하는 것들을 전했는데요.

그는 "사육사의 노력이 동물 복지의 전부다"라고 정리하면서, "특히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딱 지정된 공간에서 그 공간을 벗어날 수가 없다. 사육사가 넣어준 놀이기구 말고는 가지고 놀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사육사가 넣어주는 거 말고는 먹을 게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사육사들이 해주지 않은 것들은 동물은 어떤 것도 누릴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어야 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판다월드에 있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제가 다 산에서 직접 다 골라왔다. 판다들이 놀기에는 이런 나무가 좋고, 가지가 이렇게 뻗어야 되고(를 생각하면서). 놀이기구들도 다 사육사들이 직접 만든다"고 알리면서,

유튜브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SART MEDIA'

"왜냐면 이걸 업체에 줄 수도 없다. 업체에서는 동물에 대해 잘 모르잖나. 동물의 공간은 완전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유튜브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SART MEDIA'
유튜브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SART MEDIA'
유튜브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SART MEDIA'
유튜브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SART MEDIA'

그는 원숭이 방사장을 예로 들며 "원숭이들이 타고 다닐 줄의 소재와 굵기는 어떻게 할지, 유리를 만들 건데 유리 강도를 얼마로 할 것인지 등 정해야 될 게 무수하게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근데 그걸 누가 정해야 되냐면, 다 동물 담당자가 정해 줘야 된다. 왜? 동물의 힘을 아는 사람은 동물 담당자니까"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력을 설명하며 "조경학과를 나오고 동물번식학을 공부했다. 왜 동물원에 있다가 갑자기 조경을 했을지도 한번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동물하고 식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동물에게 잘 해주고 싶으면 식물을 알고 싶어진다"고도 전했죠.

그가 사육사, 주키퍼라는 직업에 엄청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설명이었는데요. 사육사가 주는 것이 동물들에게는 전부라는 사실을 진심으로 느끼고 있기에 할 수 있던 말인 듯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강연 내용을 접한 한 팬은 "강바오가 그랬잖나. 동물들한테 전부는 결국 사육사라고, 사육사가 보여주는 세상이 그들의 전부라고. 그래서 사육사를 주키퍼라고 하는 것 같다. 바오들처럼 사람 손에 큰 아이들은 야생의 자연환경, 잠 잘 나무, 먹이 보다 중요한 게 결국은 사육사가 아닐까 싶다. 우리 아이들이 똑똑하고 감정이 풍부한 것도 결국은 주키퍼님들이 그들에게 준 세상이 더 호기심 넘치고 행복한 것이어서 그럴테고. 그래서 난 지금 푸바오의 세상이 어떨까 생각하니 참으로 막막하다. 그 맑고 예쁜 눈동자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라고 푸바오를 향한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 강연에서는 강 사육사가 동물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는 사육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동물의 스토리를 잘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사육사들이 자주 하는 실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죠.

유튜브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SART MEDIA'

"보통 사육사들이 실수하는 것 중에 하나가 그게 있다. '판다라는 동물은요', '황금 원숭이는요' 이렇게 이야기 한다. 근데 이게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개체로 분류를 해서 이야기를 해야 된다."

유튜브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SART MEDIA'
유튜브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SART MEDIA'

"'강철원이라는 사람은 어떻고요', '박상철 교수님이라는 분은 어떻고요' 이렇게 이름으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 사람의 스토리, 그 동물의 스토리를 잘 알아야 된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거다. 그래야 저 동물들의 현재를 이해할 수 있다."

SBS 'TV동물농장'
SBS 'TV동물농장'

실제로 그는 2016년 아이바오를 데리러 중국에 갔을 때도 '아이바오'라는 판다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판다들을 인공 포육하는 곳에 찾아갔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어린 판다에게 우유를 주는 법, 마사지 해주는 법을 배웠죠. 당시에도 그는 "사람도 어려서부터 커온 배경을 알아야 정말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필요한 것들을 제공할 수 있다. 러바오와 아이바오가 태어나서 어떤 과정들을 겪으며 자라왔는지 정말 알고 싶다"고 말했었습니다.

유튜브 '말하는동물원 뿌빠TV'

푸바오를 중국 데리고 갔을 때도 그는 기지의 사람들이 '푸바오'라는 판다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푸바오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북을 준비해갔습니다.

강연에서 그는 "적는 게 중요하다. 동물을 관리하는 사람들, 적어야 된다. 별 거 아니래도 다 적어야 된다. 적어서 나중에 분석해보면 몰랐던 걸 발견하게 된다. 그 동물의 스토리라인을 정확히 알 수가 있다."고 설명했었는데요.

동물들을 한 마리 한 마리 개체로 존중하는 강 사육사의 이런 노력과 태도 덕분에 푸바오가 단지 '판다 한 마리'가 아닌 '푸바오'라는 판다로 팬들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을 수 있던 것 같습니다.

푸바오 팬들은 강 사육사의 강연에 뭉클해하면서, 선수핑 기지 측을 향해 푸바오를 포함한 기지 내 판다들의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신화통신, 유튜브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SART MEDIA', SBS 'TV동물농장',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말하는동물원 뿌빠TV'